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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꽃놀이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4. 2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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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각원사로 혼자 겹벚꽃 구경을 다녀왔고 올해도 그럴까 했는데...
    개심사 겹벚꽃이 그렇게 예쁘단다.
    그리하여 산모임의 평일 꽃구경에 참석하게 된다.

    물론..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도 소규모로 진행되어서 낯가리지 않을 결심만 하고 따라나서면 되었다.

    가야산 등산 후, 개심사에서 꽃놀이를 할 예정이었던 우리의 일정은 “꽃”구경에 더욱 방점을 찍어 문수사에서 먼저 벚꽃 구경을 하기로 했다.

    충남으로 내려가는 길.
    비가 온다.
    그래.... 이른 아침 뉴스의 일기예보에서 오늘 하루종일 전국에 비가 온다고 했다.

    다들 처음 만나는 사이라 내려가는 차량 안은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지만 난 운전을 해야 해서 괜찮았다.
    집중집중

    멀리서 보면 화려한 핑크빛이 가득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이제 세상과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마른 벚꽃 잎이 나뭇가지에 묵직하게 매달려 있었다.
    꽃이 한창때면 더 예뻤겠지만 꽃잎이 많이 떨어지고 난 후의 문수사는 나의 걸음걸음을 핑크빛으로 수놓아주었다.


    낯가리지 않을 결심을 했지만 역시 조금씩은 안면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 덩그러니 홀로 나와 섞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애써 어색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완벽한 착장으로 소품까지 잔뜩 준비해 오신 아주머니 관광객들로 가득 찬 문수사를 나와 개심사로 향했다.

    비가 더 많이 쏟아졌다.
    오늘 가야산행은 취소됐고 플랜B가 바로 가동되었다.
    개심사 입구로 들어가자마자 오른편, “내포문화숲길”로 들어설 수 있다.

    비가 오니 숲길 산책!?
    좋아요!!!!
    하고 따라나섰는데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이것은 등산이었다 ㅋ

    내포문화숲길이 었다가 원효깨달음길이었다 가야산 옛 절터 이야기길이었다가 서산아라메길이 되는 길을 쭉 따라 걸으면 일락산을 정복(?ㅋㅋㅋㅋ)할 수 있다.
    (이름을 하나로 통일하시면 더욱 번창하실 겁니다)


    일락산 정상부근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명불허전 내가 좋아하는 충청도 산의 아름다움을 가득 품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올 때마다 흐린 충청도.
    어쩔... ㅠㅠㅠㅠ

    일락산 정상을 지나 개심사 쪽으로 하산.
    날머리이자 목적지인 개심사에 도착했다.

    개심사는 겹벚꽃도 유명하지만 청벚꽃도 유명하다고 한다.
    작년에 엄청 예쁜 청벚꽃을 보고 반했다던 언니의 사진을 보고 기대를 잔뜩 품었는데 개심사 청벚나무는 핑크꽃을 가득 달고 있었다.

    청벚나무를 둘러싼 인파 사이에서
    -얘도 늙어서 이런가 보다
    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다 같이 웃었다. 울었나?

    그럼에도 핑크빛 꽃무리 사이에 애써 청빛을 내고 있는 꽃무리 하나를 발견한다.
    덕분에 청벚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여타 벚나무와는 다르게 나뭇가지들이 거미줄 같이 뻗어 나와 꽃무리를 달고 있었다. 수양벚꽃과도 달랐다.
    어쩐지 굉장히 우아해 보이는 나무였다.
    면사포의 레이스 같은 청벚나무에 반해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해미읍성으로!

    해미읍성의 맛집, 마가린에 튀긴 씨앗호떡인 해미호떡을 하나씩 사서 마시듯이 먹었다.
    짭짤한 마가린과 달달한 호떡소는 찰떡궁합이었다.
    개당 1,500원 / 1인당 3개까지 구매 가능

    호떡집 옆 까페에서 호떡과 커피를 먹으며 다음 목적지를 얄개분식으로 정했다 ㅋㅋㅋㅋㅋ
    어느 순간 수다를 폭발시킬 만큼 친밀해진 우리는 얼굴근육이 당길 만큼 웃었고 비슷한 먹성과 취향으로 대동단결했다.

    응답하라 1988의 브라질떡볶이는 쌍문동에 있는 떡볶이집이 아니고 해미읍성의 얄개분식이었다.
    진짜 옛날 떡볶이 맛.
    너무 달지도 너무 맵지도 않았다.
    적당히 달고 적당히 매운, 그리고 고향의 맛이 가미된 딱 옛날 떡볶이 맛.

    마지막으로 낙안읍성과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해미읍성을 산책하고 빈틈하나 없이 꽉 찼던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일락산은 너무 예뻐 다음에 가야산에 온다면 가야산에서 일락산까지 일주를 하고 싶은데 편도 택시비만 4만 원이다. 언젠가는 도전!!!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진 산길을 약 10km를 걸었고 꽃구경을 실컷 했다.
    날이 좋았다면 꽃이 더욱 예뻤겠지만 날이 좋지 않아서 꽃만큼이나 예쁜 산동무들 얼굴을 바라볼 수 있었다.

    오늘이 어떻게 기억될지 조금 더 시간이 흐른 후 기억을 되짚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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