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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쭈의 등산일기] 220219오대산 노인봉&비로봉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2. 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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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잘자는 편임
    그런데 가끔 정말 이유없이 잠을 못이룰 때가 있는데 어젯밤이 딱 그랬다.
    생각이 많아진 것도 아니고
    그냥 멍하니 잠을 못 이루다 2시가 다되어 얕은 잠에 들었던 것 같다.

    세사간을 채 못자고 눈을 뜨니
    멍.......하다.

    기계적으로 준비를 하고 전날 챙겨둔 옷을 챙겨입고 배낭을 들고 집을 나섰다.
    다행인 것은 오늘 오대산 봉우리 두개를 오르지만 둘다 초급코스라고 하셨으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은 그냥 나만의 뇌내망상 이었다.

    추웠다!
    추위를 생각 못했다.
    추위는 나에게 늘 내 능력치를 넘어서는 부스터를 달아주지.
    그 부스터는 늘 나를 힘들게 하지.

    그리고 초급코스 두개는 결국 중급인걸로!

    작년, 산꼬맹이 시절, 완전 꼬꼬마시절
    일출산행으로 다녀왔던 오대산 노인봉.
    처음 만나는 분들과 처음 시도하는 무박 일출 산행이어서 꽤나 힘에 부쳤던 기억이 있다.
    특히나 올라갈때... 칠흙같은 어둠속을 거의 달리듯 올라가시는 분들 뒤를 멱살잡혀 끌려가듯 끙끙대며 쫓아가던 기억.

    그리고 주차장의 차안에서 무려 3시간동안 덜덜 떨며 고통을 참아내던 진고개정상 휴게소가 이렇게 광활하고 예쁜 곳이었을 줄이야!

    오르기 전부터 감탄을 자아내던 진고개 정상 휴게소의 끝내주는 배경산세

    일출산행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는것도 참 감격적이고 좋지만.... 그러기 위해 놓치는 예쁜 풍경이 너무 많다는 것은 늘... 아쉬운 일이다.
    (일출산행 별로 안좋아하는 1인 ㅋ)

    9시 45분, 낭랑하게 "하이킹 시작"을 외치며 산행을 시작한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계단을 오르자 마자
    -벌써 예뻐!!!!!!

    겨울산행 절대 안한다던 산꼬맹이는 아주 쪼오금 자라서,
    첫 겨울을 힘겹게 보내면서도 겨울 산만이 가진 "색"에 반해 너무 춥지않은(상고대와 눈꽃이 녹아 없어질정도면 딱) 겨울이라면 이 처연한 색이 그리워 자꾸자꾸 산을 찾을 것 같다.

    어둠속에서 계단을 오르고 또오르면 가파른 오르막이 나왔던 기억이었는데...
    오늘보니 진고개 정상 휴게소에서 출발하는 오대산 노인봉 코스는 고위평탄면이 짧지만 참 예쁘게 펼쳐진 산이었고
    계단을 오르고 아주 완만한 오르막을 쭉 따라가면 정상이 나오는 갓성비&개꿀🐶 코스였다.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고위평탄면을 지난다.
    그리고 곧 계단계단계단이 시작!
    산에서 만나는 계단은 언제나 대환영이지!
    계단이 생각보다 꽤 많고 길어요.
    그래도 이 계단이 거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오르막이니 얼마나 좋게요~!

    그리고 계단의 끝엔 눈밭이 기다리고 있었다.
    봄이 가까워 올수록 점점더 실한(?) 눈을 만나는 중.
    오늘의 눈밭은 찐이었다!

    흰 눈밭에 흰 자작나무가 군데군데 자리잡고 있다.
    자작나무 숲처럼 사람에게서 분리되어 잘 관리된 반질반질하고 새하얀 자작나무는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흰 껍질이 벗겨지고 다른 생명체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자작나무가 정말 자연스럽게 섞여있었다.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찾아가본 자작나무숲, 겨울산행 시작한 김에, 아이젠까 구매한 김에 겨울에도 찾아가보고 싶었는데.. 어떤느낌인지 알 것 같아 다음 겨울로 미뤄도 아쉽지 않겠어~ 싶었다.

    세상 완만한 오르막을 편하게 덥썩덥썩 오르다 보면 노인봉 까지 200m 남았다는 표지가 나오고 이때부터 아주 쪼오금 경사가 있는 오르막이 짧게 나타나고 그러면 어느새 나는 노인봉에 서있다!

    아차! 앉아있네 ㅋㅋ 블랙야크 100대명산 노인봉 두번째 인증✌

    노인봉 정상에서 보는 산맥들이 정말 엄청나게 멋진데!
    웅장하게 펼쳐져있는데 어떻게 해도 사진에 담기지 않았다.
    하아!!! 증말 나만보기 아까운 장관인데

    노인봉 꼭 가세요!!
    두번가세효~ 세번네번 열번도 가세효!


