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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바오, 지금 만나러 갑니다_20240227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4. 3. 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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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에버랜드 오픈런 후기, 시작합니다!


    M 언니에게는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이 있다.
    푸바오 팬인 언니는 회사에서 너무 빡친 어느 날 반반차를 내고 에버랜드에 가서 푸바오를 보고 왔단다
    그때는 푸바오 보는 시간이 5분으로 제한되기 전이어서 한없이 그 아이를 바라보며 마음을 치유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표도 남았으니 언젠가는 우리도 함께 가보자고 했었다.

    그런데 푸바오가 돌아간다잖아.
    인생이 꼬일 대로 꼬여 하루하루가 지옥 같아진 나도 인간군상에 환멸이 느껴져 어느 순간부터 세상 무해한 존재인 판다가족 영상을 넋을 놓고 보는 시단이 늘어나던 중이었다.
    그래서 언니에게 판다를 보러 가자고 했다.

    난 푸바오뿐만 아니라 아이바오 쌍둥바오 러바오도 좋아하는지라 푸바오를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중국 반환을 앞둔 푸바오 때문에 에버랜드가 미어터진다고 해서 굳이 그 행렬에 끼어들 생각이 없었는데
    M 언니는 기왕 가기로 마음먹은 거 푸바오가 있을 때 가자고 했다.
    그래도 푸바오는 봐야 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2월 말이면 아직 아이들 방학이 끝나지 않은 시기이고
    마지막으로 푸바오를 보기 위한 인파가 엄청날 것 같았지만
    걱정은 우선 묻어두고 가기로 했다.

    9시. 에버랜드 정문에서 만나기로 했다.
    착각 마시라.
    에버랜드 오픈은 10시이다.
    우린.... 오픈런을 위해 줄을 섰다.
    무료주차장도 아닌 유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줄을 섰다.

    이게.. 웬일입니까.
    9시 전에 도착했는데 유료주차장엔 차가 가득하고 입장을 대기하는 인파도 엄청나다.
    나는 달리겠다고 했다. 언니들은 힘이 닿는 대로 따라 달리겠다고 했다.
    입장이 시작됐다.
    인파의 반 이상이 달리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뛰지 말라고 안내했지만 다들 뛰는데 어떻게 안 뜁니까 ㅠㅠ
    난 그동안 러닝했던 보람을 에버랜드 오픈런 하며 한 번에 느껴버렸다.
    대부분이 푸바오가 있는 곳까지 달리지 못하고 중간에 걷기 시작했지만 나는 쉬지 않고 달렸다.
    오랜 기다림을 위해 가방에 핫팩, 간식, 텀블러, 간이의자까지 바리바리 넣었던지라 무거운 가방 때문에 더 달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렇게 달려서 100분 안쪽 대기줄에 입성했다.
    언니들이 도착했을 때 내 뒤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져 있었다.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우린 나눌 일상이 많았어서 실컷 수다를 떨었다.

    하아.. 고지가 보인다.

    실내로 들어가니 귀염뽀짝 난리가 났다.

    작은 렌즈를 통해 보이는 푸바오가 귀여워서 동영상을 안 찍을 수가 없네.

    그리고 마침내 그녀들이 나왔다.
    근데..
    근디...
    이분들 이곳에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꿀잠을 잡니다.
    네... 5분 동안 움직이지 않는 판다 인형을 보고 온 것 같아유.

    동영상을 찍어 동생한테 보내줬다니 움직이지 않는데 사진이랑 뭔 차이냐며 비웃는다

    얼른 이동하라는 직원분의 말에 목이 180도 돌아갈 것처럼 미련을 뚝뚝 떨구며 이동을 했다
    러부지! 우리 러바오는 열일하고 있겠지.

    라며 나왔는데 러부지 숙면 중

    겁나 뛰어서 판다가족 취침을 엿보고 왔다.

    물론 판다가족의 이웃인 래서판다 귀여움 오지고요

    원숭이들 엄청 귀여웠지만

    그래도... 판다들의 잠자는 궁둥이만 실컷 보고 나오려니 어찌나 아쉽던지 ㅜㅠ
    미리 예습한 대로 다시 돌아가 줄을 서 푸바오를 보러 오자며 결의를 다지고 방사장을 빠져나왔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던지라 허기진배를 부여잡고 정문 쪽 식당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혹시.. 오늘 나만 모르게 공휴일로 지정된 건 아니쥬?
    아니.. 평일에 웬 사람이 이렇게 많답니까.
    식당이고 매점이고 할 것 없이 인파로 가득했다.
    줄을 서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식당으로 가는 길에 오픈런하느라 보지 못했던 판다 조형물도 보고

    커다란 판다가 너무 귀여워 동영상도 남겨본다.

    점심을 먹고 바오하우스에 갈까 했는데 이미 예약은 마감돼있고
    정문을 지나 늘어선 줄이 보여 설마설마하고 물어보니 푸바오를 보기 위한 줄이란다.
    세상에... 정문을 지나 끝이 안 보이는 줄.
    대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거람.
    결국 우리는 푸바오와 만남을 포기했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탈까 하고 기웃거리니 웬만한 건 다 18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겨우 줄이 짧은 것 같은 로스트밸리 행렬에 합류했으나 2시간 넘게 기다렸다.
    2시간 넘게 기다려 5분여 관람한 것 같다.
    진이 빠졌다.
    내 몸뚱이 하나 건사하며 줄 서고 대기하기도 힘든데 이이들 데리고 온 부모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기린 친구들은 참 멋졌다

    매대에서 옥수수를 사 먹고 싶었는데... 이것도 줄이 길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 하니 자리가 없다.
    그 어디에도 줄 서지 않고 원하는 것을 바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기다림이 끝나지 않는 곳, 에버랜드.
    인내와 기다림의 나라, 에버랜드.

    결국 우리는 에버랜드를 탈출해 인근 카페로 갔다.
    아침 9시에 도착해 에버랜드를 떠나는 4시 반까지 우리가 한 거라곤 바오패밀리 숙면 엿보기 + 로스트밸리였다.
    지나가는 길에 동물친구들 마저 안 봤으면 세상 억울했을 것이고 공짜표가 아니고 돈 내고 표를 사서 입장했다면 겁나 빡쳤을 하루였다

    세상 무해한 동물친구들

    푸바오가 돌아가고(결국 못본건 너무 아쉽지만 언니들이 늙고 병들어 어쩔 수가 없고나 ㅠㅠ) 방학이 끝난 3월의 어느 날 다시 에버랜드를 찾기로 했다.
    이때는 뭘 하자는 목적 없이 그냥 산책하고 먹고 마시자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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