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산쭈의 등산일기] 남해가 꽁꽁 숨겨둔 보물같은 천관산_20220403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4. 4. 20:34
    반응형

    월출산 본다고 신난 마음에 내려갔던 남쪽나라.
    천관산은 월출산만 보고 올라오기엔 너무 머나먼 곳이니 덤으로 껴넣은 것같은 느낌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1박 산행을 다닌 이래 처음으로 몸 아픈데 없이 꿀잠을 잔 터라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납작하게 찌그러진 머핀을 아침식사로 먹으면서도 들썩들썩 즐거운 마음.
    어제의 월출산행으로 인한 신체적인 피로는 거의 없었고
    단지 그냥 이른 아침이면 으레히 뒤따르는 게으름과 귀찮음이 추위를 만나 잠시 몸과 마음을 움츠러들게 했을 뿐이다.

    저 뒤에 솟은 암석이 천관산의 상징!

    천관산도립공원 주차장.
    매우 넓고 쾌적하다.
    깔끔한 화장실이 무려 두개나 있음.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하늘위로 천관산의 트레이드 마크인 삐죽이 솟은 기암괴석이 보였다.
    하늘빛이 좋았다.
    오늘 대박이로구나~!!

    남도산행의 날씨요정 강림을 자축하며 산행을 시작했다.

    남쪽에 먼저 인사온 봄. 벚꽃이 만개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길을 지나 숲길로 들어섰다.
    평범한 흙산이었다.

    진달래가 만개하고 봄의 기운이 힘차게 솟아오르는 흙산이었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르막이 꾸준히 이어졌다.
    한숨돌리기 위해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데...
    날씨요정이 미처 밀어내지 못한 안개와 미세먼지로 먼 하늘이 희뿌연 색이었다.

    하늘과 바다가 모두 뿌옇게 가리워져
    어느것이 하늘색이고 어느것이 물색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였다.
    어쩐지 모든것이 너무 완벽하다 했어 ㅠㅠㅠㅠ

    그래도 쩌 멀리 있는 저 뿌연 것은 바다가 분명했으므로 뒤를 돌아볼때마다
    -우와~ 바다다!!
    환호성을 내지른 도시 산꾼들 ㅋ

    갑툭튀! 돌산으로 변해버린 천관산

    내 폭신하기만 하던 흙길앞에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천관산은 어느새 돌산으로 바뀌었다.
    신기하게도 완벽한 돌산이 되었다.
    돌을 타고 올랐다.

    꼬까옷 샀다!!! ㅋㅋ

    군데군데 천관산의 상징인 커다란 돌들이 턱턱 얹혀져 만들어진 암석 기둥들이 나타났다.

    그 곳에 올라 우리가 온 방향을 내려다 보면 바다가 펼쳐졌고

    갈 방향을 올려다 보면 신기하게 쌓아올려진 기암괴석들이 줄을 이었다.

    환희대.
    경이로움과 신비함에 환희가 느껴질 만한 장관이었다.
    정말 탁월한 이름!

    이런곳에서 먹는 간식! 말해 뭐해~

    넓은 바위에 앉아 장관을 내려다 보며 간식을 먹었다.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레스토랑이자 최고로 뷰가좋은 맛집이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천관산의 능선길

    암릉을 타고 고도를 높이면 눈앞에 그림같은 능선이 펼쳐진다.

    동화속에서 나올 법한 작고 예쁜 오솔길이 나타나고 정면으로 보이던 바다가 양 옆으로 보이며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능선길을 걷게 된다.
    길 끝에 바다가 있었다.
    작고 예쁜 산위의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세상의 끝에 다다를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 앞에는 또 다른 세상의 문이 나를 기다릴 것 같았다.

    -얘 뭐야~ 뭐 이런산이 다있어.
    퀘스트를 해결하면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하듯 구간구간의 간극이 너무 커서 하나의 산이라고 믿겨지지 않을만큼 다채롭고 화려했다.

    블랙야크 100대명산 마흔두번째 인증 - 천관산

    팔랑팔랑 한껏 가벼운 기분으로 연대봉을 향해 걸었다.
    세상이 끝날 것 같은 능선길의 끝에 연대봉이 있고 봉화대가 있다.
    하늘에 제를 올려야할 것 같은 신성한 제단처럼 봉화대가 신비롭게 보였던 것은 천관산이 바로 그렇기 떄문일 것이다.

    봉화대 끝에는 새로운 세상으로의 문 대신 다도해가 펼쳐진다

    하산은 봄이 찾아온 숲길이었다.
    나뭇가지마다 나뭇잎이 움트고 봄꽃은 개화를 시작했다.
    한쪽으로는 섬이 점점이 떠있는 바다가

    다른 한쪽으로는 남성미 물씬 풍기는 암석대가 가득한 천관산의 산줄기가 펼쳐졌다.

    하늘은 끝끝내 우리에게 파란빛을 보여주지 않았다.
    바다와 하늘은 끝까지 희뿌옇게 뒤엉켜 있었지만 그 뒤에 숨은 푸르름을 상상할 수 있었고
    그 상상이 현실이 될 "다음"이 있으니까 괜찮다.

    기대하지 못했던 천관산이 훅 치고 들어와
    또 한번 심장이 툭 떨어지며 크게 진자운동을 했다.

    월출산, 천관산
    1박 2일의 남도산행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순간이 좋았다.
    (Feat 도깨비)


    +) 저세상 풍경을 선사해준 아름다운 산을 오르고 시시콜콜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며 1박 2일 내내 깔깔대고 웃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천관산 오르기🎯
    ✔산행거리 : 7.7km(트랭글 기준)
    ✔산행시간 : 5시간(쉬는시간 1시간 포함)
    ✔산행코스 : 천관산도립공원 주차장 - 장천재 - 금강굴 - 환희대 - 연대봉(정상) - 봉황봉 -장천재(원점회귀)
    ✔주차 : 도립공원 주차장(저희가 간날은 무료였으나 주차비가 있는 듯한 느낌🙄)
    ✔이렇게 깜짝 놀라게하기 있긔 없긔! 기대없이 갔다가 감동 한웅큼 환희 한사발😍



    300x250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