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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일기] 해파랑길 44코스, 45코스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1. 11. 13.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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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우리는 그냥 속초 여행을 준비했었는데
    왜때문에 숙소 하나 예약하더니..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어딜 걸을까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영랑호 한바퀴만 돌자~
    에서 시작했던 우리의 일정은 어쩌다가 해파랑길까지 굴러들어갔고
    속초의 관광지는 다 지난다는 45코스와 낙산사가 포함되어있는 44코스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둘다 걷기로 한다.
    읭?
    응... 사람이 결단력이 없으면 이렇게 되는거야.

    이른아침, 5시 반 조금 넘은 시각에 K를 만나서 서울을 출발했다.
    다행히 일찍 출발해서 교통체증을 겪지 않았다.
    유류세 인하 혜택을 기다리며 주유를 미뤘었다가,
    아주 아슬아슬하게 홍천 휴게소에서 리터당 1500원대에 가득 주유하는 호사를 누렸다!

    속초 시청 직원주차장에 도착.
    (주말과 공휴일에는 무료로 개방된다!)

    근처 식당에서 백반정식을 아주 배부르게 먹었다.
    우린 오래 걸을꺼니까~~
    그리고 택시를 타고 해파랑길 44코스 출발지점인 수산항으로 고고!
    속초시청->수산항 택시비 21700원

    해파랑길 44코스 시작합니다.

    12.5km, 약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함.

    해파랑길 44코스는 자전거 도로와 꽤 많은 거리를 공유하게 된다.
    걷는 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와 함께 걸어야해서 자전거 소리를 잘듣고 피해줘야한다.

    이것이 동해바다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이 진하디 진한 동해바다의 색

    하늘과 바다를 명확하게 가르는 짙은 바다의 색에 어쩐지 마음까지 서늘해졌던 낙산 해수욕장.

    바람은 거센데 기온이 낮지 않아서 서퍼들이 참 많았던 바닷가.
    덕분에 참으로 활기차고 이국적이었던 바다.
    산만 보다가 오랜만에 바다를 걸으니 좋았는데
    그러다가 중간중간 보이는 설악산에 이내 마음이 홀딱 빼앗겨
    역시 우린 산이 좋다며.. 설악산에서의 리벤지 매치를 가늠해봤다

    딱 기다려!!
    내년봄에 갈께~❤

    해파랑길은 가는 내내 다양한 표지로 우리를 안내해준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해파랑길 지도를 따로 보지 않더라도 따라갈 수 있지만... 가만보면 중요한 지점엔 가끔 누락되어 있거나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또 가끔은, 설마 저 길일 리가 없어! 라는 생각으로 다른길을 택해서..
    우리는 꽤나 알바를 했다.
    하지만 산길이 아닌 다음에야 편안한 평지에서 알바를 하는데 이게 뭐 어때~ 라는 생각으로 내내 너그럽고 평온했다.

    44코스의 설악해수욕장에서 비치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발열체크와 QR 체크인을 하고 입장하여 기웃기웃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구경했다.

    때마침 시간이 12시 즈음이 되어가던 중이었고
    달콤하고 고소한 버터향을 잔뜩 풍기는 주먹밥이 눈에 딱 들아와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기로 한다.

    커다란 주먹밥을 하나씩 사서 우걱우걱 씹으며 길을 걸었다.
    설악해수욕장에서 바로 몽돌소리길로 이어지는데, 이곳이 정말 예뻤다.
    (오늘 걸었던 길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
    바다가 예쁜것은 물론이고 해변길을 따라 세워진 조형물들이 진짜 너무, 너무너무 예뻤다.

    아기자기 한길.
    몽글몽글 한 돌.
    디테일한 조형물.

    바로 이어지는 헤밍웨이 파크.
    (헤밍웨이 형님은 저 머나먼 동양의 작은 나라에 본인의 이름을 딴 공원(그것도 또 엄청 작다)이 생길 줄 알고 있었을까? ㅋㅋㅋㅋ)

    바다색, 하늘색, 그리고 흰빛과 노란빛의 여러 구조물이 아기자기 예쁘게 어우러져 아주 예쁘고 작은 태평양의 섬나라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빨강등대 줄까, 하얀등대 줄까?
    저 멀리 보이는 등대 두개와 기막히게 푸른 바닷빛.
    속초에 도착했다.

    그리고 곧이어 해파랑길 44길의 종착지에 도착했다.

    알바를 이래저래 했더니 44코스를 걸었는데 벌써 15킬로가 넘었다.
    45코스를 바로 시작하자!

    16.9km!
    갑니다~!
    원래 44코스 끝내고 까페에서 잠시 쉬어갈까했는데 44코스 종착지에는 마땅한 까페가 보이지 않아 외옹치항에 가서 쉬기로 했다.

