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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쭈의 등산일기] 사량도 지리산_20220319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3. 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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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가 내리던 새벽.
    기온이 뚝떨어졌다.
    밤새 폭설이 내린 곳도 있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사량도행은 일기예보로 취소해야 하나 고민을 할 만큼 급변하던 날씨.

    싸라기눈이 떨어졌고
    슬쩍 우박도 온 것 같았다.
    그리고 고속도로에 오르자 다시 비가 오락가락.
    그리고 곧 어이없을 만큼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겨울왕국!!!!
    지난 겨울 끝끝내 만나지 못한 눈꽃을 산에 가려고 달리는 차안에서 보게되다니.

    컬러감 가득하던 세상이 순식간에 추억의 무채색으로 변해버렸다

    따뜻한 차안에서 보는 눈꽃은 엄청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따뜻하고 편안한 곳에서 눈꽃을 즐길 수 있다니.
    다 되었다.
    더이상의 것은 필요 없겠다

    고성 용암포에 도착하여 12시 배를 탔다.

    사량도까지 최단시간에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곳.
    30분만에 사량도 내지항에 도착.
    육지에서 사온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때우고 산행을 시작했다.

    오다가 눈비를 만났는가? 과거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재의 날씨

    사량도 지리산(지리망산)

    임도를 조금 걷다보면 왼쪽으로 작고 좁은 길이 나타난다(웅... 한번 놓쳐서 알바하고 돌아왔다. 작고 소듕한 들머리🥲)
    실은 동네 뒷산가는 기분이 약간 있었는데
    산을 오르자마자 반성을 시작했다 ㅋㅋㅋㅋ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보다 가파른 오르막!

    그렇게 흙길을 따라오르다 암릉이 나타났고
    첫번째 조망이 터지는 곳에 도착했다.
    자, 우리가 해야할 것은 무엇?
    쏘리질뤄!!!!!!

    꺄아아아아악!!

    바닷가 인근에 있는 돌산의 매력은
    한번 조망이 터진후 돌 능선을 따라 쭈욱 산행을 이어가며
    주변에 보이는 바다로 눈호강을 실컷 할 수 있다는 것.
    덕룡산에서 배웠지요. 껄껄껄.


    그래서 오른쪽 왼쪽으로 푸른빛의, 또는 옥빛의 다도해가 아름답게 펼쳐진 산길을 걸으며 이세계인지 저세계인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산행을 했다.

    지리산의 돌은 정말 얇게 저며진 크레이프 케이크 같았다.
    주상절리일까?

    켜켜이 겹쳐진 얇은 돌판들이 세로로 서있어서
    비가 지나간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미끄럽지 않았다.
    돌들이 맞붙어 만들어낸 마찰력에 감사!
    를 했지만서도... 돌찔이는 돌을 기어다니며 온갖 추태를 다 보였단다.🙄🙄

    오로지 사진찍기위해 이 무서운 길을 간다. 네발로!!!

    양옆에 바다를 끼고 꿈길을 걷듯 뭉실뭉실한 발걸음을 옮겨 지리산 정상에 도착했다.
    끝난것 같지만 이 산행은 여기서 부터가 본격 시작이다.

    블랙야크 섬앤산 첫번째 인증 - 사량도 지리산

    파르라니 흰빛의 켜켜이 뭉쳐진 바위들이 역시나 공룡의 등뼈같아서
    지리산 역시 남쪽의 공룡능선이라 불러도 될것 같았다.
    이쯤되니 공룡 is everywhere 느낌

    아찔한 절벽같이 느껴지던 암릉을 안전난간 덕분에 오를수 있었다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도 기어이 올라가본(혹은 기어올라가본? ㅋㅋㅋㅋㅋ) 그곳!

    산행을 계속할수록 양 옆으로 보이는 풍경이 조금씩 변했지만 환상적인... 꿈인듯 현실인듯한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았다.

    산세도 예쁘고
    아주 조금만 겁을 내려놓는다면 정말 재미있는 암릉산이었다.

    아마도 다시 찾는다면 삼악산처럼 조금더 수월하기 돌을 오르내릴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만...
    쉽게 다시 찾기에는 너무너무 먼 사량도.

    살짝 흐리던 하늘에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나타나던 순간
    현실성이 더 없어지던 나의. 사량도의. 바다.

    달바위까지 함께한 후, 체력이 부족한 동무들은 잠시 기다리고
    네명이 함께 출렁다리를 보고 오기로 했다.
    거의 달리다시피 산을 올랐다.
    기다리는 동무들이 힘들지 않도록 빨리 다녀오고 싶었다.
    조금 힘들었지만 속도를 내기엔 무리가 없는 길이 이어졌다.

    계단 자신있습니다

    그러다가 암릉코스를 다시 만나 완전 무너졌다 ㅋㅋㅋㅋ
    찌찔찌질 기어다니며 속도가 현저히 떨어짐..
    에휴

    스치듯 가마봉을 지나고 까마득한.. 절벽같은 계단을 내려갔다.

    어떻게 계단이 이래요~
    라고 하고싶을만한 경사도였지만
    이런 것은 의외로 무서워하지 않는 돌찔이!
    돌이 아니어서 그런가

    그리고 마침내 출렁다리 도착!

    빨리 다시 돌아가야했지만 사진은 놓칠 수 없지!
    바람처럼 다리위를 달려(흔들리는 다리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역시나 돌이 아니어서 그런가ㅡ.,ㅡ) 뽀로로로 다리를 건너본다.

    흔들다리와 "나"만의 사진을 찍기가 이렇게 쉽다니!!!

    우리가 산행을 꽤 늦은시간에 시작해서인지 산행하는 내내 4명(두팀)의 산객만을 마주쳤을뿐 지리산엔 우리밖에 없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왔던길을 돌아 동무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걸음을 서둘렀다.

    효율적인 이동을 위해 바람같은 대장형님은 먼저 내려가 택시를 타고 항구에 주차해둔 차를 찾아오기로 했고 기다리던 동무들도 먼저 하산을 시작
    나도 그 뒤를 이었고
    함께 흔들다리에 갔던 동무들도 뒤따라 내려왔다.

    그리고 모두가 내려온 순간 딱맞게 차가 도착했다.
    오늘하루, 이보다 완벽할 수 없을만큼 모든 것이 최고였다.

    처음 목표했던대로 옥녀봉까지 가지 못해 아쉬웠지만
    같이의 가치가 참으로 큰 곳이 산이다!
    오늘 못갔으니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사량도 지리산 오르기🎯
    ✔산행거리 : 7.4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4시간 30분(쉬는시간 30분 포함)
    ✔산행코스 : 내지항-지리망산-달바위봉-가마봉-흔들다리-대항마을입구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 같은 다도해의 푸른 바다. 초심자도 가능한 재미난 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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