1. 
말복이 이번주 토요일이고
처서가 다음주란다. 
가을이 왔다. 

그것이 운명이라면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것이 나에게 올것이고
나는 그것을 따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2. 
히루종일 회의만 했고
마지막 회의는 그야말로 난상토론이었다. 
감당이 안되는 어수선함과 소란스러움


3. 
Serpent(요즘 나한테 너무 심하게 몸둘바를 모를정도로 잘해줘서 이렇게 부르는 게 미안할 정도-_-), 우리실 전체와 딱 15분만 얘기하자고 하더니 그게 한시간이 넘어갔고
사무실로 돌아와 주섬주섬 정리하는데 
갑자기 부회장님이 저녁먹자신다며 우리를 모두 동원하셨다. 

장어굽는 연기가 자욱해서 눈이 매운 그곳에서 마시는 술에 비해 엄청 긴 시간을 앉아 있었다. 

누군가는 억지 웃음을
누군가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누군가는 정신줄을 놓고

장어냄새가 온몸에 지독하리만큼 스며들동안 그곳에 앉아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 긴시간에 걸맞지 않을 만큼 적은 양의 술을 홀짝이며
그 긴시간에 걸맞는 많은 생각을 했다


4. 
바람이 시원하다. 
말복을 앞두고 벌써 가을이 성큼 와버린 느낌이다. 
어슬렁 어슬렁 휘문고 앞에서 집까지 걸어오는 내내 바람이 너무 좋아서 발걸음이 점점 느려진다. 

곧 가을이다. 생각하고 보니 죽을 것 같이 괴로웠던 시간을 성큼 뛰어넘어 내가, 이만큼이나 왔다. 


by Jinnia 2011.08.0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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