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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1. 2. 9.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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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 아빠 기제사를 위해 점심시간에 본가로 넘어왔다
    오후 근무는 본가에서 마치고 음식준비 하기로 했는데
    와..... 12시 올림픽대로 주차장....
    실화냐며😫


    2. 작년에는 내가 난리를 쳐서 전을 샀었는데
    올해는 동생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전을 집에서 하겠다고 해서 "요리엉성이"인 나는 동생과 엄마에게 잔소리 & 구박을 받으며 온몸으로 전을 부쳤다 🤣

    육전, 새우전, 버섯전, 김치꼬지

    요알못 큰딸이 구박받아가며 부친거야.
    아빠~ 맛있게 드시고 가셔요😘


    3. 두 여자의 잔소리 공격에 반항하려
    - 내가 돈을 왜버는지 알아? 이런거 안하고 사먹으려고 버는거야~~~
    했다가, 잔소리를 되로 받았다 ㅋㅋㅋㅋㅋ
    이놈의 입!!!!


    4. 엄마가 오늘따라 참 많이 우셨다.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하고 오열을 하셔서 살짝 열어놨던 현관문을 잠시 닫았다.

    올해가 3주기. 탈상이다.
    그리고 아빠의 일흔번째 생신이 며칠 뒤다.
    일흔이 되면 평생 잠시도 쉬지 않았던, 놓지 못했던 노동을 그만두고 엄마와 여행을 다니며 사시겠다고.. 당신도 이만큼 고생했으니 그 나이쯤 되면 쉬어도 되지 않겠냐며,
    가족을 향한 죄책감으로 늘 미안해하던 마음을 그때쯤이면 내려놓으실 수 있을 것 같았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해도 아빠의 미안함과 자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굴레와도 같았다)

    결국 인생의 평온함을 끝끝내 누리지 못하시고 눈을 감은 나의 아빠. 정말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다섯남매 중 셋째였던지라 다른 형제 자매들이 각각의 이유로 부모의 손에서 자랄 때 조부모의 손에 남겨졌던 아이. 조부모의 가난한 살림에 손을 보태야해서 일찍 학업을 중단하고 억척같이 일해서 결국 자수성가를 이룬 사람. 형제 자매들의 가난까지 구제하기 위해 잠시 욕심을 부렸다가 다시 바닥까지 떨어진 기구한 인생. 그리고 그 욕심때문에 내가족도 챙기지 못했다고 평생을 자책하고 미안해하던 나의 아빠.

    영원같았던 빚을 다 갚던 그 해, 암 선고를 받았고
    6개월 살 것 이라는 의사의 말에도, 가열차게 운명을 거슬러 3년 반을 살아낸 나의 아빠.

    빚을 다 청산한 기쁨을 누리고,
    평생 무겁게 짊어진 삶의 굴레를 벗어나 당신 스스로 이쯤하면 됐다고 여생을 즐기자고, 선물같은 삶을 살자고...
    단 1년 만이라도 그런 삶을 사셨으면 엄마도, 우리도 그렇게 아빠의 병이, 아빠의 죽음이 서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빠가 살아계실때는
    나의 건강한 1년과 아빠의 건강한 하루를 바꾸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고,
    돌아가신 날에는
    아빠의 차가운 볼에 내 얼굴을 부비며 다음 생에는 내가 아빠의 부모가 되어 모든것을 베풀테니 꼭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삶을 사시라고 빌었다.

    그래서... 다음생은 없다고 이번생을 마지막 같이 살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하던 나는 다음생을 꼭 살아야하는 이유가 생겼다.


    어느새 3년이 지났다.
    아빠가 내 삶에 뿌리깊게 남겨준 유산으로 남은 삶을 더 잘 살아가야지.


    5.
    탈상 - 한 사람의 죽음에 따른 상례 절차의 마지막
    세상에서 제일 슬픈 단어였네.
    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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