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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쭈의 등산일기] 지리산 바래봉(정령치~바래봉 코스)
    등산일기 Hiker_deer 2022. 5. 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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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507
    작년에는 5월 8일이었다.
    그러니 딱 1년만에 다시 찾은 셈.
    작년 너무나도 좋았던 바래봉 산행을 마치며 내년에도 이맘때 꼭 다시 찾겠다고 했던 약속을(대체 누구와..🙄🙄) 지킨 셈이다 ㅋ

    작년에는 어버이날 여파였는지 아니면 심각한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이었는지 산행내내 마주친 산객이 십여명이었는데 올해는...
    우와~ 유명 산행지를 시즌에 맞춰 찾아왔구나를 주차장에서부터 실감할 수 있었다.

    산동무의 스탬프 여권-나의 국립공원 스탬프 여행의 시작도 딱 작년 이곳이었다.

    버스와 승용차가 북새통을 이루는 정령치 주차장 도착.
    추웠다.
    생각보다 너무 추웠다.
    이틀전 덕유산은 때아닌 여름이었고
    어제는 쉰다며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다시 겨울이 찾아온 것인가 싶을 정도였다.

    세월의 흔적 완전 취향저격인 정령치의 비석

    추위에 쪼그라든 몸을 휘휘 돌려본다.
    멀미에 시달리고 추위에 쫓기다보니 몸풀기도 귀찮다.
    다행이 영구종주의 여파가 몸에 남아있지 않아 그냥 늘 그런 나의 몸뚱이었고
    어쩌다보 작년의 지리산 바래봉 산행이 점심식사 즈음부터 기억에 남아있어, 세상 수월한 능선길만 걸으면 되겠지로 귀결되어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웠다.

    안개가 자욱하고 구름이 잔뜩낀 하늘도
    작년의 데자뷰이겠거니 아쉽거나 슬프지도 않았다 ㅋ

    춥고 축축하고 음침하던 정령치에서 출발!

    추워서 좀 뛰었다.
    작년 영구종주 마치고는 다음날 아침 종아리라도 살짝 땡기는 느낌이었는데 올해는 하산을 곤도라로 대신해서인지 몸에 일말의 여파도 주지못했던 영구종주 덕분에 나는 정령치를 팔랑팔랑 달릴 수 있었다.

    지리산의 비밀의 화원으로 들어가고 있어. 오늘의 비밀을 꼭 간직해 줄래?

    우아하고 신비롭고 처연한 철쭉나무가 반겨준다.
    작년, 세상의 모든 비밀을 간직한 것 같은 이 터널을 처음 마주했을때의 감동과 감격이 다시금 떠올랐다.

    어둡던 구름이 살짝 물러나면서 햇살이 구름을 뚫고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 햇살을 받은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가 드디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작년의 기억은 여기까지였다.
    이 이후 전망이 없는 숲길로 들어가 계속되는 오르 내리막의 산행이 계속된다.
    그런데 어쩜.. 나는 그 기억을 싹 지워버린걸까.
    빠르게 가지 않아도 되고 쉬어가도 되는데
    딱히 할일도 없어서(읭????) 그냥 나의 페이스로 꾸준히 걸었다.

    여러사람과 함께있으면 은근 신경쓰는게 많은 성격이라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울렁거린다.
    그래서 그냥 계속 걸었다.
    코로나로 알게된 나의 찐성격이라고 해야할까 ㅋ
    사람들 속에 섞이는 걸 좋아하는지 알고 살아왔는데
    사람속에, 군중속에 있는 것을 세상 제일 힘들어하더라

    우리 일행도 많고 산객도 많았던 지리산의 어느 자락

    그래서 더더욱 운동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멈추지 않고 걷기위해
    쉬지않고 산을 오르기 위해!


    계속되는 흙길.
    비옥한 토양과 다채로운 산식물들이 즐비하지만 어쩐지 조금 많이 길게 느껴지는 숲길을 걸었다.

