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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일기] 한양도성길
    카테고리 없음 2022. 8. 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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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산태기가 온 것 같았다.
    축쳐진 산모임의 분위기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그리하여 이번주는 산에가는 대신 한양도성길을 돌기로 했다.
    그것도 무려 혼자!
    나홀로 한양도성길

    장비벌레 선생님과 두번 완주를 했지만 매번 생각없이 따라다니기만해서...
    이번 나 홀로 도성길의 잦은 삽질은 이미 예견되었던 일.

    실은 전날밤까지도 비예보가 오락가락하여 엄빠산인 대모구룡을 다녀올까도 싶었다.
    인스타를 찾아보니 어제 다녀오신 분이 있는 것을 폭우로 인한 등산로 유실 없이 가도 되는 것 같았다.

    물 두통에 땅콩버터토스트! 준비물 끝-

    6시에 일어나 다시 일기예보를 확인. 비오는 시간이 11시에서 12시로 미뤄졌다.
    좋아!! 그렇다면 도성길 가보자!
    비오기 전까지 찐하게 걸어보자

    오늘은 크게 헤매지 않고 서울역 롯데마트에 빠르게 주차를 완료했다.

    신한 RPM카드 무료주차가 가능한 서울역 롯데마트 주차장

    서울역에서 화장실을 들르고 출발!!!!

    실은 난, 낙산에서 북악산 가는 구간에서 심히 헤맬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이거슨!!!!! 주제파악을 하지 못한 길치의 너무나 너그러운 걱정이었다.

    난.... 서울역에서 남산으로 가는 초반부터 알바를 해야만 했다

    남산가는 길은 기억할 것 같았지만, 첫걸음부터 틀려버린 나는 결국 카카오맵을 켜고 남산 백범광장을 찍고 지도를 따라갔다.

    휴우.. 다행히 가는 길을 찾았어요.
    대체.. 지도맵이 없던 시절의 나는 어떻게 살았나...
    아마.. 아는데만 다녔을꺼야

    어차피 오늘은 비가 오기로 되어있으니 예쁜 하늘과 멋진 풍경이 대한 기대는 넣어두고 열심히 걷기만 한다.
    다행히 남산가는길에 들어서니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런데 기억이 틀렸나...?
    이 코스는 계단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오르다 보니 계속 계단이네.

    이번주는 수요일과 금요일 스쾃500 챌린지를 진행한지라 허벅지가 엄청 아플것 같아 걱정했는데...
    수요일 스쾃의 통증은 목요일을 넘어서 금요일날 찾아왔다.
    그리고 아주 다행히도 오늘, 어제의 스쾃 여파가 아직 찾아오지 않아 도성길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다.

    실은 북한산 태극종주 벙이 있어서 거길 갈까 하다가 스쾃때문에 허벅지가 아프면 민폐가 될 것 같아 망설이다 신청을 못했는데... 이럴거였음 북한산도 따라갈 수 있었겠어.

    오락가락 알바를 하고 드디어 남산 팔각정(N타워)에 도착.
    잠시 앉아 숨을 돌리고 물도 마시고 흐린 서울의 사진도 한장 남기고 출발!

    어차피 오늘은 멋진 뷰 보긴 틀렸엉

    K는 남산에서 내려가는 길을 헷갈릴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했었다.

    다행히 안내표지를 찾아 무사히 출구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알바를 했으니 조금 빨리 이동해 볼까~
    하며 뽀로로로로로 내려갔다.

    이쪽 길로 내려가는 남산코스를 참 좋아함.
    예뻐.

    그리고 내려와 남산 둘레길로 들어섰다.
    주말에 이 곳에 시각장애인 분들을 도와 러닝을 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을 K에게 들어 익히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보니 좀 많이 감동적이었다.
    서로의 손을 묶어 열심히 달리시는 분들에게 마음 가득 응원을 보내며 나도 빠른 걸음으로 뒤를 따랐는데...
    나.... 여기서 어떻게 나가?