    대포항을 지나 외옹치항을 가기 위해 카카오맵이 알려주는 길이 아닌 "바다향기로"를 통해 이동하기로 한다.
    이때만해도, 힘에 부쳐 영랑호를 걷지 않게될도 모르니 좀 돌아가더라도 바다향기로를 걸어보자 했었는데...
    우리는 아주 두루두루 다 걸었지.
    암... 그렇지 뭐~

    언제와도 푸르고 또 푸른 바다가 반겨주는 바다향기로

    엄마와 함께왔던 루트대로 바다향기로를 걷고 외옹치항을 지나며 까페 보사노바에 들렀다.
    우리.. 이만큼이나 걸었으니 마구 먹쟈!!!

    라고 했지만 고작 소시지빵 두개.
    소심한 먹깨비들의 소심한 돼지생활🐷
    약 1시간을 놀고 먹으며 수다를 떨다보니 남은 10킬로 쯤이야 가뿐하게 걸을 것 같은 에너지가 생겼다.

    아바이마을을 지나고 영금정을 지난다.
    정말 45코스는 속초의 유명한 관광지는 다 지나는 길이었고
    나는 속초에 정말 자주 왔었나봐. 45코스의 거의 모든 길들을 다 알고 있어.

    굳이 안갔어도 됐지만...
    해파랑길 안내 표지들이 시키는대로 등대에 올랐다.
    기왕 하기로 한거 제대로 해야지!

    등대에 오른다고 겁나 헉헉댐..

    33킬로를 걷는 동안 유일하게 잠시 더위를 느낀 순간이었다.
    20킬로 넘게 걷고있는 중에 갑자기 나타난 계단은 우리의 진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45코스의 마지막 루트인 영랑호에 도착했다.

    영랑호를 걷는다.
    1년 만인가?
    영랑호를 둥글게 다 걷는 것은 이번이 처음.
    25킬로를 걸어와서 마주한 약 7.5킬로의 영랑호 둘레길은 생각보다 길었다.

    아.. 이제 좀 지겨워.
    지친다..
    라고 생각할 즈음 잠시 뒤를돌아보니
    영랑호의 뒤로 위풍당당 뾰족한 설악이 보였다.

    해파랑길을 걷는 동안 설악산의 다양한 모습을 마주했는데..
    어쩐지 민폐만 가득 끼치고 온 산이라..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에 자꾸 피하고만 싶었다.
    멋지고 또 멋있었는데도 자꾸만 모르는척 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데 어떻게 계속 외면해.
    어휴...
    진짜 꼭 다시 갈꺼야.

    피곤하고 다리가 아프기 보다는
    끝없이 이어지는 영랑호 길이 사알짝 지루해질즈음..
    드디어 45코스도 끝이났다!

    덩실덩실 어깨춤이 날 정도로 신이났다.
    아침에 택시로 수산항까지 이동했던 길을 고대로 다시 걸어서 속초시청까지 다시왔고 거기서 더 걸어 영랑호를 한바퀴 도는 것으로 해파랑길 44코스 45코스를 마무리 했다.
    그리고 또 택시를 타고 속초시청으로 다시 돌아갔다.

    누군가가 본다면
    이게 뭔 짓이여????
    하겠지만 강원도 해변을 오롯이 즐기는 방법으로 걷기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속초시청에서 차를 타고 대포항에가서 튀김을 왕창 샀다.
    열운동 한 날은 먹부림 아니겠소!

    그리고 이번 속초행을 위해 우리가 유일하게 준비(!)라는 것을 했던 숙소에 도착했다.
    속초 썬라이즈호텔 19층. 에어비앤비로 운영중이다.

    방에서 청초호가 정말 예쁘게 내려다보인다.
    열심히 걷고 즐기고 느끼고 난 후
    쾌적한 숙소에서의 먹부림!

    오늘의 모든것은 이 순간을 위한 것이지!
    먹고 마시고 또 먹고 마시고!!

    33km-정말 열심히 걷기를 하고 싶다면, 하룻동안 걸을 수 있는 최대치의 거리를 걸은 것 같다.
    이 이상을 걸으라고 한다면 걷기야하겠지만, 어쩐지 자세가 틀어져 몸을 망치는 걸음을 걷게 될 것 같은 느낌.
    내 평생 30킬로 넘게 걸어본 것은 오늘이 처음 아닐까?
    물론 평지를 걸은 것이니 26킬로씩 산을 타는 것보다야 훨씬 수월하긴 했지만 최장거리를 걸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오늘을 마무리 해본다.
    오늘 하루도 내 기립근이 튼튼해졌다 ㅋ




    🎯해파랑길 걷기🎯
    ✔ 거리 : 33km(삼성헬스 기준)
    ✔ 소요시간 : 7시간 50분(쉬는시간 1시간 10분 포함)
    ✔ 둘중 한 코스를 꼽으라면, 대중적인 관광지를 모두 지날 수 있는 45코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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