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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린이의 등산일기] 조령산 & 주흘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1. 5. 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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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니산
    검단산
    삼악산
    예빈산 & 예봉산
    감악산
    월출산
    팔영산
    오봉산
    지리산바래봉
    그리고 주흘산 & 조령산

    대모산이 낳고 구룡산이 키운 산꼬맹이가(엄빠산은 나같은 자식이 있다는것을 모름🤣🤣🤣) 드디어 열번의 산행을 마쳤다.
    세상 버라이어티 했던 열번째 산행ㅋ 그래서 또 좋았다


    2. 주말의 비....
    이제는 뭐 새삼스럽지도 않다.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오후에 잠깐 비가 오는 예보였는데 오늘 새벽에 다시 살펴보니 와... 하루종일 비네.
    문경새재의 CCTV를 확인해가며 조마조마 길을 떠난다.

    지리산 갈때는 미세먼지 & 황사로 가는 내내 일희일비 했다면 오늘은 거세졌다 잦아드는 비로 일희일비 했다.
    그런데 반쯤은... 비가 계속오면 그냥 맛집투어나~~~ 라는 생각도 있었다.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이화령 도착.

    터널에서 뭐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 저 너머에는 미지의 세계?🤔

    안개가 자욱~~
    비는.. 가야해? 말아야해?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애매하게 쏟아졌다.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주섬주섬 비옷을 챙겨입고 뚜벅뚜벅 산을 오른다.
    9시 15분.
    조령산 출발!!!


    쉬운산이라고 2시간이면 내려올꺼라고, 리딩자님의 안내에 따라 우린 정말 달랑 몸만 가지고 산에 올랐다


    대모 구룡산 갈때도 슬링백에 물은 챙겨가는데 진심 이렇게 맨몸으로 산에 올라보기는 처음!
    그렇지만 처음 겪어보는 빗속의 산행이라는 무게감에 짓눌려 이미 당황한 몸에 가벼운 가방하나도 더 얹을 수 없는 상태이긴 했다.

    비가 점점 거세졌다.

    서핑하는 친구들에 묻어샀던 세상 힙한 나의 우비는 산과 어울리지 않는 아이였다 ㅠㅜ
    너무 길어서 발길을 옮길때마다 옷자락을 들어올려야했고 무거움을 그럭저럭 견딘다 쳐도 우와... 이 보온성 무엇! 나를 넘나 따뜻하게 감싸줘서 숨이 막힐지경



    파워당당하게 산에서 데뷔를 했지만 데뷔하자마자 은퇴를 하게된 우비녀석 ㅠㅠ 트레킹 갈때나 만나자꾸나

    산 자체는 리딩자님 말대로 어려운산은 아니었는데 편하지 않은 복장과 쏟아지던 비, 더웠다 추웠다 오락가락 하던 온도때문에 상당한 체력이 소모됐다.

    대장형님도, 날씨가 이러니 애써 두개의 산을 다 오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쉬엄쉬엄 오르자고 제안했다.

    그래, 이런 날씨에 산 하나만 올라도 잘한거라고.. 이때쯤엔 조령산만 갔다가 관광객 모드로 문경새재에서 뜀박질 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있었다.

    오르는 동안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밀림같이 빽빽한 나무들이 털어내는 물방울이 후두둑 비처럼 떨어졌다. 그리고 어느순간 그냥 떨어지는 물방울을 맞으며 "에라모르겠다" 심정으로 산을 오르는 나를 발견한다.

    나, 원래 비 오는 날 나가는거 질색팔색 하는 앤데.. 비오는 날 산까지 타고 있네🙄



    땀에 젖은건지 비에 젖은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축해진 몸으로 산을 올랐다.
    몸은 축축했을지언정 마음은 비밀을 잔뜩 품은 것 같은 신비로운 느낌의 숲길을 오롯이 느끼며 촉촉해져있었다😀

    공기중의 수분덕에 더욱 촉촉하고 싱그러웠던 초록과 연둣빛
    노루요정이 나타날 것 같은 비밀의 화원

    그리고 드디어 정상!
    구름이 자욱한 정상은 당장에라도 산신령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바람이 불자 하얀 구름이 연기처럼 흩어지고 또 모이는 것이 손에 잡힐 것 처럼 눈에 보여 신기했다.

