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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해변길 소원길(서해랑길 69코스)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2. 12. 10. 22:42반응형
점점 늙고...(또르륵)
병들어....(또르륵)
가는 몸뚱이가 추위를 격하게 거부하여
올해 겨울산행을 포기한 춥찔이
(고작 겨울산행 한번 경험해보고 포기하다니... 근성 없다 증말!!!)
하지만 거의 2년 동안 주말마다 산으로 뛰쳐나가다 보니 아무것도 안 하는 주말이 황망하여 지난달부터 트레킹 모임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그래 봤자 한 달에 한 번이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덥썩~!
이번 달 코스는 서해랑길 69코스(태안해변길 소원길)이다.
해파랑길의 열혈 팬인 내게 그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서해랑길이라는 이름이라니, 이미 출발부터 합격의 목걸이~~ 느낌이다.대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서해랑길 69코스는 신두리 사구 부터지만 너무 길어서 의항포구부터 걷기로 한단다.
(난 22km면 딱 좋지만- 언제나 함께하는 동무들에게 맞춰서! 고고띵~)
아침을 먹으러 서산 근처 양평해장국에 들렀다.
24시간 영업하는 양평해장국은 어디를 향하는지 모르겠는 모호한 복장의 손님들로 북적북적.
아침식사를 하고 이동하다 보니 서산은 양평해장국이 곳곳에 있었다.
양평인줄!!여튼 이 근처를 지나간다면 아무리 이른 시간이라도 아침식사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향후 산행을 위한 기록! 열씸열심!)
우리는 날머리인 만리포해변에 주차를 하고 택시로 의항포구로 이동했다.
처음엔 콜택시를 부르려 했는데 태안시내에서 만리포까지 나왔다가 의항으로 가야 한다며 4만 원에 가까운 택시비를 언급하는 콜택시에 화들짝 놀랐지만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근처에 있는 택시와 연결이 되었고
그 기사님께서 카카오 택시로 시도해보라고 하셔서 큰 탈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택시비 15,000원)
의항포구에 도착해 출발하기 전,
이렇게 온화한 12월 날씨가 웬일이라며 기대에 가득 찼다.바로 코앞에 정박된 배와
썰물로 빠져나간 바닷물
축축이 젖은 짙은색의 모래사장
이것이 바로 서해바다 바이브해파랑길과 비슷한 서해랑길의 리본이 오늘 우리의 이정표였다.
근데 해파랑길만큼 치밀하고 촘촘하게 늘어져 있지 않아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는 여지없이 맹-하게 멈추어야 했다.의항포구에는 개목마을이 있다.
개미의 목같이 가늘다고 해서 개목마을이란다.
개미허리같이 가늘다는 표현은 많은데 개미의 목이라니- 신박하네!연애밀당 1번지라니...
이제 밀당은 지긋지긋한 늙은이가 요깄고요개미도 낚시하는 개목마을 개미는 자기보다 큰 물고기를 낚았다.
대단한 강태공이네~~~
들머리의 귀여운 조형물에 들썩들썩 신이 났다.앞으로 너희에게 굉장히 디테일한 길안내를 해줄꺼야-
싶었던 의항포구 초입의 안내표지는 이때가 친절의 절정이었다.
이후의 안내는 화살표의 방향이 모호하거나 혼란을 가중시키거나 아님 안내가 없거나
자유분방한 바이브를 마음껏 뽐내주셨다.하늘은 파랗고
보드랍게 깔린 몽글한 구름
저 멀리 밀려나간 바다가 아련한 서해.바다를 지나 계단을 자박자박 오른다.
태배전망대를 향해가는 오르막에서 내려다본 바다도 좋았다.기껏해야 정자 하나 있는 전망대일까 했는데 전망대 건물이 있다.
화장실도 있다.
무엇이든 화장실이 있는 코스는 박수를 쳐줘야 한다.
생각해보면 사는 동안 가장 참을성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산행인 것 같다. 화장실을 참아내는 동안 나는 인내심이 대단한 사람이 되는 기분이다🤣🤣🤣
그래서 뭘 하든 화장실이 있으면 이용 여부에 상관없이 매우 만족스럽다.(잦은 결핍으로부터의 만족)전망대라는 이름을 가진 건물과 정자와 화장실도 있는 풍요로운 태배 전망대를 지나 바다를 옆에 둔 숲길을 걷는다.
경사 없고 흙먼지도 날리지 않는 참 걷기 좋은 길.
해를 가린 구름이 유화 같았던 하늘.
마지막을 찬란하고 화려하게 빛내는 중이다.
이 길을 지나 점심을 먹은 후, 태양빛은 더 이상 우리를 비춰주지 않았다.
바다를 앞에 둔 세상 호화로운 뷰를 보며 간단히 점심식사를 했다.
해가 구름 뒤로 숨어버려 오래 앉아 느긋하게 즐기기는 무리였다.
추위가 으슬으슬 느껴지려는데
이번 코스에서 가장 난코스인 망산 고개 오르막이 시작됐다.
타이밍 찰떡!초반 오르막의 경사가 생각보다 상당하다.
산이 아니라 마음의 준비를 안 했는데 맞닥뜨린 오르막은 살짝 당황스러웠다.끝난 것 같은데 또 계단.
끝난 것 같은데 또 오르막.
등산이 아니라고 헐렁하게 늘어져있던 나에게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해준 망산 고개.내리막에 낙엽이 쌓여있었지만 적당한 쿠션감이 느껴질 정도여서 걷기에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망산 고개를 내려가면 아주 짧은 차도를 지난다.
그리고 오른쪽 백리포 해변을 가리키는 길로 들어가면 앞으로는 쭉 꽃길이다.
거의 경사 없는 평지가 만리포 해변까지 이어진다.아침에 시작할 때 썰물이었던 바닷물이 다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에 보이는 섬에 가는 길이 있었는데 없었습니다가 되었다.
세상 신기했던 밀물과 썰물의 매쥑.날이 흐려진 뒤에는 많은 사진을 찍지 않았다.
여행의 7할은 날씨이고
사진의 9할은 날씨이다.
나의 산모임은 산모임인지 사진모임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진을 많이 찍고 산행이 길어지는 이유는 사진 때문이었는데 이 모임은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아서 스스로 정도를 지키는 기분으로 사진을 요기조기서 많이 찍어보았으나!
날이 흐려진 후 그마저도 그만두었다.중도를 지키는 중 열심히 지켜봄 마지막 해변에서 만리포 해변까지는 금방이었다.
점점 싸늘해지는 기온에 어쩐지 에너지가 급격하게 빠지던 중이어서 트레킹이 끝났음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산행은 움직이면 몸에 열이 오르는데
트레킹은 그럴 일이 없으니 어쩐지 더 추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앞으로 겨울 트레킹을 다시 간다면 어차피 움직임이 조금 둔해져도 큰 문제가 없을 터이니 껴입고 또 껴입고 또 껴입으리라 다짐해본다.
🎯서해랑길 69코스(태안해변길 소원길 걷기)
✔️ 소요시간 : 4시간 15분
✔️ 거리 : 12.2km
✔️ 코스 : 의항포구-태배전망대-망산고개-만리포해변
✔️ 주차 : 만리포해변(무료 / 의항포구까지 택시이동 15,000원)
✔️ 겨울을 맞이하지 않았던 산꼬맹이에게 J오빠가 했던 예언대로 나 같은 춥찔이가 겨울에 야외활동을 하려면 쉬지 않고 움직여야 했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껴입고 껴입고 또 껴입을지니!300x250'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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