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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일기] 추석맞이 속초&평창 여행 2
    내가 있던 그곳 2023. 10. 3.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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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여행 2일 차 일정-속초, 평창(231001)
    ➕칠성조선소
    ➕청초호 해상공원
    ➕월정사, 오대산 전나무숲길


    어젯밤에 파티를 즐겼으니 아침엔 러닝이지!
    눈뜨자마자 달리러 나왔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왔고 햇살은 장난 없이 뜨거웠다.
    피부가 바싹바싹 타버리는 느낌이었지만 달려야 했다.

    날씨가 매우 좋아 울산바위도 봤지♥

    아침 러닝을 끝내고 세상 뿌듯하게 하루를 시작한다.

    공복유산소, 공복 달리기 7km 성공.
    이렇게 오늘 또 돼지롭게 먹을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왜인지 내가 달리는 방향으로만 거센 맞바람이 불어와 바람을 거스르며 달리느라고 에너지의 2할을 사용한 것 같았다.

    오늘은 평창으로 일찍 넘어가 육백마지기와 영월 홍메밀 축제에 가려고 했는데...
    한국지리에 무지한 나의 헛된 일정이었다.
    속초에서 육백마지기 가는 거리와 서울에서 가는 거리가 거의 비슷했다.
    바보인가.. 나샛기.

    어차피 평창에 가는 것, 숙소 근처에도 볼거리가 많으니 그 근처를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그리하여 플랜 B인 오대산 전나무숲길을 가기로 한다.

    시간이 매우 여유로워졌다.
    숙소 지척에 있는 칠성조선소를 첫 번째 목적지로 정했다.

    이름부터 성수동 분위기의 까페일 것 같았다.

    넵!! 성수동 너낌이에요.
    예전엔 조선소였겠쥬?
    1층은 층고가 높아 시원하고

    2층은 전면에 바다가 보여 개방감이 확 느껴진다.

    소금버터빵이 유명하다고 해서 시켜보았다.
    빵을 자르니 안쪽에 버터가 크림처럼 웅크리고 있다.
    대신 빵의 다른 부분은 여타 소금빵과 다르게 살짝 메마른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는 덜 기름진 느낌이라 좋았다.

    12시 직전에 가서 꽤나 괜찮은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12시 반이 넘어가자 자리가 없어 밀려오는 사람들은 치열한 눈치전쟁을 벌여야 했다.

    햇살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통창 근처에 가면 빛무리가 어른어른하고 열기가 훅 느껴졌다.
    참 예쁜 날이었다.

    천고가 높아서 그런 건지 사람이 많았음에도 웅성거림이 크게 거슬리지 않아 꽤 오래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청초호 해상공원의 정자에서 바다구경을 했다.
    속초에 왔는데 영랑호, 청초호만 보고 갈 수는 없잖아.
    청초호와 이어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한껏 맞았다.

    엄청 뜨거운 날이었는데 바람이 꽤 차가워 돌아다니기 참 좋은 가을날이었다.

    약 90km를 이동해 평창으로 넘어간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주차장이 목적지.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뻥 뚫린 도로를 타고 인근까지 다 왔는데 월정사 들어가는 길에 차가 길게 줄을 서 있다.
    주차장까지 30여분을 느리게 느리게 거북이처럼 이동했다.
    차에서 내리자 냉기가 훅 느껴졌다.
    600m 고도라 그런지 바람이 싸늘했다.

    멀리 보이는 저 다리!

    주차장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엔 월정사가 있고 왼쪽엔 전나무숲길이 있다.
    먼저 월정사에 들렀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 흰 구름을 은빛으로 만드는 뜨거운 태양빛.
    가을의 월정사는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고즈넉하고 아름다웠다.

    전나무숲길은 무장애탐방로이다.
    아주 평탄한 길이다.
    그리고 맨발로 걷기 좋은 길을 표방하고 있어 아주 곱디고운 흙이 잔뜩 깔려있어 쿠션감이 좋다.

