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기20221231] 청계산 & 2022년 산행결산
첫 겨울산행이다.
첫 겨울산행인줄 알고 갔던 천태산이 세상 따뜻한 날씨 덕분에 가을처럼 즐기고 왔던 터라 오늘의 청계산이 2022년 마지막 산행이지 첫겨울산행이다.
단디 채비를 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금요일 퇴근길이 그렇게 춥지 않아서 최강한파 대비는 아니었다.
내게 최강한파인가 이닌가는 레깅스를 입느냐 입지 않느냐로 결정된다

[춥찔이의 준(?) 극동계 등산복 구성]
상의 : 이돕써모넷, 파타고니아 R1 짚넥, 파타고니아 R2테크페이스(경량패딩과 바람막이 역할을 동시에 한다), 파타고니아 레트로x후리스
하의 : 스타킹, 피엘라벤아비스코레킹타이즈, 팜트리니삭스, 안다르 소프트 플리스 스커트

양재 시민의 숲 역에서 만나 마을버스로 이동.
양재 화물터미널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청계산은 이제 세 번째인데 이쪽으로 와보긴 처음.
아이젠을 챙겨 왔지만 눈이 거의 녹아있어서 아이젠을 안 해도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흥이 절로 났다(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으면 발바닥에 불이 나는걸요 ㅠㅠㅠㅠ)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았고 눈도 거의 없어서 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옥녀봉에 도착했다.
진심 힘들지 않고 수월해서
-이 코스가 되게 쉬운가 봐요
했더니 대장님은 드디어 나 체력이 돌아온 것 같다고 했다. 그간 등산을 못 간다고 더 열심히 스쾃을 했고 거기에 더해 슬로우버피까지 했는데 그게 진짜 도움이 됐던 것일까?
여튼 세상 즐거운 산행이었다.
힘들지 않다는 것은 즐겁다는 것이지


제시간을 가리키고 있는 옥녀봉의 시계!
따뜻한 차를 마시고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그리고 매바위로 가는 길.
여기서부터는 쭉 눈밭이었지만 아이젠을 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었다. 아주 조금 더 신경을 쓰며 길을 걸었다.
노아이젠 핵유잼 ㅋㅋㅋㅋ

셀프년말선물로 구매한
피엘라벤 하이코스트 폴드색은 깃털같이 가벼워서 더더욱 가볍고 수월한 산행을 도와주었다. 그림같이 눈이 소복이 쌓인 예쁜 길을 지나 계단이 시작된다.
아주 오랜만에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한다 생각하고 쉬지 않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긴 계단을 즐겁고 보람차게 올랐다.
막판에 힘들긴 했지만 그러므로 좋은 운동이었다.

그렇게 끝이 안 날 것 같은 계단의 끝에는 매바위가 있다.
오늘 십 수명 규모의 단체 산행객이 있어서 어딜 가나 북적북적 시끄러웠다.
매바위 표지석만 후딱 찍고 매봉으로 고고고!

매봉도 인파가 많아 정상석 사진만 찍었고
매봉 정상석 뒤에서 슬쩍 사진을 찍었다.
정상석의 뒤태이니 나도 뒤태사진!!!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며, 여기서 끝났어야 할 산행코스가 살짝 변경됐다.
이수봉에 들렀다 하산하기로 한다.

이수봉 가는 길은 인적이 드물어서 그런지 눈이 꽤 많이 쌓여있었다. 그리고 그 눈이 아주 폭신폭신했다.
그래서 결국 우리도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기
시작했다.
1년 만에 아이젠을 착용하고 폭신한 눈밭을 걸으니
어라? 내가 왜 그렇게 아이젠을 싫어했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1km 정도를 걸으니 발바닥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매봉에서 15분만 가면 된다던 이수봉은 1.5km는 더가야 했지만 역시 경사도가 심하지 않았던지라 수다 떨며 동네 걷듯 이동할 수 있었다. 아이젠만 아니었음 쉬이 오갈 수 있는 코스이리라.

눈이 이렇게나 쌓인 계곡을 옆에 두고 옛골로 하산을 완료했다.
📍청계산 오르기
✔️산행시간 : 4시간
✔️산행거리 : 11km
✔️산행코스 : 양재화물터미널-옥녀봉-매봉-이수봉-옛골
✔️운동하기 딱 좋은 시간과 거리!! 2022년 산행 끝!!
2022년 산행 결산
처음 산행을 시작한 2021년보다 조금 더 신나게 산에 다닌 한 해였다.
총 54회의 산행.
첫해보다 조금 더 많이 다녔다.


중간에 인간관계의 회의가 찾아와 사람 속에 있다는 것이 매우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산은 늘 묵묵히 자리를 지켜주었고 마음을 보듬어주었다. 내년에도 잘 부탁해.
마음의 고요가 필요할 때
신날 때 즐거울 때 기쁠 때 슬플 때
모든 순간에 산이 생각날 테고 산을 찾아갈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