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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를 가사노동에서 해방시킬지니....로보락 S8 Pro ultra 감격의 조우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11. 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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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각자의 자리가 있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하며
    보이는 곳은 머리카락 하나 없이 깨끗해야 한다(차마 티끌하나 없이라고는 못하겠군).
     
    머나먼 옛날 독립하면서 나에게는 약간의 결벽증이 생겼다.
    벌레를 너무너무너무너무 싫어하다 보니 벌레가 생기지 않을 환경을 만들기 위해 늘 깔끔함을 유지하고자 했다.
    혼술하고 꽐라가 되어 잠에 들어도 새벽에 일어나 설거지를 하고 정리를 해야 하고
    실평수 6평 원룸에 살 때는 매일매일 쓸고 닦고는 물론이고 화장실도 매일 청소했다.

    그러다 지방발령으로 혼자 32평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세 개의 방 중,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딸린 방 하나만을 쓰고 거실, 주방, 나머지 방 두 개는 쓰지도 않으면서 이 큰 공간을 청소한다고 한참을 고생했다.
    그래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며 원룸에 살게 되었을 때 기뻤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매일 청소할 수 있는 사이즈라서.
     
    머리카락이 긴 여자가 사는 집에는 늘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기 마련인데, 난 머리카락 하나 떨어진 것도 못 봐 매일 그것을 줍고 다니거나 돌돌이테이프를 손에서 떼지 않았다.
    엄마도 적당히 하라고, 머리카락이 좀 모이면 그때 주워도 된다고 했지만 난.. 내 팔자 내가 꼬는 모지리처럼 참을 수 없었다.
     

    그즈음 큰 아파트를 사서 이사 간 친구가 로봇청소기를 샀다며 찬양을 하며 나에게도 로봇청소기를 사라고 했다.
    난.. 기계 불신론자이다.
    아니.. 실은 기계만이 아니라 내가 아닌 모든 사람, 모든 것을 잘 믿지 않는 편이라 무엇이든 내 손으로 하는 게 맘 편한 1인이다-아.. 여기서 또 내 팔자 내가 꼬고 있다는 단서가 나오네
    로봇 따위가 청소를 해봤자지~ 라며 친구의 제안을 마다했지만 실은 로봇으로 태어나 고작 원룸을 청소할 로봇에게 어쩐지 미안하기도 했다

    네가 손바닥만 한 원룸 청소하자고 태어난 것은 아닐 텐데.. 내가 네 탄생의 의미에 오점을 남길 수 없다!

    라는 진심 담긴 신념으로 내손으로 쓸고 닦으며 살았다.
     
    그렇게 스스로를 피곤하고 못살게 굴며 살기를 수년째.
    올해 초, 동생과 함께 살게 되었고 집은 꽤 넓은 투룸이 되었으며 봄부터는 고양이도 함께 살게 되었다.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라니!!!

    청소노동이 몇 배로 증가했다.
    눈만돌리면 여자 둘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머리카락, 그리고 고양이 털이 가득해서 매 순간 그걸 치우고 다녔다.
    아침저녁으로 돌돌이 테이프와 청소기를 돌려도 그때뿐이었다.
    내부 공사를 하며 새로 깐 마루는 습기에 취약하다고 해서 걸레질도 자주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매일이 찝찝했다.
    그리고 하루종을 청소하느라 힘들었다.
    하고 있어도 스트레스 안 하고 티끌이 보이는 집을 바라보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긴 서사를 뒤로하고 드디어 로봇청소기님을 영접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좋다는 로보락으로 정했고, 다양한 모델을 공부하다 보니(또... 했어.. 그냥 대충 사지.. 내가 이래..;;;) 모델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가격이 배로 뛰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너무 저렴한 것은 싫고 어느 정도 기능성도 갖추고 가격대도 괜찮은 로보락 S8 플러스를 사기로 결심했다.
    799천 원. 이미!!! 충분히 비싼 가격 ㅠㅠ
    S8 프로 울트라와의 큰 차이는 걸레를 빨아주느냐의 여부였다.
    안 그래도 기계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 나는 걸레는 사람손으로 박박 비벼가며 빨아야지 기계가 빨아주는 걸레를 어떻게 믿어~라는 심정이어서 옳다쿠나 싶었다.
     
    수년 전부터 로봇청소기를 추천하던 친구에게 드디어 나도 로봇을 들이기로 했다며 말을 하니
    닥치고 제일 최근에 나온 최고가 모델을 사란다.
    기계 못 믿어, 빨래는 사람손 어쩌고 저쩌고를 운운했지만 그냥 닥치고 자기 말을 들으란다.
    그래서 횽님말을 듣기로 하고 내가 선택한 모델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돈을 들여 로보락 S8 프로 울트라를 들였다.
    할인쿠폰을 더덕더덕 갖다 붙여 가까스로 139만 원에 득하였다.
    이 돈이면 2주에 한번 청소이모님을 모셔도 몇 년 가능할 것 같은데라는 현타가 찾아왔으나 애써 외면했다.


