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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여행 15일차] 모녀, 엄마와 딸-그 어려운 숙제
    내가 있던 그곳 2025. 10. 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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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마이 정사각형 달리기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잤는데...
    그런데 이른 아침 알람소리를 듣고 끙끙 앓는 소리를 하며 눈을 떴다가 다시 잤다.
    달리지 못한 이유를(핑계를 ㅎㅎㅎ) 대라면 숨도 쉬지 않고 다섯 개는 바로 튀어나올 것이고 나머지 다섯 개는 한숨 돌리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 찾아오신 대자연으로 인해 온몸을 두들겨 맞은 것 같은 새벽.
    다시 눈을 감고 꿀잠을 자... 려고 했는데 엄마의 우렁찬 코 고는 소리에 자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냥 달리러 갈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되었던 아침.

    8시에 몸을 일으켜 아침식사를 했다.
    베드프라싱에서의 첫 조식.

    오늘도 알차게 두 접시 꾹꾹 눌러 담아 먹었다.
    태국 와서 거의 매일 신선한 샐러드를 코끼리만큼 먹고 있어서 조금, 아주 조금 건강해진 것 같다.

    엄마와 동생은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고 나는 천천히 꾸욱꾸욱 씹어 아침식사를 즐겼다. 오랜만의 로디의 연락에 짧은 대화를 나누고 방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혹시나 싶어 냉장고를 보니 조금 전까지 없던 패션푸릇이 한바트 들어왔다.
    엄마와 동생에게 이 소식을 고하니 달려 나온다.
    우와.. 이 사람들 행동력 무엇!
    게으른 자도 벌떡 일으키는 패션푸릇의 힘!


    어제의 강행군이 무리였던 것인지 오늘은 호텔에서 쉬겠다고 했던 엄마는 12시경 주섬주섬 나갈 준비를 하는 우리를 보고 결국 함께 따라나섰다.

    그랩을 타고 징짜이마켓으로.

    징짜징짜 미친 듯이 더웠던 징짜이마켓.

    하앍...더워보인다.

    하지만 실내 마트도 있고 카페도 있고 상점도 있어 야외에서 달아오를 즈음 실내로 들어가 몸을 식힐 수 있었다.

    엄마는 이곳에서 옷과 목걸이를 구매했다. 노점이 아닌 매장이었다.
    엄마가 샀던 단일 품목 중 가장 비싼 옷과 액세서리인 셈.
    태국 치앙마이의 브랜드라는 그 가게에는 엄마가 좋아할 만한 옷이 많았는데 사라고 사라고 부추겨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 결국 상의 한벌을 겨우 구입했다.
    엄마의 쇼핑으로 우리는 계속 트래블 카드를 충전했다.
    카드가 되는 매장이어서 어찌나 다행인지

    쌈닭도 아니면서 맨날 어흥~!

    굿 굿즈에서(good goods) 가오리를 살까 거북이를 살까 한참을 망설이다 방콕에서 구매한 원숭이를 생각하며 고이 내려놓았다.
    그리고 마야몰로 이동.
    마트에서 쌀과자를 구매.
    태국 쌀과자 엄청 맛있다.

    T로밍 x네이버페이 이벤트를 사용했더니 정말 바로 10,000포인트가 입금됐다. 결제금액은 21,000원. 개이득. 아름다운 소비였다!

    그리고 지난번 엄마 신발 두 켤레를 구매한 곳에 다시 들러 엄마의 로퍼를 하나 더 샀다. 엄마는 오늘 탕진의 날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신나는 건 돈 쓰는 거지 뭐!

    원님만에서보고 가기 전에 꼭 먹어보자고 벼르던 볼캐이노의 디저트. 마야몰에도 있길래 하나 사 먹었다. 버터 잔뜩 발라 구운 빵사이에 치즈 아이스크림과 베이컨. 정말 맛없없 조합.

    몇 개 없던 우리의 일정 중 드디어 마지막 일정이 하나 남았다.  극 J인 주제에 여러 번 와본 태국 여행이라 P흉내를 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굵직굵직한 계획 몇 개를 만들어왔는데 그것이 프라이빗 투어, 블루풀, 라이브재즈바 가기였다.

    라이브 재즈바는 원님만의 재즈 페스티벌로 대체.
    오늘이 바로 그날!

    해피 프로그에서 와인을 팔고 그 외 음식 노점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와인 한 병을 구매!
    여름이니까 화이트!
    (라기보다는 난 맨날 화이트 ㅋㅋㅋ)

    피자를 한판 구매하고 피자가 구워지는 동안 먹을 꼬치구이를 샀다.

    짠!!!!
    멋질 것이 분명할 재즈공연을 위해 건배!

    피자가 나오고, 개구리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파스타까지 구매했다.
    그리고 옥수수까지 하나씩.

    동생아... 배 안 고파서 술만 있으면 된다더니...
    너... 겁나 먹는구나.
    그래서 덩달아 나두 와구와구 우걱우걱.

    무대 장악력 떨어지지만.. 가수언니 예쁨
    노래 못함 ㅠㅠ 자꾸 악을 쓰던 가수님 ㅎㅎㅎ

    재즈밴드 세 개의 공연을 보았는데 첫 번째 밴드는 정말 좋았고(옹기종기 보이스라고 소갯말을 남기고 떠나심) 두 번째는 왜 이리 무대장악력이 떨어질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모여있던 사람들의 분위기가 엄청 산만해졌다. 먼저번 밴드와는 달리 다들 딴짓 중 ㅎㅎ
    두 번째 밴드에서 자리를 뜨려다가 다른 밴드 한 번만 더 보자 했는데... 우왘! 세 번째 밴드는 가수가 노래를 너무 못한다.
    결국 치앙마이의 마지막 밤은 노래 못하는 가수에 쫓겨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좀 많이 별로였고 야외였던지라 덜컹거리는 테이블과 불편한 의자, 벌레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괜찮은 밴드가 연주한다는 재즈바를 찾아갈 것 그랬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아쉽네 아쉬워~!

    딱히 한 것은 없는데 더위에 시달린 탓인지 피곤하다.
    내일 한국 가야 한다는 압박과 우울함에 기운이 쑥 빠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 종일 치앙마이를 돌아다니며, 다시 오겠지, 다시 올 것이다, 다시 와야겠다가 반복하며 머릿속을 채웠다. 엄마한테 살갑지 못하고 짜증 내는 순간들이 많았던 여행이었는데 나중에 다시 오면 그것들이 어떻게 회상될지....
    해볼게 보다 못하겠어라는 것이 엄마를 아이처럼 잘 대해줘야 하는 것은 아는데.. 그런 인내와 넓은 마음을 가지지 못해 엄마가 점점 힘들다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 확실해졌다.
    나는 울 엄마가 늘 엄마 같았으면 좋겠다고 바라는데 엄마가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니 그게 너무 서럽고 아쉽고.. 엄마 없는 애가 된 것 같고 그렇다.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엄마와의 관계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 여행이었다.
    주사위가 던져진 것처럼 엄마의 상태가 상수로 설정이 되어버렸다. 그것을 어찌 받아들일지.... 나와 동생의 숙제로 남았다.

    살갑지 못한 딸들 때문에 마음 상하는 순간이 많았을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 오래도록 기억될만한 즐거운 추억이 남았길... 딸들과 함께한 두 번째 태국여행이 가끔 꺼내보고픈 행복한 기억으로 남겨지길... 그렇게 기억 되도록 한 것은 하나도 없는 주제에 엄마에게는 예쁜 기억으로 포장되길 바란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마지막 밤을 접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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