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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린이의 등산일기] 우두산
    등산일기 Hiker_deer 2021. 10.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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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10. 23 경남산행 첫째날, 우두산

    아침일찍 서울을 떠난다고 출발했건만 주말의 교통체증이란 늘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다.
    방역지침 완화로 처음으로 4명을 초과한 인원으로 산행을 해보는 산꼬맹이는 조금 긴장이 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2박 3일로 기획된 경남산행의 첫 목적지는 우두산.

    Y자 출렁다리로 유~~~명한 산이지만..
    방역지침 강화로 11월 초까지는 출렁다리 출입이 금지되어 우리는 근처에서 구경만 하다 온, 그 우두산🐮

    고견사와 의상봉까지 쉬지않는 에너자이저 K가 거침없는 리딩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뭐.. 우리는 죽을것 같지만 죽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이니까요

    꽤 고즈넉한 느낌을 간직한 고견사를 둘러볼 시간은 있었지만 어쩐지 빨리빨리 올라가야 할 것 같은 급하고 지친(?) 마음에 잠시 물마시는 시간만 갖고 발걸음을 재촉해본다.

    2주간 갑작스런 한파에 깜짝 놀라 방한 준비만 열심히 해온 우리를 또 깜짝 놀라게 한 경남의 날씨.
    엄청 화창해!!!
    겁나 더워!!!!

    예상치 못한 더위때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처음으로 8명 "대인원"과 함께 올라가는 산행은 신선한 느낌이었다.
    수학여행 온 것 마냥, 왁자지껄 웅성웅성.

    의상봉 직전까지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올라가던 우리는 잠시 점심을 먹으며 쉬어가기로 한다.

    V언니에게 선물받았던 티타늄 컵 인증샷을 찍어 뒤늦게 생선을 잘 사용하고 있다는 감사인사도 전해본다

    인원이 두배가 된 만큼 정말 다양한 먹거리가 쏟아져 나와 산탄지 6개월이 넘어 처음 느껴본 등산먹부림의 흥겨움😻


    식사를 한 장소에서 의상봉까지는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생각보다 가파른 계단 계단.
    그리고 가파른 오르막이 있으면 으레 터지는 조망.

    날씨가 다한 우두산 산행.
    파란 하늘아래 적당히 붉은 빛을 띄며 물들어가는 산자락은 막 찍어도 이렇게 예쁜 사진으로 남는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시니 네발로 엉금엉금 기어올라가지만... 어깨 당당히 두다리 쭉펴고 서는 배포는 없는 여전한 돌찔이라... 엉거주춤 자세로라도 사진을 남긴다.
    언젠가는 사진찍겠다는 일념 하나로 돌찔이를 극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살짝 생기지만 아직도 너무 무서움.
    심장이 쫄깃 다리가 후들후들!!

    당장 내일 죽어도 아쉬울게 없다는 나색히는 아마도..
    그렇게 좋아하는 산에서 죽고싶지는 않은가보다.
    그럼 싫어하는데서 죽을 생각인가

    의상봉에서 100대명산 플러스 인증을 하고
    (첫번째 명산플러스 인증, 무려 첫번째!!!)
    다시 내려와 마장재로 향한다.

    산행공지를 상세히 안읽어본 티를 팍팍내며 이즈음에서 당황한 나 ㅋㅋㅋㅋ
    아니 의상봉 찍으면 끝나는거 아니었어?
    또가는 거야?
    데굴데굴 눈알을 굴리지만 차마 입밖으로 말은 못꺼내고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

    그래서 대장님이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하던 초반에 산행 예상시간이 5시간이라고 했던 거구나.
    어쩐지 2시간이면 홀라당 끝날것 같은 산행 예상시간이 왜이리 긴걸까 의아했는데..
    그랬구나.
    그랬던 거였구나...

    초로기에 들어선 것 같은 산의 색감이 차분한 느낌이다

    마장재까지는 작은 암릉들을 넘으며 가게 된다.
    예압~ 돌산입니다.
    그렇지만 우회로도 잘 돼 있어요.
    돌찔이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돌산의 묘미는 기암괴석과 산의 능선과 하늘이 만들어내는 콜라보의 장관속에 나를 콕 박아 넣을 수 있다는 것!

    애증의 돌산, 애증의 암릉 되시겠다.

    산, 나무, 돌, 흙, 하늘, 울타리. 나만 빼고 모두가 열일한 듯한 사진.

    8명의 인생샷을 열심히 남기며 산행을 진행하다보니 속도가 생각보다 느려져서 마장재까지 가는 하산은 날듯이 진행됐다.

    그리고 우두산 출렁다리를 마주했을때 최고의 하늘을 만나게 된다.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는
    가을의 산과 참 잘 어울렸고,
    빨간 출렁다리에 내려앉아 최고로 따뜻한 풍경을 만들어주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길고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 않는 산길에
    준비되지 못한, 준비하지 못한 자의 당황이 불쑥불쑥 펀치를 날렸지만
    2주간의 한파속에 잔뜩 움츠러 겨울잠 준비나 하자고 했던 춥찔이에게 다시 찾아온듯한 반가운 가을과, 높고 파란 가을 하늘 아래서의 우두산행은 꽤 맛깔난 재미를 선사해주었다.

    그리고 어쩐지 암릉산행은 나에게 비명지르는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다.
    꽥꽥 소리지르며 느껴보는 심장이 쫄깃해지는 아찔함과 고성발사로 해소되는 스트레스, 뭐 이런거 ㅋㅋㅋ


    🎯우두산 오르기🎯
    ✔산행시간 : 4시간 50분(암릉 뷰에 홀딱반해 출사나온듯 사진찍는 시간 및 휴식시간 1시간 30분 포함)
    ✔산행거리 : 6.5km(트랭글 기준)
    ✔산행코스 : 고견사주차장 - 고견사 - 의상봉 - 우두산 - 마장재 - 출렁다리 - 고견사주차장
    ✔100대 명산이어도 충분할텐데 이동네에 훌륭하신 산 으른들이 너무 많아 명산 플러스로 남게된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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