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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쭈의 등산일기] 드디어 영남알프스(간월산, 신불산, 영축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2. 2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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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2. 26. 토요일

    작년에 그렇게나 가고싶었으나
    설악산 대참사 이후 쫄아서 포기했던 영남알프스를 드디어 가게되었다.

    멤버는 approx. 돌벤져스!
    (이멤버 자주 뭉치네 ㅋㅋㅋㅋ 뭔가 좀 빡셀것 같다~~~하면 돌벤져스임 ㅋㅋㅋ)

    금요일밤 11시가 넘어 출발했고, 감사하게도 운전을 해주신 산동무들 덕분에 차에서 눈을 붙일 수 있었다.
    4시즈음 도착해 느릿느릿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식사도 했다.
    아무도 없는 새벽의 배내고개 주차장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남쪽나라는 따뜻하겠지~라는 생각으로 방한준비를 대충해온 나를 호되게 자책했다.

    새벽에도 이용가능한 배내고개 주차장의 화장실은 혜자롭게 온수도 펑펑나와서 꽁꽁 얼어버린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녹일 수 있었다.

    5시.
    출발합니다!
    대망의 영남알프스 환종주!!!(우리는 반만 돌기로 했으니 영남알프스 반종주😝)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에서 나도 쉬어가겠다며
    영알영알영알앓이를 하며 늘 종알거렸는데, 드디어 간월재를 만나러 갑니다.
    세상 설레는 발걸음!

    어둠속에서 헤드램프의 불빛에 의존해 올라가는 일출산행.
    작년에 지긋지긋하게 많이해서 내인생에 더이상의 일출은 없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오늘도 난 어둠속을 걷고있다.

    산을 느낄수 없는 어둠속의 산행이 늘 마음에 안들지만
    잠시 짬을내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우주가 나에게 쏟아지는 느낌이다.
    찬란한 별과 달이 내게 와서 안긴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시각에 만난 정상석이 신선하다.

    블랙야크 낙동정맥 인증, 배내봉

    동무들의 헤드랜턴을 조명삼아 사진을 찍었는데 어쩐지 웃기고 즐거웠다 ㅋ
    다들 나만 보는 느낌. 레드카펫에서 플래시 터지는 카메라를 마주하면 이런느낌인거야?

    배내봉을 지나서 조금 걷다보니 하늘색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미세먼지때문에 붉게 타오르는 하늘을 왼편에 두고 올라가는데 덕유산을 오르는 느낌이었다.
    거의다 왔다며 잘하면 일출을 볼 수 있겠다며 숨돌릴 틈도 없이 치고 올라가던 덕유산에서 해뜨기 직전 새빨갛게 타오르던 그 하늘을 다시 만난 기분 ㅋ

    오늘도 비슷하게 잘하면 간월산 정상에서 일출을 볼 수 있겠다 하며 산을 올랐지만 그때처럼 일출이 간절하지는 않았다.
    일출은 이제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일출 조기교육을 마친 산쭈.

    블랙야크 낙동정맥 인증, 간월산

    간월산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나서 하늘을 보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새빨간 하늘로 해가 떠오르는데,
    떠오르는 느낌이 아니고 하늘로 나아가는 문이 열리는 느낌이었다.

    많은 일출을 봤는데 하늘문이 열리는 듯한 일출은 처음이라 또 다시 감동!

    이제... 그 유명한 간월재를 마주할 순간이다!
    아주 오랜시간 마음에 품어왔던 무언가를 마주하는 순간, 나는 늘 초긍정인이 되곤 하는데
    그렇게 바라마지않던 간월재를 마주한 순간 실망이 밀려왔다.
    한겨울의 스산한 간월재는 내 상상속의 따뜻하고 포근한 그것이 아니었다

    어쩐지 힘이빠져 망연자실 서있는 내게
    해가 뜨면,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면 예뻐질 것이라며 위로를 건낸 대장님 ㅋ

    예쁘지만 안예쁜것 같은,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던 느낌의 간월재
    그래도 예쁘긴 하네. 기대가 너무 컸을지도...

