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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 13일차] 엉망인듯 완벽한 하루내가 있던 그곳 2025. 10. 10. 23:41반응형
오늘도 7시에 빼롱빼롱 울리는 알람.
알람소리는 매일 같은데 표현은 다르네.
이 표현력 어쩌지?
도랏 ㅋㅋㅋㅋㅋㅋㅋㅋ
호텔 스태프가 알려준 공원을 구글맵으로 찍었다.
좋았어! 가까워! 이 정도면 찾아갈 수 있어!
자신 만만하게 바로 달리기를 시작.
하지만 치앙마이대학교 주차장에서 공원으로 이어지는 입구를 찾지 못하여 주차장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학교 밖으로 나와 보도를 따라 크게 빙 돌며 달리기를 시작한 나.
그런데 이 큰 대로변의 보행자로는 매우 좁았으며 보도블록이 다 깨져있거나 튀어나와 있었고 큰 나무로 막혀있어 잠시 차도로 내려갔다 올라와야 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뛰기에 똥망인 길이었다.
공원 가자고 나와서 험난한 길을 달리려니 현타가 온다.
그리고 난 길치이지 않은가.
길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가자 했는데.. 아무리 달려도 원점이 안 나온다.
그리고 점점 내가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 감이 안 잡히면서 "너무 멀리 가면 호텔로 되돌아가기 어려울 텐데 + 식구들과 아침식사 시간 하기로 한 시간 맞춰야 하는데 + 햇빛이 너무 뜨겁고 길이 안 좋아"가 더해져 3km만 달리고 멈추었다.
그리고 지도를 보니 대충 호텔로 잘 돌아오고 있었다.
그새 귀소본능이 향상되었나 보군!
호텔 앞까지 갔다가 오기가 생겨서 조금 더 걸을 겸 다시 공원 입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몇 번을 오락가락하던 치앙마이대학교 주차장을 쭉 가로질러가면 공원입구가 나오더라.
허탈...
길치는 역시 사는 게 힘들다 ㅠㅠ

언젠가 다시 님만에 오면 달리러 올께.

구글맵의 잘못된 정보. 공원은 5시부터 문을 연다.
Princess Mothers Health Garden.
다음에 만나자며!
다시 로비로 가자 달리기 시작할 때 공원 잘 다녀오라고 인사까지 해준 스태프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어땠냐고 묻는다.
이실직고.
내가 길눈이 어두워 입구를 못 찾았지 뭐야. 그래서 크게 사각형을 그리며 러닝을 했고 호텔까지 돌아와서 다시 갔더니 찾을 수 있었어.
아니 그걸 못 찾아??????
의아함과 짠함이 섞인 표정의 직원친구가 다음에 하면 되지~ 라며 위로한다.
그래! 담에 님만 또 오면 꼭 거기서 러닝할께
고작 3km 달리고 푸드파이터가 된 듯 먹었다.
베드님만에서의 마지막 조식.
다음 호텔인 베드프라싱도 비슷할 텐데.. 굳이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푸드파이터처럼 먹어치운 오늘의 조식.


영양소를 아주 골고루 챙겨 먹었다고 자부해 본다.
커피를 내리며 서양인 직원과 다시 이야기를 나눴고 러시아에서 왔다기에 유라시아 업무 할 때 익혔던 세 마디, 안녕하세요-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를 하자 엄청 좋아한다.
갑자기 보람이 뻐렁치는 그때 그 시절.
12시 베드님만을 체크아웃하고 그랩을 불러 베드 프라싱으로 넘어왔다. 2시 체크인이었는데 우리 방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며 12시가 조금 넘어 도착한 우리에게 방을 내주었다. 나이스!!!
짐을 맡겨놓고 가야 하나 했는데 짐정리를 대충 하고 나설 수 있었다.

베드님만보다 큰 방!! 게다가 싱글침대가 세 개!
얼마 만에 혼자 자보는 거냐며
세면대가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도 완전 맘에 든다.
이방 설계하신 분, 단체생활 좀 해보신 모양.
방에는 작은 발코니가 딸려있고 빨랫대도 있다.
베드님만에서도 발코니가 있는 방에는 있었는데 우리 방은 발코니가 없어서.. 빨래를 실내에서 말려야 했다.
8층까지 있던 베드님만과 달리 3층이 전부인 작은 건물이라 식당도 작다.
님만과 마찬가지로 올데이 스낵이 제공된다.