    데뷔와 함께 은퇴한 우비 사진을 남겨본다. 또르륵😭

    우중외출조차 싫어했던 산꼬맹이는 결국 첫 우중산행을 해내고야 말았다
    아유~~ 장하다 장해!!!
    토닥통닭 궁디팡팡



    3. 점심을 간단히 먹고 차로 이동.
    주흘산으로!!!

    문경새재를 여유롭게 지나간다.
    지쳤던 몸이 점심으로 다시 쌩쌩해진 느낌이었다.
    그래.. 이건 진짜 그냥 느낌이었다


    주흘산에 대해 사전에 습득한 정보라고는 "계단지옥" 정도 ㅋㅋ
    오늘도 무지에 의지해 팔랑팔랑 세상 가벼운 생명체가 되어 주흘산에 발을 디뎌본다.

    어라? 근데 이산 예쁘다!!!!
    비는 그쳤지만 비로인해 촉촉하게 젖은 땅에서는 진하고 묵직한 흙내음이 났고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소리, 힘든 나와는 대조적이게, 비현실적으로 생동감이 넘치던 연두의 색감!

    이때쯤엔 나는 힘들어 죽겠는데 산은 너무 푸릇푸릇해서 잠깐 약이 오르기도 했다. 본격 산이랑 신경전😅

    계속 올라간다.
    어우야!!!
    계속 올라가!
    이녀석 상남자네. 어쩜 오르막 오르막 오르막이얔ㅋㅋㅋㅋㅋ 주흘산, 야 임뫄!!!!!!

    비온 뒤의 산은 정말 매력적이다.
    오늘 두개의 산을 겪어보니 비는 산에게 아주 신비롭고, 비밀스러운 매력을 잔뜩 선사해주었다.
    게다가 뜨거운 해도 없어서 이렇게 산타기 좋은 날씨가 어디있겠냐며 한껏 들떠 대형견 모드로 산을 올랐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몸이 점점 축축해져요. 나를 찍어누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하아... 습도가 복병이었다.

    한여름의 숨막히는 습도가 성급하게 찾아온 듯했다.
    산에서 1년을 보내보지 못한 산꼬맹이는 오늘의 산이 세상 신기했고, 축축하게 내려앉은 습도와 함께하는 등산이 버겁기도 했다.

    하루에 두개의 산은 좀 힘들구나....
    라는 생각이 턱까지 차오를 즈음.
    계단이 나타났다

    산동무들에게는 계단지옥
    나에게는 계단천국!!!

    요기서 부터가 계단지옥 시작

    돌 투성이의 끝없는 오르막에 지칠즈음 나타난 끝없는 계단은 의외로 나에게 넘나 잘맞았다.
    세상에 이게 웬일이야!
    스쿼트와 100층 오르기의 효과인걸까?

    계단에서 기사회생하듯 되살아난 나는 뛰다가 걷다가 신나게 계단을 올랐다

    (그렇지만 하산길에 계단을 내려오다보니 진짜.. 진짜 계단이 어마어마하게 많고 길긴하더라. 대체 이 계단을 어떻게 오른거야🙄🙄🙄 싶을 정도였다)

    끝이 없어 보이쥬? 진짜 끝이 없어유 😎

    뿌옇게 시야가 좋지 않을지언정, 신비하고 또 신비로운 구름과 안개(습..기...?) 자욱한 숲길에 연신 감탄하며 오르고 또 오른다.

    계단 아니었음 정말 힘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계단의 은혜를 잔뜩입어 정상 도착!!!