    세상에... 난 남산 둘레길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길을 뱅뱅 돌았다.
    분명 기억이 나는 것 같아 자신 만만하게 길을 따라 갔는데.. 아무리 가도 K와 함께 보았던 길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오락가락 하며 한참을 뱅뱅돌다가 지도앱을 켜고 반얀트리 호텔을 찍고 길을 따라가니
    내가 기억하는 그 길이 나타났다.
    참내.. 증말 귀신이 곡할 노릇.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절대로 나 자신을 믿지 말고!!!
    그냥 지도 앱으로 반얀트리 호텔을 목적지로 찍고 가자고 다짐했다 ㅠㅠ

    그리하여 어렵고 힘들게 반얀트리 호텔에 도착했는데.. 신라호텔쪽으로 빠지는 그 예쁘디 예쁜 길이 안보인다.
    가을에 오면 단풍의 향연이 눈물나게 아름답고
    봄에도 청량함 가득한, 도성길에서 가장 예쁜 그 길이 아무리 찾아도 안보였다.
    당황한 마음에 반얀트리 호텔을 뱅뱅돌다가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운전하고 가시다 내가 아무리 봐도 길을 잃은 것 같았는지 창을 열고 그 길이 공사중임을 알려주셨다.

    큰길로 나가야 한다고...

    반얀트리의 도성길은 공사중

    👉 한양도성길 반얀트리 호텔에서 신라호텔을 지나 장충 체육관으로 내려가는 길은 공사중입니다. 남산에서 동대입구역이나 장충체육관으로 바로 내려가세요!

    그리하여 다시 대로변으로 나와 장충체육관 방향으로 걸었다.
    다행히.. 동국대를 한학기 다녔던 나에게 이 대로변의 길은 익숙한지라 ㅋㅋㅋㅋㅋ 헤매지 않고 무사히 장충체육관에 도착했다.
    (한학기동안 학교를 다녔다기 보다는 동대 근처의 술집에 다녔.. ㅋㅋㅋㅋ)

    그리고 장충체육관에서 길을 건너 성당을 지나 흥인지문을 향해 가는 길은 기억이 다~~~~나는 듯 했으나 역시나 또.. 갈림길에서 방향을 잘못 들어 이때부터는 그냥 지도앱을 켜고 이동하기로 한다.

    나 따위, 믿지말자

    흥인지문을 지나 흥인지문 공원에 도착.
    낙산구간에 들어섰다.

    낙산의 우마이봉 길

    날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그래도... 빠르게 이동하면 북악산까지는 가능할 것 같았다.
    후다다다닥 뽀로로로 빠르게 올라갔다.

    쯔기 저 멀리,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졸업한지 오래 될수록, 먼 발치에서라도 보기만 하면 짠하고 그리운 나의 모교를 보며 잠시 감상에 빠졌다가 또다시 빠르게 이동!

    순성을 계속하려면 문밖으로 나가라는 친절한 안내를 놓치지 않아, 다행히 성곽 바깥길로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요기, 요길도 매우 좋아하는 길.
    사계절 내내 예쁜 길.

    알바를 자꾸 하는 내게 알바할때마다 벌을 내렸는데...
    그것슨 달리기였다.
    그리하여 알바를 할때마다 다시 제 길을 찾으면 잠시 달렸다.
    숨이 턱까지 차도록 힘들어 죽겠어도 달렸다.
    근데 벌을 주면 뭐해. 반성을 하면 뭐해.
    그냥 불쌍한 길치이고 방향치인걸. 고칠 수가 없는 걸....
    그래도 여튼.. 길을 잃을때마다 성실하게 벌칙을 수행함.

    나홀로 한양도성길은 알바천국, 러닝지옥 되시겠다🙄🙄

    2시간 13분. 혜화문 도착.

    혜화문에서부터 경신중고등학교까지는 길을 안다고 확신했는데 또다시!!! 알바를 하게된다 ㅋㅋㅋ
    다행히 빨리 알아채서... 크게 삽질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자꾸 나자신을 믿고싶어하는 병이.. 쉬이 낫지 않았다.

    경신중고등학교에서 서울과학고를 지나 와룡공원 가는길이 늘 복병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상 신기하게 아주 똘망똘망하게 그 길을 아주 잘 찾아내었지 뭐야.

    그리하여 갈때마다 늘 쉬어가던 와룡공원 정자에 도착하여 잠시 앉아 간식을 먹었다.
    야무지게 준비해온 나의 간식은 땅콩버터 토스트!
    운동할때는 고열량 달달이가 쵝오! ㅋ

    와룡공원 정자, 쉬어갑니다.