    전나무가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었다.
    높은 고도라 가을의 바람이 이미 충분히 차가워 햇살의 따스함이 있었음 좋겠다 싶었지만 여름에는 참 좋을 것 같았다.

    관광객이 웅성웅성 모여있는 곳에는 여지없이 다람쥐가 있었다.
    산에 다니며 다람쥐를 많이 봐서(심지어 먹을 것을 달라고 먼저 다가와 떼를 쓰는 다람쥐도 많으니) 다람쥐가 신기할 일은 없었는데 동생은 보이는 다람쥐마다 사진을 찍겠다고 애를 썼다.
    나... 다람쥐 사진 많은데..

    편도 1.9km의 짧은 길이라 길 끝 일주문 직전에 있는 해탈의 숲도 올라갔다 왔다.
    사람이 북적거리는 전나무숲길에 비해 한적하고 고요해서 정말 해탈할 수 있겠다며 올라간 길 끝에는 수목장지가 있었다.

    낮은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었다.
    고인들께 방해가 될까 싶어 얼른 발길을 돌려 내려왔다.
    오대산 자락이 나의 장지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슬쩍했다. 아무도 찾아올 사람은 없겠지만 죽어서도 정정당당하게 산에 머물 수 있는 꽤 좋은 생각 같았다.

    왔던 길을 다시 걸어 전나무숲길을 시작한 월정사 입구 쪽으로 돌아왔다.
    다리를 건너 처음 가는 길에 보았던 구절초? 개미취? 꽃밭으로 엄마를 이끌었다.

    꽃밭에서 사진 찍으면 늙은 거다!
    라는 수다를 잊을 만큼 청초한 아름다움이 나를 꽃밭으로 내몰았다🤣🤣

    이렇게 예쁜곳에서 어떻게 사진을 안찍어요?!

    아우~ 됐어!!!
    라는 말 한마디 없이 내가 요청하는 대로 포즈를 취하며 한참 사진 찍기를 즐긴 엄마와 동생.
    이 정도면 오늘도 꽤 성공적인 하루 아닌가!!!

    알펜시아리조트 홀리데이인호텔 디럭스 트윈룸은 역시 호텔은 이래야지!!라는 느낌을 물씬 주었다.
    아마도 전날 생활형 숙박시설에 있었던 터라 간극이 더 컸을 수도 있다.
    도고 770m에 있다는 알펜시아 리조트에는 겨울이 먼저 찾아온 듯했다.

    월정사에서 느낀 싸늘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추위가 훅 공격해 왔다.
    둘러보니 패딩을 입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체크인할 때 직원분이 냉방은 되지 않고 난방만 된다고 했는데.... 난방만이 절실한 곳이 맞았다.

    알펜시아 리조트 1박을 예약한 것이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다.
    IHG 리워드 포인트가 내년 5월까지였는데 어리바리 있다가 못쓰고 지나갈 것 같아 전전긍긍하던 나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리워드 포인트 숙박예약에 성공했다.
    연휴의 다른 날들은 이미 성수기 포인트가 적용되어 있었지만 10월 2일은 아직이었어서 22,000포인트로 예약할 수 있었다.
    빠름 빠름😎😎

    대명이나 한화리조트도 꽤 큰 규모이긴 하지만 알펜시아의 규모에는 못 미쳤던 것 같다.

    추위 속에 한 바퀴를 대충 둘러본 엄마는 리조트 안에서만 며칠을 있어도 지루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행의 두 번째 밤.
    치맥으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리조트 안의 BBQ치킨은 매장 안에서 먹는 것은 안될뿐더러 주문하면 무려 2시간 반 후에 픽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패딩을 안 챙기고 무지했던 것만큼이나 순박했던 우리.
    일찌감치 전화로 예약하고 두 시간 만에 픽업해 간다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다시 오면 나도, 좀 재빠르게 움직이리!

    알펜시아 타운의 밤이 깊어갔다.
    우리는 과자와 맥주로 흥겹고 돼지로운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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