    덕유산은, 엄마에게 혼난 나에게 몰래 쪼꼬를 쥐어주는 착하지만 한참 예쁜것에 관심이 많아진 언니같은 느낌이라면 지리산은 모든 것을 품어주는 엄마의 느낌

    어익후 길구먼~
    생각이 들때즈음 산꾼에게만 보이는 샛길이 나타난다.
    고로 난 잘 못보는 길 ㅋ
    대장님이 먼저 올랐고, 어서 올라오라는 신호가 왔다.
    돌찔이에게는 아찔해보이는 바위 위를 엉금엉금 기어기면
    지리산의 넉넉한 품에 안길 수 있다.

    또다시 내려와 아까 거긴가? 싶을만큼 같은 느낌의 길을 쭈욱 걸었다.
    아마도 이같은 이유로 작년 산행기억에서 이부분이 싹둑 잘려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나 쯔기~ 알아! 데헷!

    그러다 다시 눈이 익은 곳이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작년의 기억이 다시 시작됐다.
    이곳에서 누가 무슨말을 했었는지
    그래서 나는 어땠는지
    과거의 기억이 현재같이 덥쳐와서 어쩐지 즐거웠다.

    바람이 거세지 않은 곳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었다.
    작년 지리산 장터목대피소에서
    고기를 굽고 회를 써는 우리 옆 테이블안 꿀호떡을 꺼내놓고 먹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 호사스러운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그렇게 꿀호떡 한개가 먹고싶었다.
    조금만 더 뻔뻔했으면 참치와 고기 몇점 드리고 꿀호떡 하고 트레이드를 했겠지🤣🤣

    그 호떡의 잔상이 꽤 오랫동안 남아 먹고싶었는데
    거의 1년 동안 어쩐지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기쁜 마음으로 준비를 했지.
    꿀호떡 ㅋㅋㅋㅋ

    다들 어마어마하게 싸온 점심도시락이었지만
    꿀호떡이 제일 좋았다.
    거의
    -너만 보인단 말이야~~~🎶 둠칫둠칫
    수준이었다.

    달달하고 기분좋은 점심을 마치고 또다시 길을 나섰다
    갑자기 훅 더위가 올라오며 습함이 건조함으로 바뀌었다가
    몸을 오싹하게 만드는 바람이 불기도 했고
    뜨거운 해가 나왔다 다시 우중충 어두워지기도 했다.
    정말 종잡을 수 없는 날씨였지만 산을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이기도 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다가
    더울만 하고 추워지고
    추울만 하면 더워졌다.

    그리고 세걸산에 도착하면 저 멀리 분홍빛과 연두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꽃동산, 팔랑치의 감격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또 가야지. 팔랑치로 가야지.
    팔랑팔랑 가야지!
    현실인듯 현실아닌 현실같은 몽환적인 풍경속으로 나도 뛰어들어야지!

    목표는 쯔~~~기! 핑쿠닷!

    딱 이 순간부터는 더이상 산행이 산행이 아닌 것이 된다.
    소풍이고 꽃놀이고 나들이다!

     

    꽃길만 걸어볼까?

    작년에는 꺄르르 웃으며 뛰어갔던 길은
    올해는 좀 으른이 된 마음으로 느긋하게 즐기며 걸었다.
    하늘은 어느새 짙은 구름과 작별을 하고 파란 모습으로 돌아왔으며
    바람은 살랑살랑 마음을 간지럽혔다.


    날씨며 풍경이며 다 작년보다 훨씬 좋았는데
    그럼에도 작년 바래봉의 기억이 훠어어어어어얼씬 좋은 건
    내 대인공포증 때문이겠지

     

    그래도 머리에 꽃꽂고 쒼난척 할수 있지!🌸🌸🌸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아기자기한 언덕길을 지나면
    바래봉 삼거리까지..
    좀 지루한 길이이어진다.
    왜때문인지 지루하다.
    게다가 그늘하나 없이 태양이 뜨겁게 작렬했다.
    덥지는 않았지만 뜨거웠다.

