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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쭈의 등산일기] 한라산 윗세오름등산일기 Hiker_deer 2022. 1. 24. 21:08반응형
백록담도 아닌데 무슨 등산일기를 써~
라고 생각했는데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읍니다/진지한궁서체/구름위로 나를 끌어올려준 영실이, 너는 위풍당당 한라산이드라~~~!
한라산 가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난타호텔.
H언니와 둘이 이 가격에 이런 호텔이 웬말이냐며 아주 편~~하게 하룻밤을 보냈다.
밤부터 내리던 비는
아침이 되니...
그치기는 커녕 계속 내리고 있었다.
그래.. 이날씨면 사람이라도 적겠다.
7시 반이 되기 전 호텔을 출발해 8시 15분경 도착한 영실주차장은, 만차!!!
또!!!! 또 만차야!! ㅋㅋㅋㅋ
비도오는데 ㅠㅠ그래도 다행히 주차장 바로 앞 갓길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휴우.....
정비를 마치고 산을 오르기 시작.
2.5km앞 아이젠 필수!
라는 번쩍이는 전광판을 보고 길을 나섰다.
무등산과 내장산의 눈은 눈도 아니었음을.. 길을 출발하고 얼마되지 않아 온몸으로 아주 무겁게 느낄 수 있었다.2.5킬로는 커녕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아이젠을 착용했다.
발이 눈밭으로 푹푹 빠졌고 아이젠을 했음에도 바닥을 뒤로 밀어내는 추진력을 얻는 것이 버거웠다.
바닥에 쌓인 눈을 오롯이 내 몸에 짊어지고 오르듯 눈길 산행은 그렇게 무겁고 또 무거운 걸음의 연속이었다.
비가 계속 내렸지만 춥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눈밭에서의 걸음이 무거웠지만 푹신한 눈 덕분에 아이젠으로 인한 충격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느릿느릿 올라 도착한 곳은 오백장군과 까마귀 휴게소.여기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눈밭이어서 그렇지, 이곳까지의 길은 잘 포장된 자동차 도로와 인도였다.올라 봅시다!
하얀 눈밭사이를 흐르는 시리게 깨끗한 개울.
단단하게 다져진 눈이 얼마 쌓이지 않은 것 같은데도 스틱으로 푹 찔러보면 쑤욱~ 들어가기도 하고
눈이 푹 꺼져 블랙홀 같이 보이는 곳도 있어 터벅터벅 발을 옮기면서도 그런 구멍을 모르고 밟아버릴까봐 무섭기도 했다.하늘도 하얗고 땅도 하얗고 ~
눈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기도 했지만
여전히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쓔.레.기. 라는데 더 마음이 가는 도시여자ㅋ한참을 오르다 눈앞이 열리자 병풍바위가 나타났고 나는 구름위에 올라있었다.
문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지던 병풍바위!
한라산은 정말.. 대단한 산이었다.
검은 바위와 눈의 조합은 언제봐도 머리가 절로 숙여지는 위엄이 느껴진다.
구름위에 있으면 비가 그칠지 알았더니... 내내 나를 지켜주며 함께한 비, 이눔아!올라가며 내 앞에 펼쳐진 길도 예뻤지만 뒤돌아 마주하는 내가 지나온 길이 앞도적으로 예뻤던 한라산 영실코스
눈아래 펼쳐진 구름이 신비감을 더해줬고
하얀 눈과 푸릇한 나뭇잎, 중후한 나무의 색이 어우러져 자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컬러조합을 보여줬다.앞을보고 뒤를봐도 앞도적인 풍경을 보여준 한라산 그런데 구름이 점점 차오른다.
발밑에 있던 구름이 빠른속도로 올라오더니 뒤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을 뒤덮었다.아쉬웠음에도 구름 사이로 설핏설핏 보이는 묵직한 풍경들도 좋았고
천천히 움직인 덕분에 자주자주 뒤돌아보며 충분히 즐겼던터라 그 나름대로 즐거웠다.가자!!! 고지가 보이쟈나~ 윗세오름 쉼터에서 잠시 쉬며 처음 계획했던대로 남벽분기점까 갈지를 고민했다.
시간은 충분했으나 이미 시야가 뿌옇게 뒤덮인지라 남벽분기점까지 가더라도 그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풍경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윗세오름에서 산행을 마무리 하기로 했다.영실코스도 처음이었고 이렇게 온 천지가 하얗게 뒤덮인 산도 처음이었던지라 어마어마 으리으리하다던 남벽분기점을 못본다 해도 이미 눈호강을 실컷해서 즐거웠고 마냥 신이나있었다 ㅋ
아이젠의 피로감이 무섭다고 생각했던 눈산행,
아이젠 때문에 발바닥이 불타는 것 같은 느낌이 불편했던 눈산행은,
아이젠이 문제가 아니라 내발을 묵직하게 붙잡는 눈밭을 뿌리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복병이었다.
그래서 눈산행이 체력이 두배, 세배로 든다는 것이었다.눈밭, 아이젠...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무거운 산행이었지만
한라산은 정말!!! 정말 예뻤다.
압도적으로 예뻤다.
눈꽃과 상고대가 없어도 눈이 시리게 예쁘고 아름다웠다앞으로도 여러번 찾게될 한라산이 계절과 그날그날의 날씨와 하늘에 따라 얼마나 다채롭게 빛날지 벌써부터 두근두근 설렌다.
비는 하산할때까지 끊임없이 내렸다.
비이기도 하고 안개와 구름이 머금고 있는 수분이라고도 했다.
그래봤자 내 몸에 떨어지면 다 비지 뭐~
하산길의 안개는 더더욱 짙어졌다.그리고 끊임없이 내리는 비가 하산길 임도의 눈밭을 질척이는 살얼음 물웅덩이로 만들어버리며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았다.
눈꽃이랑 상고대는 다음 겨울에 볼께요🤣😳유채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윗세오름 오르기🎯
✔산행거리 : 13.3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5시간 30분(쉬는시간 50분 포함)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 이제는 내발같이 익숙해진 아이젠. 상고대, 눈꽃도 없는 눈산행은 어쩐 좀 억울하네 ㅋ300x250'등산일기 Hiker_d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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