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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일기] 남해바래길 10코스(앵강다숲길)_230409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3. 4. 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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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너무너무 머나먼 남해.
    그곳을 가기로 했다.
    보리암에 빠진 올리브언니가 가자고 해서 나도 모르게 홀린 듯 남해여행에 신청댓글을 달았고.

    그리고 한 달여를 기다려 출발하던 날.
    갑자기 전국에 꽃샘추위가 닥쳤고 이른 아침 준비해 놨던 옷에 몇 벌을 더해 바리바리 짐을 챙겨 길을 나섰다.

    그런데 남해는 정말 멀더라.
    엄청 멀더라.
    7시에 출발,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1시 반이 되어서야 "남해바래길 안내센터"에 도착했다.

    원래 이곳에서 시작해

    남해바래길 10코스(혹은 앵강다숲길)

    을 걷는 것이었는데 도착이 너무 늦었거니와 안내센터에서 미국마을까지는 차도와 섞인 길을 걸어야 해서 대장언니의 판단하에 우리는 미국마을부터 걷기로 했다.

    족저근막염으로 걷지 못하는 대장언니가 두 번에 거쳐 우리를 미국마을까지 실어다 주었다.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미국마을 초입.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었다.

    남해 행복베이커리의 시금치슈와 유자만주! 두번드세요, 세번 사시고요, 열번 들러주세요! 남해 행복베이커리🙏🏻

    이미 시작 전부터 예쁘고 난리였던 오늘의 트레킹 코스는, 미국마을이 뭐냐며 깔깔거리며 마을 초입에 들어선 순간 입이 떡 벌어지는 감탄으로 바뀌었다.
    미국마을이 뭐긴!! 이렇게 예쁜 마을이지.

    살랑살랑 봄바람에 춤을 출 것 같이 여린 나뭇잎을 가득 달고 있는 가로수가 파란 하늘로 가는 길을 내어준다.
    있는 대로 신이 나서 힘차게 걸었다.

    팔짝팔짝 뛰는 나를
    - 미국마을에서 뜀박질하는 미쿡 어린이 같아
    라며 함박웃음으로 뒤 쫓아온 올리브 언니.

    오는길에 멀미가 너무 심해 내심 후회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멀미의 두통따위 싹 날려버릴 청량한 풍경과 공기였다.

    미국일지도 몰라~ 싶은 미국마을 풍경🤣

    괜히 왔나봐~라며 소심해졌던 마음에 웃음만 가득 찼다.
    마음속 웃음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연신 깔깔거리고 감탄사를 쏘아대며 길을 걸었다.

    엄청 예쁜 미국마을을 지나 두곡/월곡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우리가 오늘 따라가야할 이정표

    초반 미국마을에서의 갈림길을 제외하고는 모든 곳에서 아주 적절하게 리본과 화살표가 나타나 길을 안내해 주었다.

    숲 속길, 오솔길, 바닷길.
    모든 길이 다 예뻤다.
    기본적으로 참 날씨가 좋은 날이었지만 날씨보다 동네자체가 더 예쁘게 열일하는 곳이었다, 남해는.

    -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앵강다숲길을 걷다 발견한 반달이는 산에 못 가 아쉬운 산치광이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그림같이 예쁜 월포해수욕장을 뒤로하고 들어간 숙호숲은 숲이라기보다는 바다를 옆에 끼고 걷는 작고 귀여운 오솔길이었다.
    그 오솔길의 끝의 길을 오르면 우리가 걸어온 바닷길을 한눈에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길에 닿는다.

    감동표현이 불가한 유채꽃과 바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남해바다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길을 잠시 걷는다
    차도의 한편에 있는 좁은 인도라 차를 조심하며 걸어야 한다.

    그러면 다시 우리는 숲 속길로 들어설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앵강다숲길도 참 예뻤지만 이 숲길이 앵강다숲길의 하이라이트였다.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길도 엄청 예뻤고 숲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바다는 신비로웠으며 파도소리가 시원하게 걸음에 힘를실어주었다.

    이 길은 어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예쁘기만 하냐고!
    이 말을 몇 번 반복했는지 모른다.
    적당히를 모르고 계속 예쁘고 아름답기만 한 앵강다숲길.
    코스의 끝인 다랭이마을까지 예쁘기만 하다가 끝나는데 그 예쁨이 얼마나 다채로운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매번 새로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바다를 향한 벤치가 곳곳에 있어, 언젠가 다시 온다면 꼭 이곳에 오래오래 앉아서 바다를 벗하고 하늘을 벗하리라 다짐해 본다.

    앵강다숲길의 백미인 마지막 숲길은 거의 등산하듯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며 걸어야 하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만한 길이었다.

    바다에 면한 비탈길에 벚나무가 꽤 있었는데 그 벚나무에서 날려온 꽃잎이 흙길을 아련하게 수놓아 꿈을 꾸듯 걸었다.

    이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드디어 코스의 끝인 다랭이마을이 나온다.
    다랭이마을은 그냥 우리가 걷는 코스의 끝에 있는 마을이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다.
    길이 끝나는 곳이라 하룻밤 머무는 곳.

    그랬는지 알았던 다랭이 마을은, 지금껏 내가 가본 마을 중 가장 예쁜 마을이었다!
    정말 단연코, 독보적으로 예뻤다.
    유채가 한창인 시즌에 이곳으로 우리를 이끌어준 대장언니에게 코를 박고 절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랭이마을 민박인 은희네 집에 짐을 풀고

    방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에 감탄하며

    바다 위로 떠오른 커다란 달에 행복했다.

    비록 민박집 샤워기에 온수가 나오지 않아(아래쪽의 수도에서만 온수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샤워 끝나고 나서야 발견🤣🤣) 냉수샤워를 해야 했지만 역대급 깔끔 깨끗 최고의 위생상태를 자랑하던 은희네집!
    다랭이 마을 또 가게 된다면 그때도 은희네 집에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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