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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풍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6. 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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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다가 깜짝 놀라서 깼던 어느 날.
    휴대폰은 늘 진동인데, 귀를 찢는듯한 소음.
    경계경보였다.
    비몽사몽 하며 출근준비를 하는 동생한테 물었다.
    - 대피하래. 어디로 대피해?
    세상 쿨한 동생은
    - 대피는 무슨 대피야. 그냥 죽는 거지
    그리고 또 그걸 듣고 그냥 수긍해 버린 나
    - 응.. 그렇구나.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며
    그래, 지금 죽는 것도 나쁘진 않지.
    실컷 놀았다.
    정말 이 세상 소풍 나온 듯 재미나게 놀았다.
    빚도 없이 속 편하게 살다 간다.

    죽음을 앞둔 와중에도 왜 회사에서 출근하지 말라는 문자는 안 오는가 의아했던 K직장인.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버렸던 어느 날의 ㅂㅅ같은 아침 ㅎ

    그래도 그날의 사건으로 난 어느 순간부터 인생을 참 재미나게 살았구나 미련 없이 살고 있구나~ 는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에도 부동산 투어를 가서 마음에 드는 집을 봤음에도 이 시국에 이 집을 사서 빚더미를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집은 아아아주 맘에 들어서 동생과 둘이 드릉드릉 흥분했다

    과연 부린이는 올해 또 이사를 해야 할 것인가!!
    부린이의 2023년 행보가 매우 궁금하닷.


    2. 2년여의 누수전쟁을 마치고 드디어 공사에 착수한 본가.
    월요일에 마지막 준비를 마치고 현충일인 오늘, 보관이사를 마쳤다.
    엄마가 결혼할 때 가져온 장롱은 드디어 생을 다했고
    우리 집이 가장 번성했던 96년 새 아파트에 들어가며 샀던 가구들과 드디어 안녕을 고했다.

    그리고 일산 가구단지로 고고고.
    세상에서 돈 쓰는 게 제일 쒼나지.
    처음 들어갔던 매장에서
    원래는 옷장만 사려고 했는데... 보다 보니 서랍장이 예뻐. 아니 식탁은 또 왜 이리 예뻐- 세상에 소파는 미쳤네 미쳤어!!!!
    의식의 흐름에 따라 결국 옷장, 서랍장, 식탁, 소파까지 다 사버렸다.

    보테가베네타 서타일(!!)의 "날줄 씨줄" 옆태가 세상 예쁘고 파스텔블루의 색감이 아주 아름다웠다.

    요런 세라믹 식탁은 늘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의자의 컬러감과 어우러지니 또 엄청 예뻐 보였다.
    역시 취향은 시시각각 변한다.

    거의 40년이 넘은 본가는 누수 수리를 하며 우리가 돈을 (아주... 많이..) 보태서 추가 수리를 하기로 했고 요즘 트렌드에 맞춰 화이트톤으로 바뀔 예정이라 컬러감이 있는 가구들이 아주 곱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쇼핑은 신나 신나!!!


    3. 고양이는 잘 살고 있다.

    온 집안을 제 멋대로 돌아다닌다.
    내 맘 같아서는 침실에 못 들어오게 하고 싶은데 고양이덕후 동생은 우리 고양이는 가고 싶은 데는 다 가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그래서 고양이는 온 집안에 털을 뿜으며 다니고 있고
    흰 집, 흰 가구에서 까만 고양이란.... 까만 고양이다.
    훕훕.

    하지만 진짜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고영희씨는 우주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생명체임!!!) 점점 깔끔함이 포기되어가고 있다.
    엄마와 동생이 적당히 좀 하라고 늘 난리인데 고양이 덕분에 나도 좀 내려놓는 사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일광욕 너무 좋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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