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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끝-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1. 7. 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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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몸에 혹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엄마를 닮아서 인것 같은데
    외유내강도 아니고... 겉모습은 운동을 해서 매끌매끌(?) 해지는 중인데 내부는 여전히 혹혹하는 중.

    여튼 그 혹들 하나가 문제를 일으켜서 6월 한달 내내 정신이 안드로메다에 가 있었고
    비바람이 오락가락하던 6월의 날씨마냥 마음이 미친* 널뛰듯해서 지인들의 위로와 걱정으로 근근이 버텼다.

    1년에 한번씩 가던 정기검진.
    의사쌤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대뜸 얼굴을 보자마자
    - 조직검사 해야겠어요
    하고 일어서서 나가신다
    읭? 장난하나!!!
    라는 심정이었지만 입밖으로 나온말은 세상소심하게 기어들어기는 목소리로
    - 많이 큰가요?
    였다. ㅠㅠ 찐따 나색히 ㅠㅠ

    작년에는 깨끗했는데 갑자기 큰게 생겼단다.
    갑자기.. 갑자기...
    원래 있던게 재발했을수도 있고..
    라며 말을 흐리시는데 그 뒤에 온갖 상상을 갖다붙이며 나는 나락으로 떨어져갔다.

    병원 갈때마다 매번 들르던 L의 회사.
    그날도 들르기로 했었는데 전화를 해서 오늘의 얘기를 전하며 눈물이 왈칵 났다
    -울지마. 별일 아니야. 우린 아픈 사람들 너무 오래 봤잖아. 우린 안아플꺼야. 아무일도 아냐.
    나놈 달래기 9단인 그녀는 달래고 얼르고 다그치며 내 정신을 잠시 돌려놓아 집까지 무사히 운전해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주 조직검사를 할때도
    조직이 너무 단단해서 주삿바늘이 잘 안들어간다는 의사쌤의 말이 더해져
    나의 상상은 이미 달리고 달리고 날고 날아 세상 가장 어두운 곳으로 가 쳐박혔다.
    때마침 생일이었어서 지인들의 연락이 많았던 시기였고
    말을 하고 나누며 곤경을 헤쳐나가는 스타일인 나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하며 위로받고 그들이 믿는 신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고 나는 아빠에게 매일매일 기도했다.

    오늘.
    6월 한달내내 나를 괴롭히던 일이 마무리 되던 날이었다.
    동생이 보호자로 따라 나섰다.
    내 이름이 불리고 동생을 챙길 생각도 못하고 부유하는 유령처럼 진료실로 들어갔고 뒤늦게 벙찐 동생이 부랴부랴 뒤따라들어왔다.

    -조직검사를 했죠?
    -네
    심장이 뛰다뛰다 이렇게 심하게 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미친듯이 날뛰는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고 얼굴로 열이 올라왔다.
    -음... 암이 아니네요. 아무것도 아니네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수술도 안해도 되겠어. 6개월 후에 오세요.
    어이없다는 듯이 너털웃음을 짓는 교수님의 말에 나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동생이 자기는 그럴줄 알았다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부랴부랴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각자 본인들이 믿는 신에게 열심히 기도해준 내 지인들의 끝내주는 기도빨.
    그리고 울 아빠.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해서 회사로 돌아오는 길에 감사와 기쁨의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친구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엄마옆에서 두손모아 눈 꼭 감고 있다가 - 아멘 해야지~ 하는 말에 눈을 더 꼭감고 아멘을 외친 오지유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베실베실 웃었다.
    오지유니!! 이모가 더 열심히 운동해서 지쳐 쓰러질때까지 뜀박질하머 놀아줄께!!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머리를 털어버리려 늘 하던대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센터에가서 운동을 했다.
    집에 가면 아무생각하지 말고 쓰러져서 자라며
    매일매일 아주 빡세게 운동시켜준 H쌤. 같이 마음 졸이게해서 미안하고 고마운 울 쌤 ㅠㅠ

    의료계 종사자로 의연하고 담담하게 용기를 주고 위로해준 J언니.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로 갔던 제주에서 나를 인수인계하며 지켜준 동무들.

    긍정 대마왕 나의 든든한 보호자 동생이.

    무엇보다도... 동생을 잃은 병으로 친구마저도 잃을까봐 세상 불안해하면서도 나놈 조련사 답게 나를 보듬어준 L.

    다시한번, 난 참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참 많은 도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를 벅차게 느낄 수 있었다.
    더 열심히 운동하고 더더더 나를 살피며 살아야겠다고, 아주 신나게 아주 재밌게 아주아주 열심히 놀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갚으며 살아야지.

    휴...검사하고 결과 듣고 또 검사하고 결과 듣고.
    1주일에 한번씩 병원을 4번이나 오갔다.
    2021년 6월이 정말 요란하게 끝이났다.

    +) 생일선물로 받은 등산용품들을 사용 못하게 될까봐 너무 쫄았던 쫄보 산린이 한마리, 여기있어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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