    공부하며 미리 접했던
    생각보다 엄청 크고 무거운 택배박스를 나도 받았다.
    엄청 무겁다. 진짜 무겁다. 혼자서 꺼내다가 크게 고생했다.
    하지만 성공!

    설치는 초간단.
    커다란 리플릿에 기기와 앱 등 빠른 셋팅관련 내용이 인쇄되어 있어 그것만으로도 초기세팅은 끝낼 수 있다.

    로보락 앱을 깔고 로봇을 작동시키니 점점 우리 집 지도를 그리기 시작한다(세상 신기.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리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시끄럽다. 솔직히 일반모드로 해놓고 돌렸음에도 시끄러웠다. 더 등급 높은 모드로 돌리면 엄청난 소음일 듯...) 일을 하기 시작했다.
     
    욕실매트는 어찌해야 할까 싶었는데 일반 욕실매트는 빨아들이려고 하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두꺼운 메모리폼 욕실매트와 주방매트를 깔아놨더니 그 아이들을 가뿐히 타고 올라가서 매트 위를 깨끗하게 청소한다.
    거실 카펫은 거의 감동 수준이다.
    원래 가지고 있던 무선청소기와 돌돌이로도 늘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로봇이 카펫 위로 올라와 마루 청소할 때보다 더더더 커다란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왔다 갔다 하면 정말 깔끔해진 러그와 만날 수 있다.
    평소 청소할 때마다 쭈그리고 엎드려야 했던 소파밑도 혼자서 들어가 말끔하게 쓸고 닦으며 청소를 했다.

    습기에 취약한 마루니까 물의 양을 가장 적게 쓰는 물걸레 청소를 설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 후의 깔끔함과 상쾌함은 만족만족 대만족이었다.
     
    -기계를 어떻게 믿어
    할 때마다 지인들이
    -야! 너보다 훨씬 잘해!
    라며 면박을 줬었는데 맞다.
    나보다 훨씬 청소를 잘한다.
    오랜 세월 청소로 단련된 나보다 더 구석구석 청소를 잘한다.
    그리고 끝끝내 의심의 눈초리였던 걸레 빠는 기능조차 만족스러웠다.
     
    걸레냄새가 날 수도 있다는 후기를 접했기 때문에 
    오수통은 매일 비우고 있다.
    매일매일 청소해도 더러운 물이 나오는 오수통.
    이만큼 깨끗해진 환경에서 사는 거지~라는 만족감을 준다.
    오수통에 물때가 끼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매일 오수통을 비우고 헹구며 만능세제 발을 닦자를 몇 번 칙칙~ 뿌리고 헹궈주면 뽀득뽀득하고 향도 좋다.

    첫날 사용했을 때 유지보수 브러시가 막혔습니다. 브러시를 세척하고 이물질을 제거하세요 라는 오류 42가 떠서 세 시간 넘게 기계와 씨름하고 검색을 했다.
    검색을 해보니 구제불능 오류 중 하나인 것 같았으나 그 와중에 해결하신 분들의 블로그를 보고  조치를 취해서 오류 42를 없앴다. 
    브러시를 뺐다 다시 껴고 오수통 정수통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코드를 뽑았다 다시 켜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지금은 오류 없이 잘 돌아가고 있다.
    10일 내의 문제에 대해서는 환불 또는 교환이 가능하다고 해서 10일 동안은 로봇을 하드워킹 시켜볼 예정이다. 

    구석구석 청소잘함 우쭈쭈

    매일 청소에 빨래에 온갖 집안일에 시달리며 내가 식모인가, 가정부인가 싶은 우울감이 불쑥 찾아오던 나는 마음의 평화를 찾으며 행복해진 것은 물론이고
    늘 늘어놓고 안 치운다고 구박받던 동생도 행복해졌다.


    단, 고양이만 불행하다.
    아니, 불행한 것인지 신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고양이는 로봇청소기를 사냥감으로 인지한다던데.. 이 녀석 사냥감을 만나서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우우우웅~ 낮은 울음소리를 내며 로봇을 신나게 후려치고 있다.

    1차대전
    2차대전

    친구말에 따르면 2주 정도면 적응한다고 하던데..
    남다르게 예민하고 소심한 우리 고양이는 어떨는지 모르겠다.
    고양이와 로봇의 전쟁을 막기 위해 당분간은 퇴근해서 청소기를 돌리기로 했다. 회사에 있는 동안 로봇을 돌리고 쾌적한 집으로 퇴근하는 내가 그려온 미래는 아직 도래하지 못했다.
    사랑스러운 나의 반려묘야, 나의 반려로봇과 친해지길 바라!!!
     
     
    로봇을 못 믿으시겠다고요?
    매일 청소하느라 힘드시다고요?
    가사노동에 매몰되어 시간이 없으시다고요?
     
    지르십시오!
    로봇청소기.
    당신의 인생에 여유와 평화와 쾌적함을 선사합니다.

     +) 올해 가장 가치로운 소비-원투펀치를 11월에 다 해치웠다.
    집 그리고 로봇청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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