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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한번 연장되었다.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17. 4. 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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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암 8번 하고 PET CT를 찍고
    효과가 없으면 바로 호스피스로 가기로 했었다.

    그런데 항암을 하며 아빠는 점점 기력이 쇠했고
    백혈구 수치가 너무 낮아 두번이나 항암을 못하고 집에오곤 했었다.

    아빠가 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해서 6번째 항암을 마치고 PET을 찍었다.
    결과를 보러가야했던 월요일.

    엄마는 토요일 부터 잠을 못이뤘다.
    엄마의 잠은 줄고
    아빠는 잠이 늘었다.
    아빠는 두세시간 깨어있으면 그 이상을 주무시곤 한다.

    서울대에서 더이상 할 수 있는게 없다고
    호스피스를 가라고 권하던날
    엄마는 의사의 진료실에서 눈물을 쏟았고
    아빠는 얼마나 남은거냐고 물었다고 한다.

    짧으면 두달. 길면 여섯달.

    두달이 좀 넘었다.
    아빠는 암 진단 이후, 정말 수도없이 많이 검사하고 결과를 받았다.
    매번 조금씩 생명을 연장했다.

    그리고 어제.
    아빠는 다시한번 생명연장을 통보받았다.
    항암을 계속하기로 했다.
    좋아지진 않았지만 암이 더 커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호스피스 가야할지 알고 심장을 졸이던 우리는 한숨 돌렸다.

    처음 수술할때
    4기는 원래 수술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 병원에서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수술을 하고 있다. 수술안하면 6개월 하면 1년이다.
    라는 말과 함께 시작한 투병생활이...
    이제 2년 반이 넘어가고있다.

    아빠는 이제 하룻동안 깨어있은 시간과 잠자는 시간이 거의 비슷한것 같다.
    그래도 감사하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언젠가.. 어느날인가..
    행복을 미루지 말자며 스스로와 약속했었다.
    하고싶은 일, 갖고싶은 것들을 나중에 결혼하고... 라며 뒤로 미루지 말자고. 언제 올지도 모르는 결혼을 기다리며 행복을 미루자 말자고 결심했었다.

    그런데 나는 요즘 이런저런 일들을 뒤로 미루고 있다. 나중에.. 나중에..
    우선은 아빠곁에서..
    어찌보면 행복을 미루고 있는 것이긴 하지만 이는 더 큰 행복을 위함이다.

    작년 9월. 올 5월 황금연휴를 위해 스페인행 비행기표를 예약했다. 2주.
    그리고 오늘 그 항공권을 취소했다.
    스페인이 엄청 가고싶기도 했고
    2주간 여행을 떠나는 기회는 회사를 다니는 동안 다시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래도 그 긴시간 아빠를 못보면 보고싶을 것 같아서.. 그리고 그렇게 긴시간 떠나있는게 불안해서.. 그리고 또 한편으론 엄마아빠에게 미안하기도 해서..

    그래서 오늘 기꺼이 항공권을 취소했다.

    동생과 내년 봄에 가자고 약속했다.


    매주 월요일 항암을 하는 아빠는 목요일까지 엄청 힘들어하다가 내가 본가에 가는 금요일 부터는 기운이 좀 돈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 괜찮은 아빠의 모습만 보고있다.
    그래서 나는 굳게 믿고싶다.
    내가 보는 아빠가, 어느정도 기운있는 괜찮은 아빠가, 아직은 오래 우리곁에 있을 것 같은 아빠가 진짜 아빠의 상태라고.


    오늘 저녁식사하며 영상통화를 한 아빠는
    여전히 나에게 장난을 걸었다.
    진짜 너무너무너무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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