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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일기] 다시 달려가보자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4. 5. 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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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로?
    몰라, 모르니까 인생이 재밌는 거겠지?

    화병을 이겨내려고 참 많이도 달렸던 올해 초.
    물론 나의 화병의 원인은 여전히 너무나 가까이에 있지만 3월부터 등산을 시작하면서 자연에 독기를 내려놓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달만 기다리면 상황이 바뀔 거라는 식의 위로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시작하게 된 5월.
    5월이 되면 바뀌길 기다리던 마음도 사라지고 이제 자포자기. 마음이 텅 비어버렸다.

    겨울부터 5개월여를 쉬고 다시 시작한 산행이 더더더더 좋았던 이유는
    산이야 늘 좋은 것이지만 내 마음이 병약해져서 더욱 위로가 되었고
    그래서 주기적으로 먹지 않으면 큰일 나는 약이라도 된 마냥 주말마다, 그리고 평일에 쉬는 날이 있으면 그때도 빼놓지 않고 산을 찾고 싶었다.

    그랬더니 뭐다?
    러닝 할 시간이 없네;;;;
    시간이 없다기보다는 러닝 할 무릎이, 러닝 할 도가니가 없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4월부터는 스쿼시도 다시 시작하다 보니 스쿼시 하고 등산하고 짬이 나지 않아 러닝은커녕 피트니스센터도 제대로 가지 못했다.
    물론 여기에는 변화가 있을 5월을 기다리며 그날을 꿈꾸고 악의무리를 씹어대느라 저녁약속이 많아졌던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되겠다.
    악의 무리를 씹어봤자 나는 올해는 꼼짝 없이 괴롭힘을 당해야 하니 그 동력이 떨어졌다. 
    퇴근하면 진짜 돌이켜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서 누가 회사 밖에서 회사일 물어보면 그냥 입을 닫아버린다.

    이런저런 이유로 저녁약속이 꽤 많았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저녁시간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쓰기로 했다.
    그래서 5월,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5월 8일.
    퇴근하고 저녁을 간단히 먹고 피트니스센터 가서 옷을 갈아입는다.
    바로 다시 나와서 한강으로 고고씽.


    10km를 뛰려고 나갔다가 자꾸 격해지는 호흡이 부담스러워서 달리는 도중 스스로와의 타협을 시도했다
    우선 5km를 쭉 달려가서 돌아오는 길에 너무 힘들거든(?) 끝까지 뛰지 말고 중단하자고.
    이렇게 타협의 물꼬를 트자마자 마음은 나태해져서 10km를 절대 뛰지 못할 마음과 몸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결국 7km.
    마지막 1km를 뛰면서 폐가 터질 듯 헐떡인 것은 10km를 달리기 싫었던 내 마음이 반영된 것인지 진짜 힘들었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인체의 신비 ㅋㅋㅋㅋㅋㅋㅋㅋ

    올해는 거의 실내에서 트레드밀만 달렸고 야외를 달려본 날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5월은 참 밖에서 달리기 좋은 날인데.. 내가 잊고 있었네.
    또 하나 잊었던 것은, 사람이 나가 놀기 좋으면 벌레도 나가 놀기 좋다는 것.
    한강 초입 바닥에 엄청난 수의 검정 송충이들이 기어 다니고
    송충이밭을 벗어나니 날벌레의 습격이 어마어마했다.
    아... 다음 러닝엔 선글라스(고글)를 챙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5월 13일.
    육구종주 중탈하고 온 주말을 보내고 맞은 첫 월요일이었다.
    계획대로 육구종주를 했으면 월요일 운동도 패스였는데.... 종주하지 못한 자 달려랏!!!
    종주하지 못했으면서 돼지런히 챙겨 먹는 나, 뛰어랏!

    지난 러닝 때 결심한 대로 선글라스를 챙겨 나왔다.
    그런데 러닝벨트를 까먹었네;;;;
    폰을 두고 달리러 나갔다.
    오늘은 지난번과 다른 방향으로 달려보았다.
    다행히 송충이 밭은 없었는데... 날벌레의 공격은 여전하다.
    눈만 가리면 뭐 해... 날벌레존 지날 때 숨을 쉴 수가 없다 ㅠㅠㅠㅠ
    아.. 다음엔 버프까지 챙겨 와야겠다.

    달리기 한번 하자고 챙길게 이렇게나 많다니... ㄷㄷㄷㄷ
    그래도 밖에서 달리는 이 상쾌한 기분은, 한번 알고 나면 놓기 싫어진다.
    성수대교 쪽으로 달리면 서쪽방향으로 달리는 셈이라 달리는 내내 지는 해가 작렬하여 눈이 부셨지만
    잘 챙긴 선글라스 열모자 안 부럽다고 눈부심 없이 잘 달리고 왔다.
    벌레 막아줘, 햇빛 차단해 줘~
    이날 러닝은 선글라스가 다했다 흐흐흐~


    지난주 나와의 협상에 물꼬를 튼 이후 나태해져 가는 정신은
    이날도 10km를 달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1km를 늘려서 8km를 달렸다
    장하다!
    벌레존을 여러 번 통과한 결과, 목과 얼굴에 죽은 벌레의 사체가 주근깨처럼 붙어있었다..
    하아.. 징글징글.


    5월 14일
    점심에 피트니스센터 가서 트레드밀 달리기를 했는데..
    3km 뛰고 식은땀이 삐질삐질 나서 그만뒀다.
    요즘 몸상태가 좀 오락가락이다.


    5월 20일
    고작 민둥산 다녀와서 주말 내내 스쿼시도 빼먹고 돼지런히 먹부림을 했다.
    집에 꼼짝 않고 누워서 책 읽고 먹기만 했던 주말.
    별수 있나.
    달려야지!

    선글라스에 러닝벨트 버프까지 완벽하게 챙긴 준비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달리기 하자고 이렇게나 많은 걸 준비해야 하나 현타도 오고..
    하지만 버프와 선글라스 덕분에 달리는 내내 날벌레의 방해 없이 편하게 달렸다.
    달리기에 좀 과한듯한 준비물이지만 앞으로도 한동안은 무조건 챙겨 오는 걸로.
    버프를 하면 어쨌든 호흡에 조금 방해가 되기 때문에 호흡이 너무 가쁘지 않을 정도로 달리는 대신 긴 거리를 달리자고 결심했고
    12km를 달렸다.

    도둑놈 아님 주의!!!🤣🤣

    기분 탓인지 몸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은 조금만 달려도 심장과 폐가 터질 것 같이 호흡이 힘들고 죽겠는 날이 있고
    이날은 12km를 달렸는데도 몸이 가뿐했다.
    이런 것을 가를때 컨디션이 좋아서 혹은 컨디션이 나빠서-라고 하겠지?
    버프를 벗어 탈탈 털었더니 벌레의 사체들이 튕겨져 나왔다.
    당분간은 무조건 버프 필수다 ㄷㄷㄷㄷ



    산에서 푸르름을 보며 마음의 독기를 빼고
    평일엔 한강을 달리며 울분을 덜어내는 삶.
    올해는 계속해야겠지.
     
    올해는...
    어디로든,
    달려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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