    살짝 지겨운데~
    라는 느낌이 들때쯤 바래봉 삼거리가 나타난다!
    작년, 이 세상의 공간같지 않게 아름답고 신비로웠던
    정령들이 나무 뒤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바라볼 것 같던 바래봉 삼거리였는데 올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절대적으로 이 세상의 공간 같았고 인간세상 같았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영엄했던 바래봉 삼거리였는데...
    그래도 하산길엔 사람이 다 빠지고 밤비 한마리!

    바래봉 삼거리의 환상터널을 빠져나오면
    이제 진짜 바래봉 정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정상석까지의 계단은 뛰어야 제맛이지!!

    타는건 너무 싫은데 더웡!!!!의 해결책은 배를 까는건데.. 중국 아재들이 왜그렇게 배를 까제끼는지 알것 같... 응... 뭐 그렇다구 ㅋㅋㅋ

    올라가다 뒤돌아보면 오랜시간 걸어온 길이 눈앞이 펼쳐진다.

    그렇게 바래봉에 다시왔다.
    1년만에 바래봉 뜀틀녀 다시 재연해보고

    지리산 바래봉!

    작년부터 간절히 원하던 정상석 미니미도 해보려했지만
    사람이 많아서 망해쪄.

    미니미! 절반만 성공 ㅋ

    바래봉 하산길 역시 엄청 수월했던 기억이라(어느정도였냐면 무려 스틱을 챙기지말까 고민을 했더랬다) 무릎보호대는 패스하고 스틱만 꺼냈는데..
    내려가다보니 이 하산길.. 무릎 털릴만한 길이네 ㅋㅋ

    예쁜데 무서은 하산길. 생각해보면 원래 예쁜애들이 무서움 ㅋ

    그래도 스틱을 하나하나 잘 짚어
    딱 작년 이길에서 배운 하산할때의 보법을 다시한번 머리에 되새기며
    뽈뽈뽈뽈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지리산 바래봉의 큰애와 작은애

    올해의 바래봉에서는 작년의 바래봉을 생각했다.
    내년의 바래봉에서도 난 첫 바래봉을 그리워할 것이다.
    내년에도 뜀틀샷 찍으로 와야지!
    다시올께!
    바래봉 미니미 성공기원


    🎯지리산 바래봉 오르기(정령치-바래봉)🎯
    ✔산행거리 : 14.6km
    ✔산행시간 : 6시간 45분(쉬는시간 1시간 포함)
    ✔코스 : 정령치 - 세걸산 - 세동치 - 부운치 - 팔랑치 - 바래봉삼거리 - 바래봉 - 용산리
    ✔주차 : 정령치 주차장 1일 13,000원
    ✔이동 : 용산리 - 정령치 주차장 택시 25,000원
    ✔ 6시간 45분동안 화장실 안가겠다고 물을 딱 한모금만 마신 나색히 장하다!
    그리고 이때의 바래봉은 핑쿠천지라서 노란색 옷을 골라입었지. 이역시 잘했어 궁디핑팡🤣🤣🤣

    🐷 지리산 바래봉 맛집🐷
    작년에 왔던 나돼지 또와쪄요!
    황산토종정육식당!!!

    이미 각자의 앞접시에 배분된 후!

    흑돼지 매운갈비찜 "대" 45,000원
    성인 4명이 배불리 먹기에 아주아주 충분함!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입에 넣자마자 야들야들 녹아버리듯 부드러운 흑돼지 갈비찜에 바래봉 is 뭔들! 쏘리질뤄!!! 모드로 완전 업됨 ㅋ

    그리고 어쩐지 이 동네에서 가장 힙할것 같은 까페도 발견!
    식어도 맛있는 아재커피!

    인테리어 좋구요! 비건빵도 직접 구워 판매중

    그리고 서울 올라가는 내내 진가를 발휘한
    정말정말 식어도 맛있는 아재커피

    내년의 바래봉은 바래봉보다 갈비찜과 커피가 더 기다려지는 산행일수도 있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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