조식을 워낙 배불리 먹은 터라 오늘은 컵라면도 커피도 건너뛰겠다고 했으나 같은 간식이 제공될 것 같았던 베드프라싱에는 무려 바나나 케이크가 있었다.


과일과 케이크, 커피를 한잔 마시고 올드타운 나들이를 나갔다.
와... 뜨겁다.
진짜 뜨겁다.
(내가 태국 와서 덥다 덥다 뜨겁다 뜨겁다 하지만 이 모든 더위는 한국의 여름을 내내 추운 사무실에서만 지내다가 9월 초가 되어서야 처음 경험했던 진도에서의 진짜 대한민국의 여름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첫 목적지인 왓프라싱.
저 황금색이 햇빛을 반사시켜 더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 내는 듯.. 덥디 더웠던 왓프라싱.
반바지를 입어서 입장불가였던 나는 밖에서 구경하고 엄마와 동생은 들어가서 둘러보기로 했으나 너무 더웠던 두 사람도 금세 밖으로 나왔다.

다음 목적지는 타패게이트.
타패게이트까지 나는 길목에 있는 거의 모든 상점을 기웃거렸다.
덥기도 했고 구경하고 싶기도 했고.
덕분에 엄마는 또 옷을 한 벌 샀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7년 전 사진을 찍었던 곳들을 지나 타패게이트에 도착했다.
게이트 도착하자마자 문 바로 옆에 서서 모든 사진에 다 찍히겠다고 결심을 한 것 같은 아주머니가 붙잡고 늘어진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 들었는데 조금 있다 보니... 비둘기 날려줄 테니 그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라는 것이다.
예로부터(?) 비둘기를 닭둘기라며 멸시(?) 하고 질색팔색을 하던 한민족(응 막 부풀리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아니던가.
근데 비둘기 떼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라니 이게 웬 말.
슨생님, 저희 7년 전하고 똑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사진 찍고 싶단 말이에요 비켜주세요 ㅠㅠ
라고 마음속으로 외쳐봤자 소요 없다. 입 밖으로 냈어도 들은 척도 안 했을 것이다.
불도저 같은 주머니들 ㅎㅎ
니들이 비둘기랑 사진을 찍지 않겠다면 난 절대 협조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인다.
우리는 질색인 비둘기 떼와 사진을 찍으려 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비둘기 사진은 성업 중이었고, 와악 하는 소리에 날아오르는 비둘기 떼에 동생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결국 나도 동생도 같은 위치에서 사진 찍기에 실패했다.
7년 전에는 문 바로 앞에서 찍었는데..
불도저 비둘기 영업맨들 덕분에... 실패!
열심히 걸어 목적지까지 왔고 이때쯤이면 엄마가 뭐든 먹고 싶을 때이다.
엄마의 선택은 과일주스.
타패게이트 앞의 FRUITURDAY.
내가 시킨 패션 푸릇 착즙주스가 찐이었다. 진짜 패션푸릇 수십 개를 농축해 놓은 듯 아주 시고 상콤하고 정신이 번쩍 드는 맛.
패션푸릇 주스 여기저기서 다 먹어봤지만 이런 맛은 처음이야.
첨가물이 아무것도 없는 순도 100%의 패션푸릇 주스임을 몇 번이나 확인했다. 착즙기가 아니고 압착기로 만든 주스인 것인가.
정말 놀라운 맛이다!
현금을 다 써가는 우리는 100달러를 환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환전주머니를 통해 바트를 찾는 것보다 달러를 환전하는 것이 환율이 좀 더 좋았다.
치앙마이 도착한 며칠 전보다 환율이 조금 안 좋아졌다.
요기 환율 괜찮음.
원래 올드타운에서 가장 환율을 좋게 쳐준다는 Deedee에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너무 덥고 힘들어하여 가까운 곳에서 환전을 마쳤다.
10월 10일 자, 치앙마이 올드타운 환전소의 환율.
3250밧을 받아 들고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더위만 빼면 완벽한 치앙마이의 올드타운이었다.
이 사진에서 뜨거운 열기만 뺀다면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진에는 열기가 안담기니 어찌나 다행이야-

그냥 예쁘디 예뻤던 치앙마이 올드타운으로 기억될지도.

