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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일기] 입원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5. 3. 3. 16:54반응형
바빴던 대체공휴일
1. 지난번 등록하고 3월 5일 첫 PT를 예약한 PT센터에서 갑자기 선생님이 배정됐다는 카톡이 왔다.
분명 대표님 혼자 한다고 알고 있었고 강사 프로필도 대표님 것만 나와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배정되었다니 이게 웬 뜬금포?
그래서 통화를 했더니
대표보다 경력이 많은 강사이고 상담 후 맘에 안 들면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
첫 PT날 조금 일찍 와서 상담을 하라고 했는데 여차하면 안 갈 생각으로 3월 3일로 날짜를 잡아달라고 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상담을 다녀왔다.
결과적으로 PT 받는 날이 아닌 별도로 시간을 잡고 간 게 다행이었다.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무래대 큰 병을 앓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한참 이야기를 했고 필라테스와 러닝 등산 등 나의 운동 패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나의 최종 목표는
나중에 나중에 나이가 들어도 허리 수술을 안 할 수 있는 몸을 갖는 것.
이라도 말씀드리고 그에 맞춰 운동을 해보기로 했다.
대표 트레이너가 아니라 살짝 빡친 상태에서 환불받아버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새로 배정된 선생님은 러닝을 하는 분이시라 오히려 마음이 살짝 더 움직였달까.키네틱스튜디오에서 20회 인생 첫 웨이트 PT 시작합니다.
2. 상담을 마치고 바로 본가로 이동했다.
오늘은 엄마 입원하는 날.
입원시간은 당일 병원에서 알려준다고 했었는데 이른 아침 카톡이 왔다.
오후 3시 입원.
집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엄마 짐 싸는 것 참견하고
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 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또 잔소리를 늘어놓고병원으로 출발했다.
보호자는 한 명.
우리는 간병인이 오기로 해서 간병인 선생님이 주 보호자가 되었다.
집이 폭삭 망하면서 보험까지 다 해지해 경제적 몰락에 대응해야 했던 엄마는 보험이 하나도 없었고 그 고난의 세월을 견뎌내며 몸에 많은 병을 얻었다.
아빠의 암투병 이후 보험의 유용함을 느끼고 보험 가입을 하려 해도 보험 가입이 안 되는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엔 워낙 유병자 보험도 많이 나오는 추세이고 엄마 친구분이 굉장히 적극적인 보험영업을 하시는 분이라 우리도 모르게 보험을 엄청 들어놨더라.
덕분에 간병인도 편하게 부를 수 있었다.
전통적인 관적으로 보면 수술하고 입원했는데 가족이 함께 있지 않아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고 어쩐지 죄책감 같은 감정이 올라왔지만 오래 보고 멀리 보고 가야 하는 길이니 초반부터 힘 빼지 말자며 스스로를 동생들을 다독였다.4인실 병동은 매우 깔끔했다.
자리마다 냉장고가 있는 것도 신기했다.
엄마는 창가 쪽 자리에 배정됐고 4인실 병실엔 엄마와 다른 환자분까지 총 두 명이었다.
사람이 적아니 상당히 쾌적한 느낌.
입원을 하고 간병인님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엄마를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나누고 병원을 나섰다.
3. 간병 러닝.
아.. 간병인 분이 계시니 보호자 러닝인가?
여튼 엄마는 병원에 두 동생은 차를 타고 집에 갔고 나는 걸어가기로 했다
달리기의 시작은 늘 걷기로 마음먹는 것이다.
걷기로 했음 걷지.. 왜 뛰냐...
실은 옷도 운동복이 이니었던터라 걷는 게 훨씬 나았을 텐데 병원밖을 나오니 바람이 잔잔한 듯하여 달리기 딱 좋은 날씨 같았다.이대목동병원은 병원을 나와 육교하나 만 건너면 바로 안양천이다.
집까지는 약 2km 남짓한 거리인데 빙 둘러 달리기로 했다.
병원을 나와 육교를 뛰어 올라갔고 3km를 달려 영롱이트랙에 도착, 영롱이 트랙을 두 바퀴 달렸다.
그런데 바람이 정말 미친 듯이 분다.
병원 앞에서는 온화하던 바람이 이렇게 거세지다니.
역시 강바람, 천변바람은 무섭다.
바람 싸대기를 맞으며 달리니 머리는 산발에 코에서 피맛이 느껴졌다.
그렇다!
목이 아니고 코에서 피맛이 났다.
난 코에도 미각을 가졌!!! 쿨럭그래서 결국 5km를 채우지 못하고 4km만 달렸다
스스로와 타협한 이유가 꽤나 많았는데.
1. 동생이 감기 걸리면 엄마 면회 못 간다고 작작하라며 핀잔 줌
2. 러닝 시작을 위해 육교 올라갈 때 계단 빡뛰함
3. 운동복이 아니라 개불편, 개무겁
4. 코에서 시작하여 목구멍으로 내려오는 피의 비릿한 향
그리하여 4km에서 멈추고 집에 올라갈 때는 엘베대신 계단으로 가기로 했다.달리기를 멈추고 집에 가려는데 댕댕이들이 정겹게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어 한참 구경했다.
거 녀석들 아주 똥꼬 발랄하구먼!오늘 하루를 꽉 채워 세 가지 스케줄을 다 소화했다.
알찬 하루였다.
완벽했던 하루만큼 내일 엄마의 수술도 완벽하게 성공하길!
수술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부디... 전이가 없길.. 전이 없이 유방암 2기로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이길..!!300x250'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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