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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린이의 등산일기] 춘천 삼악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1. 3. 6.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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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선매표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너무 추워 ㅠㅠ 강풍이 불어 모자가 날아가 버렸다.
    와... 겨울이 다시 온 듯한 추위에 몸이 잔뜩 움츠러들고 이가 덜덜 떨릴 정도였다.

    뽈뽈뽈뽈 날아간 모자를 줍고 덜덜 떨면서 버스를 기다릴까 걸어갈까를 고민하다가 걸어가기로 한다. 그대로 있다가는 너무너무 추울것 같았어 ㅠㅠ

    등선매표소쪽에 차를 세우고 의암매표소까지 약 30분을 걸었다.

    우리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 기준으로 약 12분 후에 버스가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걸어가는 30분 내내 버스는 보이지 않았으니 좋은 선택을 한것이었다. 걷다보니 몸에 좀 열이 올라 더 좋았다

    드디어 도착!!!!

    의암매표소에서 인당 2천원씩을 내고 춘천사랑상품권을 받았다.
    드디어 올라갑니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 돌계단.

    눈을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눈은 다 녹아있어서 아이젠은 필요 없었다.
    산린이는 아직까지는 신이나 있다.
    이제까지 가보지 못했던(그래봤자 몇개 안되는 "가본" 산들 ㅋㅋㅋ) 새로운 형태의 돌계단을 뽀로로 올라갔다.

    상원사를 지나 깔딱고개가 나타난다.
    오호... 저길 어떻게 올라가~ 이런생각 할 짬도 없이 손은 이미 줄을 부여잡고 발을 옮기고 있었다.

    임플란트 혹은 이빨이라고 불리는 돌에 박힌 디딤대(????)도 처음 본 산린이 ㅋ

    세상에 ㅋㅋㅋ 임플란트가 뭐얔ㅋㅋㅋㅋ
    평소같으면 빵터졌겠지만 깍아지른듯한 절벽에 웃지도 못했다ㅋㅋ

    그리고 호모에렉투스로도 진화하지 못한 사족보행 인류가 되어 네발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와... 나 사족보행 왜이렇게 잘해?

    사족보행이 어렵지 않았기에 우리의 조상님들은 허리를 펴지 않고 네발로 걸었었나보다🙄


    그냥 원래 네발로 걸어다녔어야하는 신체구조 아닌가 싶을정도로 사족보행이 불편하지 않았다. 불편했던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암릉이었지 ㅋㅋㅋ 사족보행이 이렇게 익숙하다니 🤣

    어색함이 1도 없는 사족보행 ㅋㅋㅋ


    삼악산이 쉽지않은 산이고 게다가 내가 겪어보지 못한 암릉이라 그래서 가기전에 많은 후기들을 찾아봤다. 그중 뇌리에 뙇!하고 남았던 것은 엉덩이로 썰매타듯 내려와서 레깅스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는 글!

    그래서 젤 먼저 챙긴게 찢어져도 속상하 않을 레깅스였다 ㅋㅋㅋ 나, 레깅스에 진심이다😎 소듕한 나의 레깅스❤

    여튼 진짜로... 네발에 엉덩이까지 더해서 오족보행도 종종해가며 암릉을 탔다. 그렇게 아찔한 암릉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보이는 뷰에는 탄성이 절로 났다.

    그래도 풍경을 둘러볼 정도의 여유는 가질수 있어서 다행이야 ㅠㅠ


    산동무 대장님이 내가 헤매면 중간중간 발을 디뎌야하는 돌을 짚어주시고 뒤에서는 또다른 산동무가 지켜주어서 든든했는데 암릉 중간즈음에 다람쥐 산꾼 두분이 우리 사이를 갈라놓아 나는 제일 뒤로 떨어지게 됐다.

    그리고 그때 만난 의지할 난간도 줄도 없이 암릉에서 암릉으로 바위에 딱 달라붙어서 임플란트를 밟으며 이동할때는 정말 주저앉고 싶었다. 주저앉을데가 없어서 못주저 앉았달까 ㅋㅋㅋㅋㅋ

    발을 엄한데로 짚었는데 뒤에서 보시던 분이 거기가 아니라고 알려주셔서 겨우 목숨을 건진셈이다🙄 진짜 모골이 송연해지는 경험이었다 😱

    이렇게 뻘뻘 애쓰며 올라갔음에도 올라가는 도중 사진도 많이 찍었다. 산동무님들 감사감사👏

    용화봉에 올라 정상석과 사진도 찍고

    아... 너무 추워서 바리바리 껴입었더니 아주 포동포동 토실토실 해졌네 ㅋㅋㅋㅋ

    잠시 쉬며 각자 준비해온 도시락도 먹고 등선폭포 루트로 쉬엄쉬엄 내려왔다.
    올라온 코스에 비하면 세상 평화롭고 평온한 길이었다.

    눈이 쌓여있어 예기치 않게 설산도 구경하고 시원시원하게 물을 쏟아내는 폭포도 보고 눈이 확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뻥 뚫린 시원시원한 뷰는 없었지만 폭포와 함께 내려올 수 있었던 등선폭포 코스

    아이젠이 필요한 산은 가지 않겠다는 결심하에 따뜻한 날만 믿고 삼악산에 가고자 했는데 주 초에 폭설이 내려 가지말까를 거짓말 안하고 백번 넘게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할 수 있다고 응원해주는 대장님을 믿고 나선 산행이었다. 지금 아니면 암릉을 타볼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욕심이 좀 나기도 했다.

    흐린하늘과 칼바람이 부는 추위가 아쉽긴 했지만, 이렇게 또 인생에 새로운 경험 하나를 살포시 더해본다.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졌다.

    +) 그나저나 암릉산은 다시는 안오겠다고 깔딱고개를 오르며 생각했는데 어느새 기억이 미화되어 재밌었어😳 좋았어😆 풍광이 멋있었어🤩로 남겨지고 있었다. 기억의 휘발성이 남다른 나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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