    비가 오려는지 점점 습도가 높아졌고 새들은 매우 낮게날았다.
    와룡공원 정자에서 성곽 밖으로 나가야 말바위 안내소로 갈 수 있다. 그리고 이 정자 근처에 깨끗한 화장실도 있으니 도성길 걷는 분들은 쉬어가세효~~!

    12시에 비가 온다니... 어쩐지 마음이 급한데.. 실은 이때부터 조금씩 쳐져서 길을 잃고 헤매어도 벌칙 수행이 어려울 것 같은 몸이 된 것 같았다 ㅋ

    어쨌든 한양도성길 백악구간(혜화문->창의문)까 끝내기로 했으니 끙차 일어나서 다시 길을 오른다.
    와룡공원에서 성곽을 빠져나가 오르막을 쭉 오르다가 말바위 안내소로 가는 산길로 들어가면 북악산을 오르게 된다.
    이 구간은 대부분 오르막이다.

    오!!!
    5개월만에 다시찾은 도성길에 변화가 생겼다.
    말바위 안내소에서 창의문 안내소까지 패스를 받아야 통과할 수 있었는데 청와대가 비워지면서 패스 없이도 길을 갈 수 있게 된 모양이다.
    말바위 안내소를 쓱 지나서 숙정문 도착

    숙정문에서 아주 잠시 헤맸지만 벌칙 수행할 몸이 아님.
    측은지심 가득 담아 나샛기를 용서해주기로 함.

    그런데 말입니다.
    정확히 11시 20분.
    저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렸다.
    뭐야!!! 12시부터 비오는거 아니었어?
    ㅠㅠ
    다행히 천둥만 치고 비는 내리지 않았고 나는 속도를 조금 높였다.
    그리고 북악산 정상에 올랐을때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아... 중도포기하고 택시타면 되겠지 했던 순진한 나의 생각은... 증말 모자란 생각이었다.

    중탈이 안되는 북악산 정상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하산을 감행했다.
    헉헉헉헉.
    - 지나갈께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를 연발하며 빠르게 내리막을 걸었다.
    저, 우산 없어요 ㅠㅠ 얼른 가야해요

    북악산에서 창의문 안내소까지의 내리막이 짧을것이라 생각했는데... 겁나 길더라. 하아.. 내려가고 또 내려가도 끝이 없어.
    비는 더 쏟아진다.

    창의문 안내소 도착!
    창의문 안내소를 빠져나가면 바로 길 건너편에 윤동주 문학관이 나온다.
    한양도성길 인왕산 구간의 시작이다.

    나는 이곳에서 오늘의 도성길 걷기를 마무리 하기로 했다.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인왕산도 갈까? 다음에 또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해야하잖아
    라며 고민중인 여러명의 사람들을 뒤로 하고 나는 서울역 가는 버스를 탔다.

    휴우... 서울역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 천만 다행이다.

    롯데마트에 차를 세웠으니 연휴기간 중 먹을 식량도 샀다.
    오늘 도성길은 쇼핑으로 인해 완벽하고 기분좋게 마무리 되었다.

    아주 익숙하게 RPM카드 무료주차 결제까지 마치고 신나게 둠칫둠칫 집으로 귀가!

    북악산을 내려오며 맞은 여름비는 시원했고
    호카오네오네 마파테스피드 3는 한양도성길을 걷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며
    비가 오려고 짙은 구름이 내려앉은 하늘은 더운 여름 도성길을 도는데 큰 도움이 됐다.

    첫 나홀로 도성길은 비때문에 끝까지 마치지는 못했지만 아주아주 매우매우 만족스러운 운동이었다.

    🎯한양도성길 1~3코스🎯
    ✔거리 : 15.79km
    ✔소요시간 : 3시간 30분
    ✔코스 : 서울역-백범광장-남산(N타워)-흥인지문-낙산공원-혜화문-와룡공원-말바위안내소-숙정문-백악마루(북악산)-창의문안내소
    ✔담에 비 안 오는날 다시 한번 도전! 어쩐지 매우 힘차고 즐거웠던 나홀로 한양도성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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