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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일기] 한량의 강원도 여행_베짱이모녀여행
    내가 있던 그곳 2024. 9. 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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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회를 시켜 와인 한 병에 레몬진 세 캔을 마시고 셋다 완전 취해버렸다.
    엄마는 취해서 울고(아, 왜!!!), 동생은 취해서 씻지도 못하고 잠들고 나만 남아서 씻고 정리하고 잠들었다.
    꽐라가 되어도 그냥은 못 자 본능

    그리고 무려 무려!! 아침에 일어나 러닝을 했다!
    크으으으!!! 자~~~~랑스럽다! 장~~~~하다 나샛기!!!

    띵띵 부어 달덩이 같아진 얼굴로 시원한 동해바다의 바람을 기대하며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어제는 제법 바람도 불고 선선했었는데 이른 아침의 경포호는 땡볕 작렬!!! 거기다 바람 한 점 없음.

    우왕.... 이러기 있긔없긔!?
    어제는 가을이 문 앞까지 나와 반겨주는 것 같더니 오늘은 가을에 질세라 여름이 바짝 힘을 불태우는 느낌.

    어제 경포호 산책할 때도 러닝 하는 사람 대여섯 명을 봐서 오늘 아침도 몇 명 마주치겠구나. 내적 동질감에 어깨춤이 나고 반가움에 기운이 나겠구나 했는데... 생활체육인들 강릉에 다모인 건가요?
    러너들의 성지인 마냥 수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더 많았다.

    이 더위에
    야, 너두???
    하는 반가움이 멈추지 않는 원동력이 돼 주었다.

    원래 주말은 운동 쉬는 날인데 어제 늦게까지 술을 마셨고 오늘도 엄청나게 먹어버릴 예정이니까 달리기는 필수!
    그렇게 호수를 한 바퀴 돌면 4.4km. 5km를 채우기 위해 마지막에 600미터를 왔다 갔다 했다.

    엄청 덥고 땀이 났지만 그래도 뿌듯해.
    어제 꽐라가 되도록 술을 마셔서 그런지 더 뿌듯해!!

    그리고 나서 씻고 느긋하게 정리를 하고 운동복을 빨고 말리면서 시간을 보냈다.
    테이블링으로 동화가든 짬뽕순두부를 예약하고 식당으로 출발했다.
    하남과 냠양주 언저리에 분점이 있을 때 종종 갔었는데 어느 순간 없어져서 되게 많이 서운했었다.
    불맛 나는 짬뽕 국물이 꽤 그리웠는데 오늘 참 오랜만에 그 맛을 다시 만났다.

    꽤 많이 먹어봤어도 본점은 처음입니다만...

    숙소에서 매우 가까웠던지라,
    그리고 시간이 11시 언저리였던지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거의 도착과 동시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다 먹고 나올 때는 주차장도 만차인 데다 식당에 들어서려는 차들의 행렬로 도로가 만차였다 ㅎㅎ

    오랜만의 짬뽕순두부는 옛 맛 그대로.
    두부만 해도 양이 많아 밥은 손도 못 댔다.
    게다가 반찬으로 나온 비지가 너무 맛있어서 두부와 비지로만 배를 가득 채우고 나왔다.

    그리고 근처에 있다는 툇마루커피에 갔는데...
    긴 줄에 질리고 뜨겁고 따가운 햇살에 화들짝 놀라 바로 발길을 돌렸다.

    초당두부마을을 떠나기 전 강릉샌드를 하나씩 사 먹고 달달하고 눅진한 버터향에 마음이 달달해졌다.

    그리고 강문해변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
    공영주차장에 차를 세운다는 것이 아주 교묘하게 이웃하고 있는 바로 옆 민영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바람에 스벅에서 커피를 마시고 옆카페에서도 커피와 빵을 또 사는 해프닝을 겪었다.
    빵과 커피를 사서 13,000원.
    주차만 하면 12,000원.

    점심 먹을 시간이 애매했기에 앙버터를 간식 삼아 애매했던 한 끼를 해결했다 싶으면서도 멍청비용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강릉에 오면 늘 들르는 아들바위 공원이 다음 행선지였다.
    오늘 숙소인 양양 가는 길이기도 했고 아들바위공원은 언제 가도 좋으니까 가벼운 산책을 하자 싶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늘어선 횟집에서 오징어를 발견했다.
    어제 회를 주문하려고 알아보니 오징어가 너무 비싸거나 안 들어와서 구매할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오징어가 보이니 어찌나 반갑던지!!
    여윽시 주문진이다!!

    하며 오징어 가격을 물으니 한 마리에 2만 원.
    한 마리를 시키니 사장님이 엄청 곤란한 표정으로 양이 너무 적다로 말씀하신다.
    밥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어 그렇다고 사정을 이야기하니 오징어를 한 마리 꺼내시는데
    저 오징어 새끼오징어냐며.....;;;

    진짜 작은 오징어 한 마리가 사장님의 손에 대롱대롱.

