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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쭈의 등산일기] 영남알프스 환(반)종주 2일차(능동산, 천황산, 재약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2. 2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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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2. 27. 일요일
    어젯밤, 맘 편히 먹부림을 하며 어쩐지 오늘 아침 눈을뜨지 못할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난 "눈감지 못한자"가 되어 알람보다 먼저 벌떡 일어나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며 몽롱한 정신을 깨웠다(신불산 자연휴양림 곤달비!!! 온수가 격하게 부족함 ㅠㅠ)

    어제보다 기온이 높아진다고해서 맘놓고 있었는데
    배내고개 주차장에서 맞이한 칼바람 똥바람에 눈물이 찔끔났다.
    대체 이 바람을 뚫고 산행을 왜 하고싶은건데!!!
    셀프멱살을 시전하며 능동산 들머리에 들어섰다.

    아무리 내 몸을 혹사시키고 힘들게 해봐라.
    그래도 추우면 뛰지~!
    너무 추워서 달려갈수도 있을 것 같은 심정으로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이쪽의 환종주 코스 절반은 세상 유순한 산행 코스였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금세 능동산 정산!

    블랙야크 낙동정맥 인증, 능동산

    엉엉 울고 싶을만큼 바람이 거세고 추웠지만
    그 바람 덕분에 어제 자욱하던 미세먼지가 다 날아가 파란 하늘이 돌아왔다.

    능동산에서 짧은 하산을 하면 나타나는 임도!
    3.6km 정도의 임도 끝에는 그 유~~~~명한 샘물상회가 기다리고 있다.

    자갈과 돌멩이가 깔려있어 썩 걷기 좋은 길은 아니었지만 예쁜길이었다.

    계절감이 모호한 길은 어쩐지 신비롭기까지 했다.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신나게 걷고싶었는데,
    아차! 에어팟을 두고왔네

    영남알프스를 등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있는 그곳!
    샘물상회.

    우리도 이곳에서 잠시 쉬며 뜨끈하고 칼칼한 어묵탕과 막걸리를 한잔했다.

    추운데 춥지않고 좁은데 좁지않은 그곳, 샘물상회 ㅋ

    샘물상회의 푸세식 화장실은
    겨울에는 꽁꽁얼어 사용할만 합니다.
    눼~ 그렇습니닼.

    말도안되게 완만한 천황산 올라가는 길.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완만하고 예쁜길만 쭉 이어진다.

    진달래 군락으로 유명하다는 천황산 등산로엔 진달래나무가 한가득.
    진달래와 철쭉은 꽃도 비슷한데 나무의 느낌도 비슷하다.
    진달래와 철쭉은 꽃보다 나무가 훨씬 내스타일! ㅋ
    파르라니 날이선 뾰족하고 스산한 느낌의 나무가 참 좋다.

    진달래 군락을 지나면 천황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길이 나타나는데..
    여기가 정말 미쳤더라.
    하늘은 파랗고 해가 쨍, 황금빛 물결을 양옆에 두고 걷는 기분은 부드러운 바닐라슈를 한웅큼 베어문 느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달콤한 순간!

    정상석과 사진을 찍기위해 줄이 길게 늘어선 천황산 정상에 도착.
    배내고개에서 천황산까지는 거리만 좀 길뿐, 완전 개꿀, 거저먹는 산행. 로또같은 천황산.

    천황산 정상

    천황산에서 재약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하산로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강렬한 데자뷰!
    내가 좋아하는 소백산!
    소백산 비로봉에서 내려다보는 풍경과 매우 비슷한 그림이었다.

    계단과 능선, 주변에 펼쳐진 산세, 그리고 암릉까지 소백산과 참 많이 닮은 천황산.

    천황산까지는 시간이 좀 여유로웠는데 천황재에서 잠시 간식을 먹는 호사를 누린덕에 모든것이 촉박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재약산까지는 쉬지않고 정신없이 올라갔다.
    재약산은 천황산과 비교하면 산다운(?) 오르막이 쭉 이어지지만 그다지 길지는 않다.
    허겁지겁이라는 표현이 딱 맞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와 마주한 재약산 정상에는
    -인증하고 싶은 자, 모두 재약산으로!
    나만 모르는 비밀지령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정상석과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우리는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 ㅠㅜ
    줄 옆으로 살짝 비껴나서 "모두와 정상석"의 사진을 남긴후 하산을 시작했다.

    블랙야크 100대명산 마흔번째 인증, 재약산

    사자평쪽으로의 하산길도 참 예뻤는데
    마음이 급해서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
    어쩐지 너무 맘에드는 사자평이라는 이름도
    막상 그곳에 도착해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죽전마을에서 버스를 타야한다는 일념 말고는 머릿속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결국 영알 환종주의 모든것은 죽전마을 버스가 조종하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알의 비선실세는 죽전마을 버스🚍

    나중에 사진으로 보니 이렇게 예쁜길을 걸어왔더라~

    이 예쁜 평원를 잊은 또다른 이유는
    평원끝에서 시작되는 본격 하산이 엄청났기 때문!
    매우 가파른 흙길 돌길.
    마음은 급한데 다리는 엉거주춤 멈칫멈칫.
    시간은 아슬아슬.

    그럼에도 우리는 해내고야 말았다! ㅋ
    버스도착 10분전, 정류장에 도착했다.
    다들 뽀얗게 흙먼지를 뒤집어썼다.

    영남알프스는 흙산이 확실합니돠!
    정말 곱디고운 흙길이 쭈욱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앞서가는 사람의 종적을 고스란히 흙먼지로 받아내야 하는 곳.
    내가 좋아하는 흙산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이틀연속 이렇게 긴 산행은 처음이었다.
    앞으로 이런 산행은 안해도 될 것 같긴한데
    영남알프스가 너무 좋아서
    이 먼곳까지 또 내려오게 된다면 이 스케쥴을 감행할 수 밖에 없을 것 같긴하다.
    아마도 난... 또 오겠지, 이곳에.
    여러번 올 것 같아, 이곳에.

    따뜻한 계절에
    더운 계절에
    선선한 계절에
    또 만나요.

    🎯영남알프스 환종주 2차🎯
    ✔산행일 : 2022. 2. 27
    ✔산행거리 : 14km
    ✔산행시간 : 6시간(쉬는시간 1시간 포함)
    ✔산행코스 : 배내고개 - 능동산 - 샘물산장 - 천황산 - 재약산 - 죽전마을
    ✔주차 : 배내고개 주차장
    ✔영남알프스는 사랑이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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