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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일기] 두번째 영남알프스(feat. 알레버스)
    등산일기 Hiker_deer 2023. 3. 1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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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모임을 탈퇴한 프리랜서 등산인🤣🤣🤣이 된 나의 첫 번째 산행이었다.
    게다가 인생 첫 안내산악회 산행이어서 엄청 떨리고 긴장됐다.
    이런 나의 첫 발걸음에 올리브언니와 M님이 함께해 주어 엄청 큰 힘이 되었다.

    실은 안내버스를 이용해 보고 나의 선택을 후회하게 되는 게 아닐까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알레버스와 함께한 첫 번째 안내버스 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대만족이었고
    우리 셋은 오늘을 계기로 알레버스 찐 팬으로 입덕했다.

    카톡으로 보내주는 이 가이드만 잘 읽는다면 어느 누구라도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저세상 친절함!❤❤

    예전에 어느 새벽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모임에 참가했다가 그 새벽 사당역을 가득 메운 인파와 차량을 보고 내가 모르는 세계를 접한 신기했던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금요일밤 11시 50분의 사당역 역시 신세계였다.

    대한민국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남자화장실 밖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자정이 가까운 시각 사당역 1번 출구 나가기 전의 공중화장실에서 만날 수 있으며
    1번 출구부터 시작해 수백 미터를 길게 늘어선 엄청난 버스들, 그리고 버스에 타려는 인파를 만날 수 있는
    새벽녘 경매가 한창인 수산시장같이 생경한 금요일 자정의 사당역.

    우리가 타야 할 알레버스를 발견하고 가방은 트렁크에 고이 넣어두고 가벼운 몸으로 버스에 올랐다.

    아주 깔끔하고 정돈된 버스 내부

    알레버스만의 손 편지 갬성 간식세트!
    인스타에서만 보던 것을 실물로 영접.
    의자를 뒤로 쭉 눕히고 출발. 편하게 눈을 감았다.

    눈떠보니 영남알프스!

    버스는 정확히 4시에 도착했는데
    준비가 느린 편인 나와 올리브언니 덕에 우리는 버스승객 중 가장 마지막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출발지인 지산만남의 광장엔 화장실이 있는데... 한 칸이다. 그래서 시간이 꽤나 지체되는.....;; 그럼에도 감사합니다. 소듕한 화장실)

    언니와 나 단둘이었다면 전전긍긍 불안해서 난리였을텐데 M님 덕분에 제일 뒤에 있었음에도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었다.
    출발하는 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취소까지 고민했던 언니를 생각해 우리는 쭉 임도로 올라가기로 했다.

    지산만남의 광장에서 영축산 오르는 길은 임도와 등산로 두 가지가 있는데 알레버스 가이드를 읽어보면 거리는 좀 차이가 나지만 시간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그리고 여러 명이 온 알레버스 승객들 중 이를 정말 테스트해보고 싶었는지 임도와 등산로로 나뉘어 올라가던 무리가 있었는데 정말 비슷한 시간에 다시 만나곤 했다 ㅋ

    우리는 임도와 등산로를 섞지 않고 쭉 임도로만 올라갔다.
    그래서 헤드랜턴을 끼고 했던 산행 중 처음으로 두통 없는 야간산행을 할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헤드랜턴에 의지해 땅만 보고 집중해서 걷고 나면 늘 두통 혹은 목의 통증에 시달리곤 했었다)

    임도가 끝나는 곳에 쉼터가 있다
    헤드랜턴 앞으로 엄청나게 흩날리는 먼지만으로도 오늘의 미세먼지가 장난 아니겠구나 짐작은 했는데
    저 멀리 보이는 야경이 이렇게 뿌옇게 보이다니.. 많이 아쉬웠다.

    쉼터에서부터는 등산로로 올라야 한다
    900미터.
    등산로도 별로 험하지 않아서 힘들거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었다.

    어렵지도 않은데 길도 예쁨

    게다가 900미터 밖에 안되는걸~~~
    영축산은 어쩐지 거저먹은 느낌!

    쯔기가 정상! 진짜 다왔당

    알레버스 가이드에 의하면 영축산 정상까지가 오늘의 코스 중 가장 어려운 코스였고 남은 구간은 쭉~~~ 보통난이도였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 오늘 산행 다 한 기분으로 영축산 정상에 섰다.

    도착하고 나니 딱 일출 시간이었다.
    오늘 타이밍 무엇! 이렇게 찰떡같이 좋을 일인가~~

    영축산의 정상석과 오늘의 떠오르는 태양, 그리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나의 한 순간을 남겨본다!

    여유롭게 일출을 즐기고

    첫 포토스폿에서 사진도 찍는다.

    올리브언니는 본인이 느려 시간이 부족하면 어쩌냐고 걱정했었는데 영축산에 오르고 나서야 오늘 알레버스가 우리에게 내어준 시간이 얼마나 여유로운지를 깨달았고
    이때부터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수다를 떨며 느긋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미우랑 첫산행 왔어요. 자세히 봐야 예쁘게 보임🦊🦊🦊
    역광사진은 늘 옳아요! 미우에 집중🦊🦊🦊

    영축산에서 내려다보이는 신불재까지 가는 길은 내가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길!
    가장 예쁜 길!
    가장 목가적인 길!

