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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쭈의 등산일기220129] 괜찮아, 덕유산이야등산일기 Hiker_deer 2022. 1. 31. 01:07반응형
덕유산
나의 첫 종주산행지
미치도록 예뻤고
힘들었고
너무 좋았고
사랑스러웠던..
첫 종주여서, 정말 오랜시간 산행을 해서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또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던 곳.
그래서 정말 영원히..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산이 덕유산이었다.
https://jinnia.tistory.com/m/646[산린이의 등산일기] 첫 종주산행, 덕유산 영구종주(210918)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네이버 지식백과] 11시, 집결. 구천동 주차장이 목적지다. 나의 첫 종주 산행이 있는 날. 종주를 하고 나면 어쩐지 더이상은 산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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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산동무들과 오래오래 두고두고 수도없이 이야기를 나누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준 산.
애틋하고 사랑스러운 덕유산이 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겨울에 참 좋은 산이라 하였는데,
겨울에 참 좋은 산이라 함은 대부분이 너무너무 추워서 눈꽃과 상고대가 있는 산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된 산인생 10개월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덕유니까 큰마음 먹고 따라나섰다.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 산행시간을 줄인다고 하니 추위에 맞서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되겠지.
산을 막 시작해서 산에 홀딱 빠졌던 산꼬맹이는
- 이렇게 좋은 산에, 이렇게 신성한 산을 어떻게 감히! 곤도라같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 올라가려고 하죠?
라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었다.
오롯이 내 몸으로 모든것을 견디고 맞닥뜨리고 교감하며 올라가는 것이 산을 대하는 진심이라고만 생각했던 산꼬맹이는 이제 타협할 줄 아는 산주니어가 되었다
설 연휴 첫날이라 오전 4시 50분에 출발했다.
한주걸러 한번씩 산에가겠다고 새벽 2~3시에 일어나는 무.식.한. 일정을 감행하고 있다.
그렇게 새벽같이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에 차가 엄청 많았다. 정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지만 덕유산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차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일찍 출발한 것은 신의 한수.
덕유산 곤도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http://www.mdysresort.com/::: The Best Choice - Deogyusanresort :::
www.mdysresort.com
이용일 기준 몇주 전, 딱 정해진 오픈 날짜가 있으니 인기가 많은 시즌이라면 티켓 오픈일정을 미리 알아두고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사이트에서 곤도라 예약을 하고, 티켓은 또 따로 구매를 해야한다.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현장보다 저렴함)9시 반 탑승 예약을 한 우리는 시간에 딱 맞춰 곤도라에 탑승했다.
일찍 온 덕분에 줄을 서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다.
16분의 곤도라 탑승후 곤도라 하차 지점인 설천봉 도착.올겨울 상고대나 눈꽃은 어차피 기대를 안했기 때문에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처연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덕유산의 모습이 놀랍거나 새삼스럽지 않았다 ㅋ
대신 하늘이 놀랄만큼 파랗고 예뻐서 행복했다.역시 나의 덕유❤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되는데 오히려 이부분에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천천히 올라가야했다.뚠뚠해도 괜찮아, 덕유산이야😍 향적봉 도착.
정상석과 사진을 찍기위해 줄을 섰다.
향적봉에서 처음으로 산의 칼바람을 맞아봤다.
단단히 챙겨입었고 꽁꽁 가렸음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드러난 눈주위의 피부가 따갑게 아팠다.
와우!!!
이런거였구나.
겨울철 1600고지에서 맞는 바람이라는 것이...바람을 맞고, 바람에 휘청이다 넋을 잃은 자 바람에 비틀비틀 거리면서도 향적봉의 벌판을 뛰어다니며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았다.
이렇게 예쁜 덕유산을 내가 너무 좋아한다고!
그래서 벌써 두번이나 찾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찾아 올 것이라고!
이것이 나의 덕유산이라고!
들어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지라도
세상의 중심같은 향적봉에서 덕유산에 대한 나의 사랑을 외치고 싶었다(feat.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지난 가을의 기억을 너무도 생생하게 소환시켜준 향적봉 덕분에 길눈이 어두운 나도 덕유산의 길들을 그림처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좁은 길을 지나 내려가면 대피소가 나오고 그리고 멋진 고사목들이 나오고...
그리고 눈물나게 예쁜,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도 부족하고 또 부족한 덕유평전이 나온다.눈꽃대신 예쁘게 눈을 얹은 향적봉 대피소.
달콤하고 매끈한 무결점 설탕공예 같았고 새하얗고 몽글몽글한 케이크 같기도 했다.
새털같은 하늘과 산그리메와 어우러져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작년가을엔 시간에 쫒겨, 그리고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우와~ 멋지다!
하고 지나가기만 했던,
죽어서도 멋지게 남겨진 고사목을 나의 사진에 담았다.
(죽어서까지도 이렇게 멋질일인가. 성공한 목생(!)이다)그리고 덕유평전.
