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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올해는 다독하기독서생활 2026. 1. 10. 00:28반응형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정세랑
시선으로부터가 너무 강렬해 당분간 정세랑 작가님 책을 도장 깨기 하기로 했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통일신라 시대, 오라비가 죽고 오라비가 가기로 한 유학길에 나서게 된 여동생.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오랜 세월 돌고 돌아 죽을 고비를 넘기고 또 넘긴 끝에 겨우 고국에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금성에서 맞닥뜨리는 사건 사고를 매우 슬기롭게 풀어간다.
흰 매.. 매는 암컷이 사냥을 잘한다고 한다.
누군가에게 바쳐지는 매는 그래서 암컷인 경우가 많다.
나의 흰 매가 되어라.
목울대가 없는 자은의 목을 움켜쥔 왕.
아…
사건들이 어떻게 보면 되게 헐렁한 듯한데 짜임새 있고 물 흐르듯 잔잔히 읽어나가다 어느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듯한 긴장감이 밀려든다.
작가님, 밀당이 장난이 아니다.
다음 자은을 만나러 갑니다요

설자은, 불꽃을 쫓다.
읽으면 읽을수록 영민한 자은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길… 세간에 잊히길 바라게 된다.
제법 명랑한 이야기도 있는데 왜 이리 애잔하기만 한지….
왕이 다스리는 나라는 왕에 의해 사라지게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왕이 그리하라 이르지 않아도 왕의 수족들이 많아 그 손들이 사방을 향해 뻗는다.
그래서 민주주의가 소중한 것이다.
뜬금없는 글로 마무리하며 다음 설자은 시리즈를 기다려본다.밤새들의 도시_김주혜
발레, 예술에 바치는 서사.
발레를 좋아하고 발레 동작을 꽤 알고 있음에도 책에 나오는 발레용어들이 너무 많아 읽음의 흐름에 방해가 되었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면 다시 보겠다.
드라마도 영화도 안된다. 꼭 애니메이션 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새처럼 날아오르는 발레리나가 주인공 이어야 하니까.
번역도 좀 별로였다. 문장이나 문체는 둘째치고 수많은 외래어와 외국어들이 발음 그대로 쓰이니 몰입이 깨지기 일쑤.
그래도 좋아하는 발레를 마음껏 상상할 수 있어 좋았다.
애니메이션, s'il vous plait.작은 땅의 야수들 - 김주혜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고 했다.
일제시대.
겨울.
시골.
사냥꾼.
호랑이.
호랑이가 사는 땅이라 그런지 이 작은 땅의 사람들은 야수 같다.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의 지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순리인데 이 야수 같은 사람들은 끝끝내 반항을 한다.
첫 장만 두 번 읽다가 덮었는데 라운지와 비행기 찬스로 진득하게 읽기 시작했고 결국은 질곡의 역사, 지난한 인생에 빠져버렸다.
1918년부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등장인물의 인생과 엮여 풀어진다.
역사의 중요한 사건이라는 것이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 들이고 그 시대의 인생이야 그간 책으로 드라마로 많이 접해서 어쩐지 기시감 들지만 그 시절의 인생사라는 게 너무나 고난하고 너무도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인생이라 어찌 될지 알겠으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사랑을 잡기 위해 돈을 쫓고 돈을 쫓기 위해 사랑을 버리고. 우리네 인생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매 한 가지이다.
남정호가 빨갱이로 잡혀갔을 때….
공산주의자건 민족주의자건 모두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나라를 위했던 사람들인데 사상의 변화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쫓겨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친일 부역자는 사상에 매몰되지 않아서인지 어느샌가 벌레처럼 기어 나와 공산주의자들을 처벌하고 있었다.
남정호의 소지품에 있던 일본어 메모를 아주 유창한 일본어로 읽어가던 형사의 이야기가 우리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굴러왔는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는 한 장면이어서 씁쓸했다.
네가 감히!!!라는 말이 절로 나오던 순간.
그래도 겐조의 편지와 담뱃갑은 젊은 시절의 남정호를 구해 해방된 조국을 보고 인생을 살게 했다.
긴 세월 동안의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라… 짧은 소감글로는 정리가 잘 안 되지만 정말 열 시간 꼬박 들여 읽을만했고 잔상이 오래 남을 이야기였다.
드라마로 만든다면 미스터선샤인 만큼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보라면 너무 분하고 짜증 나고 열불 나서 못 볼 것 같긴 하다.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에세이는 잘 읽지 않지만 책의 서두에 "종종 소설보다 뒤에 붙은 '작가의 말'이 재밌다는 말을 들어서 에세이도 쓸 줄 있을 줄 알았더니,…."라는 글이 있어서 정세랑 작가라면 에세이도 재밌지 않을까 했지만..
문학적인 관점(?)에서라면 별로였고 나와는 전혀 다른 시각으로 여행하는 여행자의 일기를 들여다본 느낌이라는 데서는 괜찮았다.
그리고 정세랑 작가의 글을 읽으며 늘 마음 저 깊숙한 곳을 툭 치며 지나가는 나에게는 참 예리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문장들이 많다고 느꼈는데 아래의 문장도 그중 하나였다.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은 말의 농도가 비슷한 게 아닐까? 어떤 사람들은 만나는 내내 자기 이야기만 늘어놔서 숨이 막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좀처럼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상대에게 그 여백을 숨 가쁘게 채우게 하는데 말의 농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편하니까. 그 농도가 비슷하지 않은 사람끼리 길게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유독 나를 자주 보자고 청하는 지인인데 만나면 늘 무언가 편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함께 아는 다른 지인들에게 묻자
-걔는 자기 얘기를 안 하잖아
라는 답이 돌아와서.. 아.. 정말 그렇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을 만나면 늘 내 것을 뺏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밀리의 서재는 내가 원하는 책을 대기 없이 읽을 수 있어서 다른 책에 눈돌릴 틈이 없지만 강남구전자도서관은 읽고자 하는 책이 늘 예약대기인 경우가 많아서 대기 없이 대출할 수 있는 다른 책들을 찾아야 하고... 그러다 발견한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작가를 알게 되어 매우 기쁘다. 의미 있는 지체와 뒤적임이었다.말은 안 되지만_정해연
단편이었네.
두어 시간도 안돼 다 읽을 수 있는 가벼운 단편이었고 말은 안 되지만을 제외하면 어쩐지 기시감이 드는 내용들이었다
주말에 읽을 장편 찾으러 가야지 ㅎㅎ
왜 시간이 아깝단 생각이 드는 걸까 ㅠㅠ300x250'독서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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