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쭈의 등산일기] 내장산 불출봉등산일기 Hiker_deer 2022. 1. 16. 22:38반응형
어제 무등산행을 마치고 내장산으로 넘어왔다.
내장산 바로 앞에서 1박을 하고 아침일찍 일어나 내장산행을 준비한다.
새벽녘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아 찐곰탕을 예상하며 길을 나섰다.
어제보다 춥다고 해서 단디 채비를 하면서도 무거운 것들을 다 덜어내며 짐을 쌌다.
디팩 아웃. N언니 말대로 그냥 무거운 짐이었어 디팩 따우 ㅠㅠ
아이젠 케이스도 빼고 비닐봉지에 덜렁 넣어버렸다.
의자와 스패츠도 빼고나니 가방이 한결 가벼워졌다숙소에서 차로 2분거리의 서래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
원래 오늘의 코스는 눈꽃산행하기 좋은 코스란다.
내장산 불출봉 코스는 내장산의 단풍명성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장산이 겨울에도 최고라는, 외려 겨울에 더 좋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코스라고 해서 무등산만 찍고오기 아쉬웠던 차에 이틀째 일정으로 잡은 것이었다.
하지만.
내장산 폭설과 폭설로 인한 내장산 입산통제는 이번주 어느날엔가 끝나버리고 무등산과 마찬가지로 폭설의 흔적조차 남지 않았으니....
그냥 내장산 불출봉 산행이 되었지 ㅋㅋㅋ
어차피 눈이 없으니 신선봉으로 갈까도 했지만
일요일 상경길의 교통체증을 감안하여 비교적 빠르게 산행을 마칠 수 있는 불출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신선봉은 다음기회에!초반엔 눈도 없고 흙길이 폭신해서 신나게 올랐다.
우와!! 길 느므 좋은데요?!아이젠 없이 산행을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쁨이 마구 치솟는다 ㅋㅋㅋㅋㅋ
오늘은 눈거북이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더더 기뻤다.여윽시 국립공원 클라쓰!!! 깔끔한 계단😍 하지만 산은 늘 내 예측을 벗어나지
그래서 늘 깜짝놀랄만큼 사랑스럽지🤣
사람이 많이 찾는 코스가 아니다 보니 눈이 폭신하게 쌓여있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로 잘 다져진 무등산의 눈길이 아닌 눈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내장산의 눈길.눈길을 오르고 나무계단을 오르고 돌계단을 오른다.
계속되는 살짝 가파른 오르막이 예빈산 느낌이었다.
오르고 또 올라야하는 등산로 덕분이 고도도 빠르게 높아졌다.산은 정말...
힘을 쏟고 힘들게 오르면 빠르게 고도가 높아지고
편하게 가면 느리고 완만하게 고도가 높아지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리액션을 보여준다.그렇게 길을 오르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 우리 시간도 많으니 서래봉도 들르자!
대장님을 따라 서래봉으로 고고고!
우리 서래봉은 말입니다.
계단 성애자인 나색히도
-왐마!!
할정도로 계단이 끝이 없이 나옵니다요.
주흘산 계단지옥에 갖다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계에에에에에에에다아아아아아안!
계속 계단. 또 계단. 계단계단계단.웰컴투 내장산 계단월드🤡 땀이 나려하면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서래봉에 가까워질수록 날카롭고 찬 바람이 불어왔지만 계단도 계속되니....
적당히 체온을 유지하며 올라갈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서래봉은 700미터 남짓한 고도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장대하고 웅장한 풍경을 선사했다.저멀리 보이는 내장산 능선들을 쭉 타고 신선봉을 지나 하산할 수 있는 산행코스도 있다고 한다.
아주 잠시,
-신선봉까지 가볼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역시나 서울 올라갈 일이 까마득하여 다음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켜켜이 하늘을 덮어버린 두터운 구름때문에 어두운 곰탕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은 산등성이에 하얗게 내려앉은 눈이 기막히게 아름다웠고 경이로웠다.
왔던길을 그대로 다시 내려와 갈림길까지 왔다.
