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러닝일기] 마라톤 사전답사기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10. 9. 14:37
    반응형

    마라톤 사전답사?
    이게 웬 개소리야?

    당근마켓 러닝크루에 아주 가끔 참석 중. 거기서 얻은 동네 마라톤대회 정보.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진짜 집 앞에서 하는 대회라 마음 편하게 참석해 보고자 신청했다.

    더위 막바지였고 달릴 때마다 땀을 한 바가지, 5km만 해도 이렇게 힘들어 죽겠는데 10km를 어떻게 달려.
    스트레스가 쌓여갔다.
    뭔가 하기로 하면 잘해야겠다는 쓸데없는 의욕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

    그래서 결국 기나긴 자기 타협의 시간을 가진 후 마라톤을 취소하게 된다.
    - 난 어차피 마라톤 신청했다고 해서 달리지 않을 것을 더 달리는 사람도 아니고 훈련을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언제나처럼 뛰고 싶을 때 나가 뛸 건데 굳이 마라톤을 신청해야 해??
    라는 지난한 생각의 꼬리를 물고 물어 마라톤을 취소하고 나니 묵은 체증이 내려간 듯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고 나서 우연히 접한 인스타 러너분의 피드를 보고 느리더라도 긴 거리를 달리는 훈련(?)을 하게 된다.

    10km를 이틀 연속 뛰기도 하는 등 몇 번 뛰어보니 할만한 것 같아졌지만 마라톤 신청은 마감. 매갬!

    그리하여 분위기를 느껴보고 앞으로 다가올(?) 인생 첫 마라톤을 대비하기 위해 국제평화마라톤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아침은 든든히 먹어요😝

    참가자들에게 피해는 주기 싫고 분위기는 느끼고 싶어서 5km 참가자들이 다 출발하고 15분쯤 있다가 출발했다.
    실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뛸까 말까 고민하다가 더 늦어지긴 했다.

    런린이는 오늘도 하나 배워본다.
    비 와도 마라톤 대회는 진행하는구나.

    바로 집 앞이어도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도 많이 챙겨 먹고 나왔으니 이대로 포기할 순 없지.
    나도 출발한다.

    삼성1동 주민센터 도로를 통제하여 신호걸릴 걱정 없이 달려서 신났다.
    매우 짧은 거리이고 신호등도 고작 하나지만 그래도 신나

    바로 격한 내리막을 달려 한강 구간으로 진입.
    격한 내리막을 달렸다는 것은 돌아올 때 격한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는 거겠지.

    얼마 달리지 않아 5km 참석 인파 사이에 들어갔다.
    5km 참석자들은 대부분 걷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
    가족 단위 참석자들이 많았고 다들 하하 호호 수다를 떨며 걷는 사람들의 옆으로 엄청난 속도로 반환점을 찍고 벌써 돌아오는 러너들이 보였다.

    나는 그 사이를 요리조리 슉슉 달렸다.
    오늘도 겁나 큰, 부끄러운 호흡소리가 한 몫했다.
    내 숨소리에 일부는 길을 터주시기도 했다.
    엄청 감사하지 말입니다.

    그리고 곧 5km 반환점을 지났고 10km 참가자들과 만났다.
    비가 2km를 지나자 거세지기 시작해서인지 달리기가 힘들었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조절했다. 넋 놓고 달리면 호흡이 가빠져서 좀 느리게 호흡하려고 노력했다.

    5km 반환점을 돌 때까지는 힘들다가 반환점을 돌고 나자 심리적 이유 때문인지 모르지만 뛰는 게 수월해졌다.
    원효대사님 말처럼 결국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인 건가

    마라톤 진행요원분들의 응원도 힘이 되었고 달리면서 나를 앞서 가시는 분들이 화이팅!! 이라며 큰소리로 외쳐주시는데 이게 그렇게 좋을 일이야 싶을 정도로 힘이 됐다.

    혼자 뛰는 사람들보다 둘 또는 셋, 넷 씩 무리를 지어 뛰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중 한 명이 잘 뛰는 사람이라 나머지 일행을 격려하고 으쌰으쌰하며 이끌어주고 있었다.
    어쩐지 좀 부러웠다는

    (그래서 어제 러닝크루 하나 가입해 보았음 ㅋㅋㅋ 하고 싶을 때 집 앞에서 뛰어다니는 자유로운 영혼인 내가 과연 얼마나 참석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시작할 때 달려 내려갔던 급경사를 다시 달려올라와 10km 달리기를 마무리했다.

    마라톤 부대행사로 강남구 유명 맛집의 푸드트럭이 운영된다는 소식을 사전에 입수하여 동생과 합동작전을 펼쳤다.
    나의 달리기가 끝날 즈음 동생이 와서 식권을 구매.

    생각보다 줄이 엄청 엄청 길어서 동생은 이마초밥 부스에 나는 일일향 부스에 줄을 섰다.
    1인당 2개까지만 구매되는 부스가 있는가 하면 인당 제한이 없는 부스도 있었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이 계속 쏟아졌다.
    동생에게 건네받은 바람막이를 하나 더 입고 체온을 유지하며 기나길 행렬 속에서 거북이처럼 움직였다.
    마라톤 참석자보다 동생처럼 놀러 나온 동네사람이 훨씬 많았다.

    마라톤보다 푸드트럭 행사가 메인인 듯한 느낌.

    1인 1 탕수육을 위해 일일향 탕수육&칠리새우를 한 팩씩 샀고 초밥은 3개를 샀다.
    달리기를 하는 돼지는 많이 먹어도 걱정이 없지

    그렇게 식권 5개를 사용해 점심을 먹고 남은 식권 두 개로 디저트를 샀다.
    식사를 마칠무렵부터 비가 그치기 시작해 디저트 줄에 섰을때는 해가 너무 뜨거웠다.
    날씨 참 극단적이야.
    후식은 집에서 먹기로 하고 후딱 구매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조선델리의 커피와 디저트 세트.
    개봉해 보니 이게 제일 가성비가 좋은 것 같았다.
    다쿠아즈와 오렌지케이크 등 하나하나가 다 맛있었다.
    아... 뭐지!?
    러닝일기가 점점 산으로 가네

    처음 느껴본 마라톤 대회의 열기는 매우 신기하고 흥겨웠다.
    올해 성공적으로 답사를 마쳤으니 내년에는 꼭 정식으로 참가해야지.
    집 앞, 마라톤, 개꿀!

    우중러닝 후 해가 반짝


    300x25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