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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 온정을 / 오대산 선재길 트레킹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2. 11. 22:23반응형
1. 튀르키예 지진 구호물품 공고를 보았다.
친구가 인스타에 올린 피드.
그래서 우리는 단톡방에 각자가 정리하는 물품 사진을 올리며 매우 즐겁게 또 경쟁적으로(이런경쟁 너무 좋지 뭐!!) 물품들을 쌓아올렸다.처음엔 이정도였다.
그러다가 조금더 찾아보니 추억때문에 혹은 언젠가 입겠지 하고 두었던 옷들이 보이기 시작했다.대학원 다닐때 만든 과잠.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는데 보내주기로 한다.그러다 고가에 구입했던.. 그래서 버리기는 아까웠던 코트들도 꺼냈다.
버리기는 아까웠고 가끔 들여다보면 그때의 추억들이 생각나 꽁꽁 싸들고 관상용으로만 가지고 있던 옷들이 튀르키예로 가서 누군가의 체온을 단 0.1도라도 올려준다면 그보다 더 가치있는 쓰임이 있을까.
그러다 친구가 텀블러도 보내주면 좋겠다고 하여 또 텀블러도 얹었다.이 일련의 과정들이 비움의 과정같아서
단계단계 기록을 해보았다.
무언가를 버릴때
무언가를 비울때
늘 이런 과정을 거쳤던 것 같다.
아끼도 아끼면서 소중히 보관했던 옷들을 비워내니 어쩐지 마음이 후련하다.
몸은 가벼워졌고 마음은 한껏 따스해졌다.웬만한 박스에는 들어가지 않아 집주변 편의점을 다 들러 커다란 박스를 구해보려했지만 실패
다시 아파트 재활용센터로 돌아와 쭈그리고 앉아 한참 박스를 찾았다.
그리고 커다란 이불박스를 발견했는데 박스만해도 꽤 무거웠다.
그리고 물품을 채우니 2/3정도가 찼다.
커다란 박스를 다 안채워보내면
혹시나 항공기에 실릴때 다른 소중한 구호물품이 못실리는 불상사가 일어날까 싶어
박스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박스를 재조립했다.
그래서 박스꼴은 거지같아졌지만 마음이 또 조금더 편해졌다.
부디 빨리 날아가서 따스함을 전해주길.
2. 오대산 선재길에 다녀왔다.
버스에 타며 조추첨을 했는데
조추첨이 오늘의 운을 정해주는 것이다.
우리조는 세상 조용하신 분들만 모여서
9km를 걷는내내 묵언수언을 했다 ㅋㅋ
선재길이니까 묵언수언을 하며 걷는 것이 적절했을(?) 수도 있다.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애매한 계절.
눈이 녹아가는 바닥은 걷기에 썩 좋지는 않았다.
계곡에 쌓인 흰 눈이 참으로 고왔지만
애매한 시즌에 와서 그런지 너무할 정도로 아무 감흥이 느껴지지 않았다이런길은 참 예뻤는데
뭔가 다들 얼른 9km를 걸어버려 끝내자는 분위기였다.
아마도 함께한 사람들과의 에너지나 분위기가 크게 좌우했던것 같기도 하다.계곡의 얼음이 녹으며 물이 퐁퐁퐁 솟아오르고 있던 봄이오는 풍경.
내내 풍경사진만 찍으며 조용히 걷다가 길끝에서 다른 조였던 올리브 언니를 만났다.
그리고 9km를 걸어온 것은 이 전나무 숲을 보기위해서였다 싶을만큼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서늘하고 우아한 느낌의 전나무숲.
언니가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주어 유일하게 한 장 남은 오대산 선재길 위의 나😀
애매하지 않은 계절에
수다메이트들과 찾아오면 쉽게쉽게 걸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기 딱 좋을 길일 것 같다.
이런 류의 자연으로는 산에서 보는 풍경이 압도적인지라 점점 자연의 아름다움에 무뎌지고 있는 것 같다. 모든것에 애정을 주던 마음으로 돌아가야지.300x250'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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