    정말 예쁘다고, 오길 잘했다며 신나 하는 올리브언니를 보고 나서야 이곳에 오자고 여러 일을 겪은 우리의 시간이 위로받는 느낌이어서 이때부터 나도 어쩐지 마음이 편해졌다.
    아마도 그전까지는 조금 걱정하고 있었나 봐.
    나 때문에 언니도 불편해진 거 아닐까 하고 말야.

    언니는 신이 나서 달렸다.

    그래서 나도 신이 나 팔짝팔짝 뛰어보았다.

    이 길은 너무 예뻐서 빨리빨리 가고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최대한 느리게 걸으며 내 눈앞에 두고 싶기도 했다.

    엄청 더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칼바람이 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기온이 높은 날이어서 많이 춥지는 않았다.
    칼바람 덕분에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 좋았다.

    8시쯤, 신불재 한가운데 쉼터에 도착했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M님의 크림치즈 곶감호두말이! 산에서 웬 호사란말임꽈!

    이렇게 편안한 길을 쭉 따라가면 신불산이 나온다.
    오늘의 두 번째 인증지.

    잠시 뒤를 돌아보면 오늘의 나를 응원해 준 두 명의 산동무가 든든히 뒤를 지켜주고 있다.
    걸어왔던 예쁘고 또 예쁜 길을 뒤로하기 아쉬워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뒤를 돌아보면 뿌연 하늘

    앞을 보면 파란 하늘.
    한쪽이라도 깨끗한 하늘이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신불산도 클리어~

    신불산 정상의 데크에서 보는 뷰는 올해도 여전히 반짝반짝 예쁘게 빛을 내고 있었다.
    그러니 그냥 지나갈 수 있나~
    또 한 장의 사진을 살포시 남겨주고요~~

    이제는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유명한 그 길!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로 향하는 길을 걷는다.
    올리브 언니를 무박버스에 태워 이곳까지 오게 한 바로 그 길!

    영축산에서 신불산 가는 길은 목가적으로 예쁘고
    신불산에서 간월재 가는 길은 한껏 단장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 이곳은
    앞태도 최고

    뒤태도 최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고최고(feat. BTS 호르몬 전쟁)

    우리, 쩌기에서 왔어요

    이미 오늘의 행복게이지는 다 채웠다며 간월산 정상에 오르지 않겠다는 언니를 설득해 정상으로 향했다.
    다행히 언니는 팔랑팔랑 잘 설득되는 편

    스쿼미시의 첫 외출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간월산 정상까지 셋이 함께 올랐다.
    그리고 정상석 근처의 포토스팟도 발견!

    우리가 지나간 이곳은 정상석에서 사진 찍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사진을 찍고 가는 코스가 되었다.
    어쩐지 매우 뿌듯하다면 이상한가? ㅋ

    다시 간월재로 돌아왔다.
    11시가 되기 전.
    버스 출발시간은 2시이니 시간이 정말 여유로웠다.

    바람도 쉬어가니까 나도 쉬어봄🌸🌸🌸

    아침을 먹고 남은 과일을 먹기 딱 좋은 시간, 딱 좋은 날씨, 딱 좋은 장소였다.

    한참을 앉아 버스산행의 장점에 대해 수다를 떨고
    11시 30분쯤 하산을 시작했다.
    우리 속도라면 일찍 하산을 마치고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던지 아니면 점심식사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렇게 예쁜 영남알프스를 품은 지역경제에 한몫 보태자며 으쌰으쌰 마음을 모았다.

    그리고 예정대로라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었겠지만....
    하산길 안내문을 다시금 숙지하지 않고
    내려가는 길 내내 셋다 관심 있는 인테리어에 대한 수다에 빠져 큰 길만 따라 넋을 놓고 걷다 보니
    중간에 빠져야 할 길을 놓쳐 한참을 잘못된 길로 내려와 버렸다.

    약 3-4km 정도를 알바하며 잘못 갔음에도 도착했을 때는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고 커피 한잔을 호로록 마실 수 있었다.

    오늘은 내 산행인생에 정말 중요한 하루였다.
    혹여나 과거의 나의 모든 선택을 후회하게 될까 조금 초조하기도 했는데
    두려움에 쭈뼛대며 내딛는 나 발걸음을 뒤에서 든든히 지켜준 동무들 덕분에
    나의 산 인생이 새로운 스테이지에 무사히 안착했다.

    두 번째 영남알프스도 모든 것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는 느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드디어 나도 영남알프스 은화원정대 대열에 들어섰다.

    🎯영남알프스 영-신-간🎯
    ✔️산행시간 : 9시간
    ✔️산행거리 : 22.5km(대체 알바를 얼마나....쿨럭)
    ✔️산행코스 : 지산만남의광장-영축산-신불산-간월재-간월산-간월재-등억온천단지주차장
    ✔️안내버스가 이런 것이었다면 진작부터 이용할걸~~~ 편견을 깨준 알레버스 고마워요
    ✔️영축산 올라가는 임도길은 개꿀!!! 굳이 짧고 빠르다는 등산로를 선택하지 않아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오를 수 있어요
    ✔️은화 안 줘도 매년갈래! 영남알프스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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