    주흘산 주봉.
    정상은 정말 구름이 두텁게 깔려있었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비현실적으로 하얗기만했다

    팔 잘뻗었다고 대장님께 칭찬받음 ㅋㅋㅋㅋㅋ 가즈아!!!

    자욱한 구름에 둘러쌓여 정상부만 동동 떠있었던 느낌!
    무얼 경험하던 이번생엔 처음이라, 모든게 너무 좋다.
    모든것이 다 신기하고, 모든것이 다 경이롭다.
    그래서 멈출 수 없는 산을 향한 나의 발걸음.
    그래서 감출 수 없는 산에 대한 나의 애정❤

    이렇게 좋은 산을 늘 함께 해주시는 산동무들께 진짜 진짜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쫄보가 절대 겪어보지 못했을 산과 경험들

    아무래도 장시간, 장거리 산행이었으니 힘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또 그렇게 엄청 힘든 것도 아니었다. 주흘산 정상 즈음에서는 체력의 한계 언저리쯤 도달했다 싶기도 했는데, 원래 산정상 즈음에서는 다 힘들지 뭐~~



    처음으로 산 두개 타는 거니까 어쩐지 조금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던 느낌적인 느낌이 약간의 엄살을 더했다고나 할까


    대장님은 이제 산 두개도 하루에 올랐으니 산린이 코스프레 그만해도 된다 하셨지만


    이제 겨우 산행 열번째인걸요~
    체력수저 물고 등산계로 뛰어들었을 뿐인 산신생아 산린이 산꼬맹이랍니다


    * 조령산 & 주흘산
    🎯 총 산행거리 : 약 17km
    🎯 총 산행시간 : 7시간 40분
    🎯 주차 : 조령산(이화령 휴게소 : 무료), 주흘산(문경새재 1관문 주차장 : 2,000원)
    🎯 난이도 : 산의 험함 여부를 떠나 절대적으로 체력이 관건



    4. 주흘산 맛집.
    산을 두개나 올랐으니 무엇을 먹어도 최고의 만찬이 될 터였다.
    배고파. 왕창 먹어야지~
    를 입에 달고 하산했다

    주차장 맞은편의 식당중 가장 핫했던 새재 할매집.
    우리가 들어가고나서 거의 바로 재료소진으로 더이상 손님을 받지 않았다.
    나이쑤!!!!

    먹자마자 두손두발 다들고 그냥 항복해야 할것 같던 숯불돼지고기!!!
    여기에 더덕구이에 파전까지 배불리 먹고 세상 행복해진 기분으로 문경새재를 떠났다.
    (더덕구이도 환상의 맛, 파전은 너무 얇았고 빈약해서 두번시키지는 않을듯 ^^;;)


    5.
    - 있잖아 사람들이 막, 하루에 산 두개를 연달아 가기도 하더라~
    - 진짜? 대체 왜그런대?
    - 그러게나 말야. 왜그런걸까?
    - 언니는 그러지마~
    - 당연하지!!

    감악산에 함께 오르던 리틀이와의 대화였다.
    응, 그런데 나 오늘 산 두개

    해본적이 없으니까, 하루에 산 두개를 오르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고 살짝 도전의식이 생기기도 했었다.
    산에 오르는 내내 이런거였으면 절대 하지 않았을거라고 투덜대며 역시! 오늘도! 무지해서!!! 용감했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음에 또 이런기회가 생기면, 이제는 1일 2산이 어떤건지 아니까 안한다고 발을빼려나?🙄
    .
    .
    .
    .

    첫 1일 2산
    (능선을 따라 연계한 2산이 아닌 오롯이 따로따로 산 두개😎)
    첫 우중산행

    나름 성공적! 잘했어 나 shake it!!



    +) 내 등산화 상태가 심각 ㅋㅋㅋ
    우중산행을 해보니 방수가 전혀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군데군데 너덜너덜, 먼지 털어내는 칙칙이의 공기가 너무나 시원하게 들어와서 아주 발이 시원해졌다능

    새 등산화 마련이 시급합니다.
    호카오네오네, 얼른!!!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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