근처에 야시장이 있다고 해서 15분여를 걸어갔는데 헛발질이었다.
시장이 있긴 한데... 아직 상인들도 안 나온 시각이었다.
아무렴.. 야시장인데.. 구글맵에 영업 중으로 되어있길래 설마설마 하면서도 온 거였다.
오늘 구글맵 여러 번 멕이네.
7년 전 독감을 겨우 떨쳐내고 올드타운의 리조트로 옮겨 산책을 가자며 나갔다 보았던 성벽터도 기억이 난다.
더위를 뚫고 열심히 걸어왔는데 이 모든 노력이 허사였다.
조금 이른 저녁을 먹고 마사지를 하기로 했다.
걷는 시간이 10분을 넘어가면 괜히 엄마 눈치를 보게 된다.
빠르게 구글맵을 켜고 식당을 찾았다.
끄라비므엉(무앙?? กระบี่เมือง Krabi Muang) 무려 4.9점의 평점!
사진출처 : 구글맵 더위에 지쳐 사진도 못 찍고 들어가 메뉴를 시켰다.

치킨캐슈넛볶음, 팟타이쿵, 똠얌쿵.

그리고 게살커리.
태국 와서 먹은 태국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
방콕에서 갔던 미슐랭보다 우리는 여기가 훨씬 맛있었다.
특히 똠얌덕후인 동생은 이곳 똠얌꿍에 완전 반했다.
정말 모든 음식을 싹싹 다 먹었다.
우리는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함께 꼭 다시 오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엄청나게 흡족한 마음으로 식당을 나섰다.
그리고 식당 인근의 마사지.
평점도 많고 한국인의 호평이 많은 곳.
카오산의 반타이 마사지 이후 한국인의 평이 많아도 더욱 꼼꼼히 읽어보게 된다 ㅎㅎ
오른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잘 열고 들어갔음🤣🤣🤣
문은 반말을 하지만 직원분들은 모두 대단히 친절한 곳.
타이마사지를 받다 보면 무조건 세게 강하게 짓누르기만 하는 사람도 있는데 오늘 나를 담당해 준 마사지사는 정말 어디를 어떻게 어느 정도의 압을 주어야 하는지 알고 섬세하게 마사지를 해주신 분이었다.
덕분에 엄청 강한 압은 아니었어도 정말 잘 관리를 받은 느낌의 마사지였다.
엄마와 나는 만족했지만 동생은 그저 그랬다고 한다.
세 명이 다니다 보니 셋을 모두 만족시키는 마사지사 세 명이 있는 마사지샵을 찾기 힘들다.
방콕에서 갔던 첫 마사지 샵인 니코마사지 말고는 셋 모두 만족한 마사지가 없었다. ㅎㅎㅎ
아.. 끄라비도 첫날은 세명 모두 만족했었지. 둘째 날 내가 별로여서 그렇지.
마사지 가격을 대충 정리해 보자면
방콕 350밧
끄라비 250밧
치앙마이 300밧
정도이다. 여기에 더하고 덜한 가격의 마사지샵이 많은 것은 물론이지만 대충 이 정도 가격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타이마사지 1시간 기준)
아침의 러닝도 부산스러웠고 딱히 일정도 없었는데 덥기는 엄청 덥고 우리는 두 번째이더라도 엄마는 처음이니 이것저것 보여주고 싶은데 엄마의 체력 역시 안 따라주고...
무언가 막 엉망인 것 같은 하루였는데 먹는 내내 감탄사가 절로 나오던 맛있는 저녁식사와 흡족한 마사지 덕분에 완벽한 하루가 되었다.
게다가 호텔에 돌아오니 베드프라싱의 주인마님인 닌자양이 부비부비도 해주었다.

완벽에 완벽을 더해준 베드프라싱 닌자양, 고맙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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