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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린이의 등산일기] 북한산 일출산행
    등산일기 Hiker_deer 2021. 8. 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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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산이라는 북한산을 아직도 못가봤었다.
    주말에는 워낙 사람이 많다고하니 평일에 휴가내고 가야지 했었는데 오늘 좋은 기회가 생겨 일출산행으로 다녀왔다.

    10시에 잠에 들었는데 어쩌자고 12시에 눈이 떠져버렸다.
    애써 잠을 자려고 노력해봤지만 이미 게임은 끝났음.

    집이 가까운 오늘의 산동무와 2시 반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녀도 이렇게 가까울줄 몰랐던거지.
    택시를 탔더니 5분컷.
    이미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고 다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던 나도 잘됐다 싶어 친구를 픽업하러 내려갔다

    적막한 주차장에 울려퍼지는 버둥이의 우렁찬 시동소리 ㅋㅋㅋ
    어쩐지 정적에 미안해지던 순간.

    백운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 시간이 3시 5분경이었다.
    북한산은 요즘 일출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해져 주말에는 3시부터 주차장이 만차가 되기 시작한다던데 오늘은 평일이라 그런지 주차장에 차가 몇대 없었다.

    차에앉아 동무와 소담소담 수다를 떨었다.
    주차된 차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
    - 어? 이제 올라가도 되나보다!! 가자~

    그렇게 차에서 떠나 잠시 화장실에 들러 정비를 한 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최단코스는 어떤산이든 빡세지.
    최단코스에 내리막의 자비란 없지.
    북한산 최단코스도 아주 파워당당한 자태로 우리를 맞아줬다.

    나만큼이나 운동을 좋아하고 습관적으로 운동하는 산동무는 북한산이 처음이라는 내 말을 듣고 놀라며 본인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그녀를 따라 산을 오른다.
    아... K는 쉬지 않는다.
    내 숨소리는 점점 격해져가는데 K는 평온한 호흡으로 쉼없이 앞서가고 있다.

    출발점에 함께 올랐던 커플을 우리끼리 등산버디로 정하고 그들을 따라 맘편히 올랐는데 어느새 우리가 앞질러 있었다.
    그러다 우린 길을 잃었지 ㅋㅋㅋ
    잘못된 길로 한참을 가다가 어쩐지 이길이 아닌것 같아 트랭글을 확인하니,
    눼.. 이길이 아니네유

    다시 뒤돌아 내려가니 저 멀리 커플이 보인다.
    잠시 기다렸다가 백운대 가는 방향을 물었다.
    그냥 안전하게 이분들 뒤를 따라가자.
    하며 올랐는데 또 정신차려보니 우리가 앞이야.
    그분들 안보여 ㅠㅠ
    그런데 우리는 또 알바중인것 같아

    그래서 다시 뒤를 돌아 내려가 그 커플을 찾았다.
    우리 마음속의 버디버디 😻
    다시 백운대 가는 방향을 물었고 또다시 진격을 시작했다.

    뭔가.. 근육바보 체력바보 느낌이었어🙄

    어둠속에서도 위용 당당한 백운대가 보인다.

    산동무 K는 쉬지 않고 산을 타지만 쉬자고 붙들면 언제든지 쉬어주는 스윗한 동무다.
    아.. 이렇게 쓰고보니 자기소개 같군 ㅋㅋㅋㅋ
    나도 늘 산동무들에게
    -난 쉬지 않고 올라가니까 힘들면 꼭 쉬자고 얘기해줘야해
    라는 말을 몇번이고 당부하며 산행을 시작했었는데

    이렇게 멋진 풍광이 나타나면 마음껏 감탄하고 잠시 숨을 돌렸다.
    어차피 둘다 오래쉬지는 못하는 성격이라 바로 또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어둠속에서 이런 돌길이 웬말이야
    싶었난데 점입가경이다.
    가면갈수록 뜨아~~~

    암릉 쫄보인 우리 둘은 백운대를 코앞에 두고 두꺼운 쇠줄을 두손으로 꼭 부여잡은 채, 커다란 암릉을 오르며 내려올때 어떡하냐며 걱정을 늘어놨다.

    드디어 백운대에 도착했다.
    주말에는 줄을 아주 길게길게 서 사진을 찍어야한다는 백운대를 나 혼자 오롯이 차지하고 느긋하게 사진을 찍었다.

    두마리(!!)의 산린이는 1시간 15분컷으로 정상을 찍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넓디넓은 바위로 이동한다.
    여기가 일출스팟인가봐.

    여명이 밝아온다.
    구름이 없는 듯 하면서도 자욱해서 과연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미 너무 만족스러웠던 등산운동(!)과 정상에서 일출을 기다리며 먹는 뜨거운 커피와 달콤한 포도.
    그리고 세상 다정하고 정겨운 백운대 고양이 두마리의 날좀보소 쑈를 지켜보고 있자니 오늘의 행복을 미리 땡겨 다 받아버린 느낌이었다.

    -언니 뉴발란스 앰버서더에요?
    -아니?
    -그런데 왜 맨날 뉴발티에요? 나 저번에 언니 입은거 보고 포켓걸 따라 샀잖아.이정도면 그냥 셀프 임명 앰버서더 하세요🤣

    결국 노른자처럼 툭하고 위어올라오는 태양도
    이불처럼 폭신하게 덮어주던 운해도 보지 못했지만
    오늘의 모든 상황이 만족스러워서 그런것들은 나의 행복에 티끌만큼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출의 장관을 본 것보다, 산을 오르는 행복, 산에서 커피를 마시는 기쁨, 산에서 수다를 떠는 즐거움을 다 누렸으니 일출 정도야 멋지지 않아도 괜찮아.
    찐하게 아침운동을 했다는 만족감으로 가득찬 아침.

    교통체증을 피하기 위해 일출 시간이 지나자 마자 바로 하산을 시작했다.

    내려가면서도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에 감탄을 하고, 재잘재잘 수다를 떠느라 암릉쫄보 둘은 암릉이 무서운지도 모르고 금세 내려왔다.

    https://www.relive.cc/view/vMv8yQVX8NO

    Relive '백운대 일출산행'

    나의 하이킹 보기: 백운대 일출산행

    www.relive.cc

    짧은 만큼 강렬하고 뜨거웠던 북한산과의 첫만남.
    다음에는 좀더 긴코스로 다시 찾아올께

    🎯북한산 일출산행🎯
    ✔산행시간 : 3시간 3분(휴식시간 45분 포함)
    ✔산행거리 : 5.42km
    ✔주차 : 백운탐방지원센터 주차장(무료)
    ✔난이도 : 빡세지만 짧아서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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