이번엔 불출봉으로!흰 눈과 초록이들이 어우러지면 이렇게 예쁘다는 것을 이번 무등산과 내장산행으로 알게됐다.
눈이 한껏 정화되는 느낌.
불출봉으로 향하는 길을 걷다보면 서래봉에서 보았던 내장산 능선들이 어느새 나의 왼편에 나타나 산행을 쭉 함께해준다.
산너머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다 막아줄 것 같은 든든한 병풍의 비호를 받으며 산을 오르는 느낌이랄까.천고지 이상라고 해도 믿을만한 내장산의 능선들 초반에는 예빈산 느낌을 물씬 풍기며 가파른 오르막이 끝없이 이어지며 고도를 빠르게 높여주었다면
불출봉 가는길의 탄식이 절로나오는 철제계단은 대둔산 삼선계단의 축소판 느낌이었다.어서와~ 아찔하지? 오르고 싶지?😝 계단과 돌로 이루어진 능선을 몇번 넘으면 불출봉이 뙇 하고 눈앞에 나타난다.
두터웠던 구름사이로 해가 잠시 잠시 나타나더니 불출봉에 다다랐을즈음 하늘이 열렸다.
그순간 넷다 들썩들썩 기쁨의 환호성을 내질렀다.
꺅!
이순간 만큼은 눈꽃보다 햇빛!
눈꽃보다 빛내림!하늘이 열리며 빛을 받은 내장산이 더욱 장엄하고 든든하게 빽이 되어주는 느낌🤗 하늘이 저렇게나 예뻐져 버리는 것도 순식간! 내가 이렇게 뒷배경이 좋은 사람이라규!😆 올라오는 내내 왼편엔 병풍같은 내장산의 능선
오른편엔 흐린 하늘아래 호수가 펼쳐져있었는데 하늘이 걷히자 그것은 이내 그림같은 풍경이 되었다.하산길에 만난 호수는 오전엔 만난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눈과 초록이가 어우러진 길도 파란 하늘아래 더욱 청초하고 시원하게 빛이났다.
역시나 등산과 사진은 8할이 날씨!
무등산에서 짜릿한 아이젠과의 첫만남을 했고
오늘 내장산에서의 아이젠은 푹신한 눈 덕분에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오히려 그냥 걷는 것보다 아이젠을 착용하도 밟는 눈이 더 뽀드득하고 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신기한 경험.
그렇게 좋았음에도 아이젠만 착용하면
- 이구역의 거북왕은 나요!
포스로 속도가 느려져서 오늘도 세월아 네월아 하며 하산을 했다지.
나의 첫 내장산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세상 든든한 큰형님 포스를 뿜뿜 뿜어내며 어쩐지 감동적이기까지 한 장관을 선사해주었다.
다음번에 다시 온다면 큰형님의 비호를 받으며 길고긴 능선길을 걸어보고 싶다.
꼭이요~~~🐓🐔모진풍파가 닥쳐도 든든하게 나를 지켜줄것 같은 포스!!뿜! 국립공원스탬프 여권에 단풍 가득 내장산 스탬프 찍고 세상을 다 얻은듯 기뻐하며 산행 종료
🎯내장산 불출봉 오르기🎯
✔산행거리 : 5.1km(트랭글 기준, 쉴틈따위 주지 않고 계속되던 가파른 오르막 덕분에 심리적 거리는 10km🙄)
✔산행시간 : 3시간 20분(쉬는시간 30분 포함)
✔산행코스 : 서래탐방지원센터 - 서래봉 - 불출봉(원점회귀)
✔주차 : 서래탐방지원센터(무료)
✔눈거북이🐢 인증😭300x250'등산일기 Hiker_d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쭈의 등산일기220129] 괜찮아, 덕유산이야 (0) 2022.01.31 [산쭈의 등산일기] 한라산 윗세오름 (0) 2022.01.24 [산쭈의 등산일기] 무등산 (0) 2022.01.15 [산쭈의 등산일기] 신나고 빡세게~속리산❤ (0) 2022.01.08 [등산일기] 2022년의 첫 등산 - 마니산 (0)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