    자, 이제 하산을 시작하지!

    하자마자 어느새 고위평탄면에 다시 나타난 것 처럼
    하산 역시 수월하게, 순식간에 끝마쳤다.

    진고개 정상 휴게소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고 비로봉코스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휴게소에서는 컵라면과 감자떡만 판매중이라 결국 근처 편의점에서 비슷한 메뉴로 간단하게 식사 완료.

    상원사 탐방지원센터로 이동.
    잠깐 쉬었다고 차에서 나오자 마자 온몸이 사시나무떨듯 떨리는 추위가 밀려왔다.

    역시 중간에 맥이 끊기면 다시 시작하는게 참 힘들다.
    초반은 깔끔한 임도.
    추워서 속도를 높이며 빨리 걸었다.

    왠지 신비한 느낌이 드는, 사자암가는 길임을 알리는 구형 안내표지부터 적멸보궁까지는 쭉 계단이 이어지는데 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고 길도 참 좋다!
    사람이랑 차한테 각각 입장료를 5천원씩 받는데 이정도 정비도 안돼 있음 어쩔...?
    이라는 생각이 드는...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월정사의 입장료 부과정책.

    그런데 참 예쁘다.
    산에 있는 절은 참.. 산과 찰떡같이 잘 어울린다.

    적멸보궁과 비로봉 정상 가는 길이 나누어지는 곳에서 깔끔하게 정비된 길이 끝난다 ㅋ
    그럼 이제 정말 산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눈길도 함께 시작이다.

    올라가는 내내 바람이 거세
    뒤에 후발대처럼 올라오는 동무들을 기다리며 갈 수가 없었다.
    춥찔이는 겨울이면 거북이 동무들과 함께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오늘 깨달았다.
    겨울이 아닌 계절이면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나도 이참에 쉬어가자며 기다리는데
    추우니까 그게 너무 힘들더라.

    열심히 추위가 느껴지지 않게 오르다가 동무들이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되고... 해가 들고 바람이 없는 곳이 있으면 그들을 기다리고
    그들이 올라올 즈음 다시 추위가 느껴지면 또 산을 올랐다.

    돌아오는 봄에 다정하게 함께 산행해요

    노인봉에 비하면 오르막만 쭈욱 이어지는 코스였다.
    그리고 같은 오대산임에도 상원사 코스에서 보이는 산의 색(!)은 노인봉 오르는길이 본 그것과는 달라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정말 고급진 트위드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런 트위드원단이 진짜 있다면 당장 구매해서 예쁜 원피스를 만들고 싶닼ㅋㅋㅋㅋㅋ

    덜덜 떨면서도 잠시 멈춰설 수 밖에 없었던 자연의 예술

    저 나무들과 눈이 빚어내는 색채!!!!!!🤩🤩🤩🤩

    춥지만 않았다면 운동하기 딱 좋은, 너무 좋은 코스였던 상원사 코스.
    천마산 느낌이었다.
    길지는 않지만 짜릿하고 강렬하게 이어지는 오르막오르막오르막!
    유후~!

    드디어 정면에 하늘이 나타났다!
    다왔다~! 비로봉.

    오대산 비로봉, 블랙야크 100대명산 37번째 인증
    쪼오기 쪼기좀 봐요! 느므 이뻐.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 이 순간 내가 제일 사랑하는 것!

    노인봉 하산할때는 중간중간 동무들을 기다려주며 내려왔지만 비로봉 하산은 전략을 세워 선발대가 기다림 없이 하산을 하기로 했다.
    먼저 내려간 팀이 차를 가지고 임도코스를 올라가 후발대를 태워오는걸로!
    (이런 것을 생각해내는 님들, 쥔짜 천재!)

    그리하여 예상보다 빠르고 스마트 하게 하산을 마쳤다.
    역시나 겨울이 아닌 다른계절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오대산.
    그리고 비로봉에서 노인봉으로 가는 종주도 있다는데, 언젠가는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오대산 노인봉 오르기🎯
    ✔산행거리 : 8.2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2시간 40분
    ✔산행코스 : 진고개휴게소 - 노인봉 원점회귀
    ✔주차 : 진고개 주차장(무료)
    ✔갓성비👍개꿀🐶

    🎯오대산 비로봉 오르기🎯
    ✔산행거리 : 7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2시간 50분
    ✔산행코스 : 상원사주차장 - 중대사자암 - 적멸보궁 - 비로봉, 원점회귀
    ✔주차 : 상원사탐방지원센터 주차장
    ✔입장료 : 5,000원/1인, 차량 1대당 5천원(월정사입장료)
    ✔튼튼한 하체를 원하십니꽈!! 그렇다면 바로 이곳! 쉬지않고 고고씽🤣

    다들 예쁘게 찍는 눈날리기 동영상. 나는 눈에 실컷 얻어맞으며.. 올겨울 도전은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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