    이것은 나의 간월재가 아냐!
    라고 부정하고 싶던 순간 해가 점점 하늘높이 올랐고
    간월재가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오늘의 간월재는 오늘만큼 아름다웠고
    나의 감정선은
    -상상연애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정도로 마무리 됐다 ㅋ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
    그 간월재 휴게소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는데
    춥다.
    너무 춥다.
    바람도 쉬어간다더니, 왜때문에 쉬지않고 열일하며 몰아치는지...ㅡ.,ㅡ
    이렇게 추워서야 쉬어가기 힘들겠엉 ㅠㅠ

    하지만 말입니다.
    간월재 휴게소에는 산중턱에 있는 화장실 중에 가장 깨끗한 화장실이 있읍죠.
    그 이유만으로도 꼭 쉬어가야 함 ㅋ

    멀리 보이는 간월재 휴게소. 예쁘고 완만한 능선길
    신불산으로 가자, 동무들!

    영알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간월-신불의 능선을 걷는다.
    아무것도 거칠것 없이 여유로운 마음이었지만
    매섭게 불어대는 바람이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걸음을 멈추면 얼음이 될 것 같았어

    아무도 나에게 영알에는 똥바람이 상주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어.
    그런데 생각해보니 바람도 쉬어가는 간월재라는 말은... 바람이 엄청나니 나올 수 있는 문장이었던거지.

    블랙야크 100대명산 서른여덟번째 인증, 신불산
    겹겹이 늘어선 산그리메
    난 이제(또) 지쳤어요 땡벌🐝

    거센 바람이 또 우리의 등을 밀어내
    신불산에서 영축산을 향해 출발한다.

    그리고 마주한 신불평원!
    영남알프스에서 진짜 알프스 느낌이 물씬나는, 곳은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었다.
    유명한 간월재에 가려져 소문조차 듣지 못하다가 마주한 신불-영축 구간의 능선은 요를레이히~ 요들송이 절로나는 찐영남알프스였다 ㅋㅋㅋ

    영알 반종주는 배내봉까지의 오르막, 그리고 간월산까지 아주 조금의 노력을 더하면
    투입대비 산출이 어마어마한,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추천하고 싶은 코스였다.

    블랙야크 낙동정맥 인증, 영축산

    동화속에나 나올법한, happily evet after가 가능할 것 같은 구비구비 능선길을 따라 걷다보면 만나는 산봉우리들.
    이것이 바로 영남알프스의 매력이었다!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 너어무~ 잘 알겠고
    나역시 몇번이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

    영축산에서 볼수있는 영남알프스의 전경
    영축산까지 걸어온 길.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답니다의 현신이 바로 요깄어요!

    자, 이제 하산을 해야한다.
    죽전마을에서 1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배내고개 주차장으로 가야하지~

    영남알프스 종주의 한가운데는 죽전마을의 버스가 있는듯한 느낌이었다 ㅋ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종종 접하던 죽전마을과 버스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었다.
    버스 시간에 맞추어 움직이는 산행일정!

    영축산에서 신불산자연휴양림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길이 환상이었나 싶을만큼 완전 딴판인 돌길이 펼쳐진다.
    그리고 휴양림에서 죽전마을까지는 임도를 따라 이동!
    속도를 내려면 얼마든 빨리 움직일 수 있는 하산길이라 버스시간 맞추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 코스였다.

    12시에 죽전마을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장 바로 앞의 식당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먹으며 오늘의 산행 1부를 마무리 했다.
    일행들의 컨디션에 따라 환종주의 남은 반을 더 돌던지
    아니면 가지산을 가던지 하자~ 했었는데
    어쩐지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의 느낌이어서 어디든 더 가고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산동무 셋은 오늘은 그만~을 외쳤다(참으로 현명하신 분들!)
    그리고 남은 산동무 하나가 두명 이상이 간다고 하면 본인도 조인하겠다고 하여 2부 산행이 결정됩니다.
    가지산으로...

    울 아빠가
    늘 부족하다 싶을때 그만해야한다고
    어릴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지.
    으른들 말씀은 늘 옳지!
    가지산 오르는 내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산행을 계속하고 싶다고 한 과거의 나색히는 끊임없이 소환되어 무릎꿇고 손들고 벌을 섰다고 한다.

    🎯영남알프스 환종주 1차🎯
    ✔산행일 : 2022. 2. 26
    ✔산행거리 : 16.2km
    ✔산행시간 : 6시간 50분(쉬는시간 50분 포함)
    ✔산행코스 : 배내고개 -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영축산 - 죽전마을
    ✔ 주차 : 배내고개 주차장
    ✔죽전마을에서 배내고개 주차장까 가는 1시 20분 버스를 타고 10분을 달리면 출발지인 배내고개 주차장으로 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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