너무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덕유평전의 포토스팟 곤도라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올리브 언니의 감동의 표현은 덕유평전에 이르러 그 톤이 더욱 높아지더니 남다른 표현력을 기반으로 한 감탄사가 랩처럼 쏟아져나왔다.
언니의 기분좋은 하이톤을 bgm 삼아,
지난 가을의 풍경이 어제처럼 너무나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졌다.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고
너무 그리워서 어쩐 서글픈 느낌마저 자아내는
그 가을 뜨거운 햇살 아래 덕유평전.
덕유평전에 서서 난 또 덕유평전을 그리워하고 있었다.포근한 눈꽃과, 두툼한 상고대 없이,
하얀 눈밭에서 뾰족하고 날선 모습으로 바람을 맞아내는 나무들이 추위에 질린듯 창백하고 처연해 보였다.유려하고 화려한 덕유의 산세 지난 가을 기세등등하게 자라
산동무의 종아리에 생채기를 내던 산죽들은
추위에 쪼그라들어 그 위세를 잃었다.
그렇게나 산은, 계절에 따라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내가 덕유를 좋아하는 이유는 중 하나.
오솔길.좁고 아련한 오솔길이
때론 하늘을 배경으로
때론 멋진 산세를 배경으로
내앞에 나타날때마다 꺅! 소리를 지르며 안아주고 싶은, 안기고 싶은 기분이 든다.곤도라를 타고 올라와 시작하는 덕유산행은...
산행을 시작한 후 만난
최고로 쉬운, 최고로 온화한 산행이었다.
대모구룡보다도 더 수월한 덕유산행이라니.
덕이 많고
유하기 까지한 덕유산이 베푸는 산책같은 산행.동엽령에서 식사를 하고
칠이남쪽대기봉 가는길,
역시나 기억에 생생한 포토스팟에서 겨울의 덕유를 사진에 담는다.지난 가을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 가장 맘에드는 산행사진 중 하나! 산행길의 고저변화가 심하지 않고 완만한 길이 이어져
아이젠을 끼고 장시간 산행했음에도 피로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자연은 정직하고 신비롭지.
눈이 녹은 길이 눈앞에 나타나면 거짓말같은 따스함이 느껴졌고
눈이 쌓인 길이 시작되면 칼바람과 싸늘함이 나를 밀어냈다.칠이남쪽대기봉에서 다시 동엽령으로 돌아와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이 길기는 했지만 매우 완만하고 평이한 흙길이었다.얼음이 꽁꽁얼고 눈이 폭신하게 쌓인 그야말로 겨울미 뿜뿜 뽐내는 계곡을 옆에끼고 걸을 수 있는 하산길.
계곡의 풍경과는 이질적으로 늦가을 느낌이 물씬나는 길들이 나타나도 했다.얼어버린 계곡 사이의 물웅덩이는 겨울도 이제 끝물임을 알리는 듯 했다.
우린 얼음 한가운데 생긴 물 웅덩이를 볼때마다
-입수!
를 외치며 꺄르르 웃었다.얼른 따뜻한 봄이오면
나는 또다시 덕유산 영구종주에 도전할 것이다.
배불리 먹어 무거운 몸으로 뜨거운 햇살아래 산행을 계속해야하는 힘겨움을 다시 겪을 것이 엄두가 안나긴 하지만
그보다도 더 두려운, 아직도 가장 힘겹게 기억되는 순간은 산행 초반 커다란 너덜바위들이 가득한 남덕유산을 오르던 때이다.
헤드랜턴에 의지해 너덜길을 오르던 그 새벽이 가장 힘들었고
그 것을 또 반복해야 한다는 것에 살짝 한숨이 나기도 하지만
그 길 끝에 얼마나 달콤한 보상이 있는지 알기 때문에
난 또 다시 영구종주에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그 산행의 끝에는
두고두고 이야기를 해도 질리지 않을 서사가 남을 것이고
두고두고 서사를 나눌 동무들이 남을 것이다.
겨울 덕유산행은
지난 가을의 기억을 소환해 뭉클함을 안겨주었고
앞으로 다가올 덕유산행에 대한 기다림을 남겨주었다.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눈꽃이 없어도..
상고대가 없어도..
칼바람이 매서워도..
괜찮아, 덕유산이야.
🎯덕유산 오르기(feat. 곤도라)🎯
✔산행거리 : 12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5시간 40분(점심시간 및 사진찍기 한시간 포함)
✔산행코스 : 무주리조트 - 곤도라 탑승 - 설천봉 -향적봉 - 중봉 - 덕유평전 - 백암봉 - 동엽령 - 칠이남쪽대기봉 - 동엽령 - 안성탐방지원센터 - 택시탑승 - 무주리조트
✔곤도라 사전탑승예약 필수, 티켓구매는 예약과 별도로 진행해야함(왕복-162,00원)
✔안성탐방지원센터 -> 무주리조트 택시비 약 33,000원
✔난이도 : 매우 유쾌하게 하하하하하😆300x250'등산일기 Hiker_de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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