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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린이의 등산일기] 도락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1. 11. 2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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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이 엄청 추워질 것 같더니,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다 추위에 질려 덜덜 떨던 설악산 이후, 추위에 잔뜩 겁먹고 올해는 산을 접겠다고 했는데
    날이 다시 풀리네? 추위가 주춤하네?
    (나녀석 산에 가라규??ㅋㅋㅋ)

    그래서 조심스럽게 산행을 신청했다.
    지지난주의 한양도성길, 지난주의 해파랑길.
    이렇게 이 주 동안 산에 안갔더니 그렇게 어색하고
    또 민간인이 된것 같은(그럼 전에는 뭐였냐? 읭?🙄🙄) 요상한 느낌이어서 산이 막 고프기도 했다.

    그래서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도락산행을 덥썩 신청했다.
    미세먼지가 엄청 심하니 집에 머무르라는 이른아침 뉴스의 일기예보를 보고 파워 당당하게 집을 나섰다.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신기하리만큼 뻥뚫린 도로를 달려 도락산 상선암 주차장에 도착.

    그런데 이게 웬일!!!
    진심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고 왔더니 도락산에서 국립공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단다 ㅠㅠ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올해는 산에 갈일이 없을 것 같아 가방을 정리하면서 국립공원 여권도 꺼내어 정리해놨지 ㅠㅠ
    어쩐지 엄청 속상했다.
    월악산을 안가봤으니 월악산 가서 찍으면 되지~
    했더니 오늘의 리딩인 SK가 월악산은 영봉코스가 예쁜데 그리로 가면 스탬프를 찍을 수 없다고 한다.
    아......
    아..........

    현실을 외면하고 산을 오릅니다.
    아무 생각없이 발걸음을 옮기는 우리의 뒷덜미를 잡아주신 국립공원 직원분들 덕분에 알바 없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 출발할 수 있었다.

    마을길을 돌아 오르면 도락산 입구가 나온다

    아서오십시오. 어서왔습니당~~

    실은... 지난 몇주간 워낙 네임드(?) 산들을 다닌탓인지 도락산은 세상 친근하고 푸근한 산일줄 알았는데, 명불허전 월악산 국립공원 내의 산이 맞았다.

    처음부터 오르막이 뙇!!!
    오르고 또 오르고!
    게다가 가방정리하면서 매번 넣어다니던 장갑을 빼놓고왔는데.. 장갑이 필요한 산이었다.
    스틱보다는 장갑이 더 필요한 도락산(물론 둘다 있어야합니돠~~)

    난간을 잡고 올라야하는 바윗길이 꽤 많았고
    또다시 사족보행 고라니가 되어야 하는 길도 많았다.
    그런데 이런 암릉길이 이제는 너무 좋다!

    도락산을 오르는 길이 너무 재미있어 정신없이 SK 뒤를 따라 열심히 오르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이게 웬일!!!
    이 산 왜이리 예뻐!!!
    내가 2주 쉬고 산에 와서 산이 너무너무 고팠다는 것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정말 빼어난 산세였다.

    자욱한 미세먼지 덕분에(?)
    한쪽을 바라보면 묵직하고 차분한 수묵화를 보는 것 같고

    다른 한쪽을 바라보면 수묵담채화 같이 다채로웠다.

    일기써야하니 사진좀 찍어줘!

    우쭈쭈~ 우리 SK 사진 많이 늘었네!
    깔깔 웃다가 다시 산을 올랐다.
    안쉬고 빠르게 산을 타는 편인 SK를 따라 묵묵히 수행하듯 산을 올랐다.
    가쁜 나의 숨소리가 유일한, 조용한 산길을 오르면서
    내가 왜 산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지, 또 하나의 이유를 찾은 것 같았다.

    바위바위바위
    계단계단계단
    세상 맘에 들었던 도락산의 길!

    늦가을의 황량함 속에서도 예쁜 도락산은
    내년봄, 여름, 그리고 가을.
    한번쯤은 꼭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눼.. 스탬프는 그때 꼭 찍을꺼에요😝)

    울창한 나무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얀 바위들은
    신기할 만큼 반질반질 맨들맨들해 보였다.
    꼭 깎아놓은 밤톨 같았어.
    오르락 내리락 계속 나타나는 작은 봉우리들을 넘다보면 그 끝에 도락산 정상석이 나타난다.

    안내표지의 줄어드는 거리가 이렇게 아쉽긴 처음이었다.
    그리고 정상석을 마주하자
    벌써 끝난거야???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아쉬워!

    도락산이 좋아서 들러붙은 인간 따개비

    너무 아쉬워서 정상석에 들러붙었다.
    떠나지 못하겠사옵니다!
    (블랙야크 100대명산 인증, 서른한번째)

    한동안 긴 산행들만 해서 그런지 너무 짧게 느껴졌고, 예쁘고 재미난 산이어서 더욱 아쉬웠던 도락산.

    담에 올때는 꼭 장갑도 챙겨와서 덥썩덥썩 더 신나게 올라주겠어.
    내려가는 길에 잠시 쉬며 간단하게 배도 채우고 쾌속 SK 슨생을 따라 바람같이 하산을 했다.

    원래는 빙둘러 원점회귀를 하려고 했는데 중간에 빠져나오는 길을 놓쳐 올랐던 길 그대로 내려왔다.
    올라가는 만큼 재미났던 하산길.

    35회 산행참석 기념품인 솟솟 네임택을 받았다🤗

    오랜만의 산행이라(누가보면 대~~~단히 오랜만인 줄;;;) 너무 좋고 좋고 마냥 좋았는데
    하필 그 산도 너무 예쁘고 재밌는 도락산이어서 오늘 하루, 행복감이 차고 넘쳐 다음주 내내 즐거울 것 같은 기분으로 산행을 마무리 했다.

    하아...
    겨울에 산에 못가면 어떻게 살아...
    산..못 잃어...


    🎯오서산 오르기🎯
    ✔산행거리 : 7.3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4시간 30분(쉬는시간 30분 포함)
    ✔코스 : 상선암 주차장 - 검봉 - 형봉 - 신선봉 - 도락산 정상(왔던 코스 그대로 원점회귀)
    ✔주차 ; 상선암 주차장, 5000원
    ✔예쁘고 재밌는 암릉코스! 딱 좋아~! 진짜 좋아! 너어~~~~무 좋아!
    ✔산사병좀 완화시키려 찾았다가 병이 더 깊어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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