    이렇게 작고 소중한 오징어회를 영접했다.
    배 부른 상황이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셋이 다섯 마리를 먹었어도 부족할 뻔했다.

    바람이 불어와 시원했지만 태양은 여전히 너무나도 따갑고 뜨거웠다.

    산책로에 들어서기 전에 아들바위가 있는 해변을 먼저 돌아보았다.

    커다란 바위를 등지고 있어 그늘이 만들어졌고 바다에서 솟아오른 바위가 천연수영장을 만들어주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래사장이 있는 해수욕장보다 더 훌륭한 물놀이장이었다.
    발을 담그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그늘에 있으니 시원한 바람이 다시 가을을 불러온 듯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한 바퀴 둘러보자며 동생을 이끌고 나섰다.
    엄마는 뜨거운 햇살아래 걷는 것을 거부.

    큰맘 먹고 더위에 맞설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도와주냐며...


    결국 다시 돌아와 바다멍에 몰입했다.
    선선한 바람, 한껏 즐거운 사람들, 맑고 깨끗한 바다!
    베짱이와 한량의 여행에 최적인 산책 없는 아들바위 공원.

    아끼는 티셔츠 자랑 🤣🤣🤣🤣🤣
    산책 불발 후 다시 돌아온 명당자리

    두 번째 숙소인 더 앤 리조트는 아들바위 공원에서 가까웠다.

    늠름한 접대냥이 있는 더 앤 리조트
    투룸에 모두 침대가 있는 곳.

    창밖으로 푸르름이 가득

    저 멀리 풍력발전기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뷰 좋다고 하는 순간 열린 문으로 모기가 들어와 화들짜구놀랐다.
    산모기 무섭고요.

    체크인하고 각자 침대에 누워 한량의 시간을 보냈다.
    나는 책을 보고 동생 낮잠을 자고 엄마는 유툽.

    더 앤 리조트 물회를 검색어로 넣으면 나오는 어촌마을 물회섭국으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요즘 제일 핫하다는 양양 인구해변에 있는 곳이고, 인구해변은 리조트에서 가까웠다.

    물회를 시키면 소면 한 덩이와 밥 한 공기가 같이 나오는데 밥을 안 먹으니 소면을 주실 수 있겠냐 여쭤보니 소면을 한 덩이씩 더 주셨다.

    만칠천 원이 너무나도 저렴하게 느껴질 만큼 양도 많고 맛있었다.

    정말 배불리 물회를 먹고 디지털시계가 반짝이는 등대를 보러 가려했다.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죽도가 바로 옆.
    (나중에 돌아와서 찾아보니 죽도 산책로가 있더라... 가볼걸 ㅠㅠ)
    등대로 가는 길을 못 들어가게 막아놔서 해변가로 갔다.

    저 멀리 등대에 디지털시계가 반짝이고 등대 옆에는 서핑보드가 두어 개 놓여있는 엄청 귀여운 등대였다.
    그런데 해변 쪽 길도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멀리서 귀여움을 감상할 수밖에.

    인구해변은 요즘 핫한 관광지답게 여전히 자릿세를 받는 자리가 즐비했고 6시가 넘었음에도 서핑강습을 받는 사람들이 서핑보드 위에서 파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지 않아도 이 여름 얼마나 뜨거웠을지가 절로 그려지는 인구해변의 핫한 술집들.

    힙한 바와 아기자기한 카페가 잔뜩 늘어서 있어 밤새도록 음악이 둠칫둠칫 심장을 울리고 흥청망청 취한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매운 뜨거운 여름의 밤이 그려졌다.

    오늘도 하늘이 예쁘다.
    올 가을, 하늘은 또 얼마나 나를 설레게 할까.

    해가지고 돌아온 리조트는 흥겨운 주말의 마지막 밤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리듬을 타며 둠칫둠칫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도 술 한잔을 하며 짧았던 여름휴가의 마지막 밤을 붙잡아 본다.


    +) 리조트가 나쁘지는 않은데 지대가 높아서 달리러 나갈 곳이 없다. 리조트 안에서 달리기에는 달릴 곳이 없다. 그래서 오로지 이 점 하나로 점수가 많이 깎여버린 더 앤 리조트.
    난 앞으로 강원도 여행 오면 강릉 갈래.
    속초 청초호는 달리기 좋은 길이 아니다.
    한 바퀴 돌려면 중간중간 차도도 만나야 하고 막힌 길을 만난다.
    영랑호는 너무 커서 한 바퀴 돌려면 큰맘 먹어야 한다.
    경포호와 함께 달릴 러너들이 잔뜩 있는 강릉이 바로 내가 있을 곳이네

    기승전런.
    수미쌍관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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