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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의 단상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1. 10. 31.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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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지금 어디야?
    -설악산
    -몇번째산?
    응..?????
    언니가 왜 나에게 저런걸 묻지?
    눈알을 데굴데굴 굴려봐도 답이나오지 않아
    -올해 한 40번째 인것 같은데....

    했더니만
    -얼른 100개 찍자. 그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야. 그럼 산 그만 다니고 나랑 놀아주겠지

    마음이 툭.. 내려앉았다.
    통증이 싸르라니 퍼져간다.

    늘 뭔가를 하면 중간없이 빠져버리는 바람에 잠적하다 시피 해도.. 돌아가면 늘 그자리에서 나를 따스하게 맞이해주던 친구들이었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내가 또 그러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마음을 질책한다.
    결국 그렇게 앞만보고 달려가다 몸도 축난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실은 잠시 거리를 두었다 돌아가는 방법을 몰라 늘 무언가를 시작하면 돌진하듯이 전념했었다.
    그러느라 잠시 거리를 두었던 나의 소중한 사람들은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는 나를 불러들여 따뜻하게 안아주던 사람들이었고.

    영원히 철딱서니 없이 살고싶었는데
    하나씩 배워가야할 시간이 온지도 모르겠다.
    (이.제.서.야.??)


    2. 모든게 엉망이어서 생각하면 이불킥이라도 해야할것 같은 설악산행을 마지막으로...
    올해 산행은 접기로 했다.

    부끄럽고 창피하고 제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고 일행들에게 폐만 잔뜩 끼친 채 끝나버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좋고 또 좋았던 황매산행을 마지막으로 할껄.
    좋은 기억만 남도록...힝.


    3. 10월에는.. 산을 11개나 다녀왔다.
    그래서 스케쥴러에 온통 산 아이콘 뿐이다.
    이정도면 좀 쉬어도 되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모임 알림도 꺼버렸다.
    자꾸.. 산 공지가 올라오면 가고싶을 것 같아서.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산에 오를 수 있는데 추위를 너무 많이타는 내게 앉아 쉬어가며 먹어야할만큼 긴 산은 겨울엔 절대적으로 무리라는 것을 설악산에서 깨달았으니...
    이만큼이나 열심히 산을 탔으니 잠시 쉬어가자는 생각이긴 하지만.
    대충 초코바를 우물우물 거리며 이동할 수 있는 산이라면 갈지도 모르지.
    가고싶겠지? ㅋ

    이래저래 좋을 것 같다.
    주변도 돌아보고.
    그동안 산에 같아가자고 제안했던 지인들과 엄빠산인 대모구룡산도 가고(딱 그정도가 좋은 친구들)
    내 몸도 좀 돌보고...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자꾸 뭘 갖다 붙이는 이유는
    다시 산으로 뛰쳐나갈까봐.
    그럴지도 모르는 나를 설득시키려고



    4. 설악산에서 넘어진 후....
    잔뜩 염증이 차있던 점액낭이 사라져...
    일요일 진료하는 정형외과를 찾아 방문했다.
    다행히 집근처.
    병원 대기실에는 이동네 환자들은 다 모아둔듯 발디딜 틈 없이 북적북적.
    의사쌤께 전후사정 설명을 하고
    엑스레이를 찍었다.

    그리고 다시 선생님을 뵈러들어가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
    점액낭염은 종종 터져서 몸이 흡수되곤 하는데 그때 석회질이 생겨 문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석회도 생기지 않았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통증도 없어 물리치료도 약도 처방해주지 않을테니 평소 생활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하셨다.

    걱정으로 가득찼던 맘이 가벼워졌다.
    이럴거였음 어제 공룡다녀올껄 그랬지, 영남알프스 산행도 취소하지 말껄 그랬지.
    아주 잠깐 후회가 스친다.


    5. 11월을 기점으로 위드코로나 시대가 시작된다.
    재택근무가 끝났음을 알리는 공지가 올라왔고
    10월 마지막주에 개최된 전시회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듯 부스로 가득찼고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그간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도 하나 둘, 저녁약속이 잡힌다.

    산에가고
    운동만 하던 오랜 시간이 끝나고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느낌.
    또 설렘.
    이렇게 자주 설레서 심장이 남아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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