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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일기] 어흥! 소리 들리려나-호명산등산일기 Hiker_deer 2025. 11. 30. 22:36반응형
토요일 서핑.
일요일 등산.
로디가 서핑 처음하면 근육통 장난 아닐 것이니 일요일은 집에서 쉬라고 했는데.. 나는 그럴 줄 상상도 못 하고 등산일정을 잡아버렸다.
호명산 일정을 잡으면서도 근교에 있는 낮은 산이니 괜찮겠지 싶었다.
다행히 오늘 아침 근육통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저기 멍든 곳이 많아서 타박상 통증은 피할 수 없었다.
바둑이처럼 무릎과 팔꿈치가 얼룩덜룩.
뭐... 산 하나 타는 건데 괜찮겠지..
가즈아!!!!!
부릉부릉 버둥이를 타고 청평역 도착.
10시 반, 청평역을 출발했다.
원래 청평역에서 호명산 들머리로 연결되는 징검다리(?)가 있었는데 폭우로 유실되었단다.
쯔기로 가서 자전거 도로로 쓰이는 다리를 건너가라는 동네어르신 말씀덕에 헤매지 않고 강을 건너갈 수 있었다.
오늘 미세먼지도 많고 스모그도 장난 아니라고 했는데... 이런 날 격한 호흡으로 산에 오르겠다고 나왔네, 내가.
호흡기도 안 좋은 주제에, 췌!
유실된 징검다리 덕에 들머리까지 1km 남짓을 걸어야 했다.
오늘 애플워치를 안 가지고 나온 기록성애자는 한걸음 한걸음이 불안했다.
내 걸음이 기록되지 않는다니 ㅠㅠ 우울해하다가 폰으로 스트라바 앱을 켜고 걷기로 했다.
호명산 정상까지는 2km.
700여 미터를 2km에 올라가려면?
정답!!
빡세다!

우리는 1코스로 산행을 하기로 한다.
처음부터 아주 돌들이 툭툭 던져진 듯한 가파른 오르막을 올랐다.
그리고 그냥 정상까지 쭉 오르막이었다.
아주 가파른 오르막, 그냥 가파른 오르막, 아주 조금 덜 가파른 오르막.
오르막 천국!!
꺄!!!! 놀러 왔는데 운동하는 것 같은 이 기분.


잣나무 숲길로 유명한 호명산의 하늘로 길게 뻗은 잣나무들이 아주 멋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길은 수년동안 쌓인 낙엽이 수북하고 나뭇잎들을 다 떨군 나무들이 줄지어있는 황량한 늦가을 또는 초겨울의 숲길이었다.

오르는 동안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다들 당황했다.
너무 오르막만 나오니 당황스러웠고 너무 더워서 당황했다.
가파른 오르막을 쭉 올라가는데 그럴듯한 뷰도 없다.
호명산이 왜 유명(?)하지 않은지는 확실히 알겠다.
호명산 정상 도착!
확실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땀을 꽤 흘리며 올라왔다. 짧은 코스들이 다 그렇듯 쭉 오르막만 있었는데 그렇다고 이 정도로 힘겹게 올라올 산은 아니었는데 아주 죽네 죽어라는 마음으로 올라야 했다.
다들 각자의 속도로 도착한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솜씨 좋은 동무들과 함께한 산행이라 음식이 난리가 났다.
세상에.. 이게 뭐야!!
오늘 등산하는 날이 아니고 회식하는 날이었구나!
한 시간여를 꽉 채워 식사를 했다.
산에서 도시락 먹는데 한 시간이 웬말이야.
만족! 대만족!!
호명산 정상에서 호명호수로 가는 길,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오지만... 뿌연 미세먼지 때문에 그냥 흐릿했다.
오늘은 점심 먹으러 온 걸로 치자.
호명호수 도착.

가시거리는 별로였지만 왜 때문인지 하늘색은 그럭저럭 봐줄만했다.
근교 편한 산 간다고 옷도 대충 트레이닝복 셋업으로 입었는데 오늘 내 컨디션에는 이 정도로 만만한 산은 아니었던 호명산 ㅎㅎ
고둥이 언니가 햇빛아래 노란 옷이 너무 예쁘다고 사진을 찍어줬다.
가방도 메는 게 좋겠다고 해서 냉큼 배낭까지 메고 완벽한 노랭이 셋업을 뽐내본다.
호명호수에서 전망대 쪽으로 이동하다 본 희한한 조형물.
뭔지는 모르겠지만 알록달록 예뻤다.

뿌연하늘 푸르게 푸르게, 갠역시의 농간 가시거리가 별로였지만 가까운 곳을 볼 때는 세상 공기 맑은 척!

예전에는 까페가 있었다는 전망대. 까페는 폐업을 한 듯했지만 선착순 분양했던 새집은 남아있었다.

낙엽이 떨어진 길의 색이 너무나 가을이었다.

무엇인지 모를 솜털식물은 아련했고

이끼가 예쁘게 내려앉은 계곡의 바위에는 길고 긴 세월이 묻어있었다.

또다시 나타난 잣나무 숲.
하산이 거의 끝났다.
가을 속을 걸으면 다양한 색채의 향연을 만날 수 있다.
다들 하산 완료 후 입을 모았다.
호명산은 한 번이면 되겠다.
그리고 뭐.. 굳이 꼭(!!!) 오르지 않아도 아쉽지는 않을 산이다.
🎯호명산 오르기🎯
✔️산행거리 : 11km
✔️산행시간 : 5시간 30분
✔️산행코스 : 청평역-호명산-호명호수-상천역
✔️호랭이 울음소리 어흥, 호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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