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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을 기다리는 너를.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2. 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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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아주 큰일을 겪고 있는 친구가..
    - 사는 게 지긋지긋해. 얼른 시간이 흘러서 내 삶이 끝났음 좋겠다
    고 말했다.
    늘 내 든든한 빽이 되어주었던 녀석의 약한 소리를 듣자 내 삶도 무너지는 기분이다.

    오늘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에게 잠시 집을 보여주고
    밖에 나가 간만에 한 시간을 걸었다.

    바람이 매우 찼다.
    봄이 오기 전의 겨울엔 늘 뼈가 시린다.
    그렇게 멍하니 걷다가 지난달 sk에서 받은 vip쿠폰으로 다이소에서 오천 원어치 간식도 샀다.
    양손에 간식을 한봉지씩 들고 두팔을 신나게 흔들며 집으로 돌아왔다.
    여기까지는 참 해맑고 뇌맑고 좋았다.

    그러다 문득
    - 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이리 아등바등하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녀석을 나무라고 달래 놓고서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멘탈이 주저앉았다.
    번아웃으로 모든 의지와 오기가 다 사라지고 그냥 도망치고 싶어졌다.

    도망갈 준비를 한번 해볼까 한다.
    그래도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다는 욕심과 오기가 나를 도망치지 못하게 막고 있었는데
    억지로 남들이 걷는 길을 걷게하고 있었는데
    이제 내게 남은 모든 것들을 끌어모아 도망쳐봐야겠다.
    도망치는데 써봐야겠다.

    내 인생의 끝이 되는 시간이 얼른 오라고 기다리는 그 녀석 옆에서 같이 넋 놓고 그 시간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선 도망쳐야겠다.
    그리고 너를 데려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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