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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일기/영남알프스 은화원정대] 고헌산, 천황산, 재약산_20220423
    등산일기 Hiker_deer 2023. 4. 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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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 에코하이킹에서 돌아온 시각이 생각보다 여유로워서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고 씻고 다시 산에갈 준비를 했다.
    응?
    응!
    다시 산에 갈 준비.
    밤 버스를 타고 영남알프스 은화원정대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러 가는 것이다.
     
    원래 이렇게 무리한 스케줄은 절대 짜지 않는데 지난주에 비가 오는 바람에 영남알프스 일정이 한 주 미뤄져 이렇게 되었다.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생각의 회로를 돌릴 틈도 없이 기계적으로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서려는데!
     
    오늘 영남알프스 한겨울.
    인증하다 얼어죽을뻔!!!
    이라는 글을 여러 개 보게 된다.
    그리하여 다시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가 경량패딩을 하나 챙겼다(신의 한 수! 경량패딩 없었으면 감기걸렸을 듯)
    토요일의 강원도 영월의 절대 온도는 따스한 봄, 운동 온도는 여름에 가까웠는데 영남알프스는 힘겹게 등산함에도 겨울에 가깝다니 옷을 든든히 챙겨야지.
     
    산에는 역시 4계절이 다 있는 게 맞다.
     
    아주 오래되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산악회라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각 버스에 타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그 사이에 혼자 덜렁 떨어진 것이 아니고 올리브 언니와 미카엘 님이 함께 있어주어 천만다행이었다.
     
    워낙에 유명한 산모임이라 지난번 사명산 갈 때도 잔뜩 긴장하고
    있는 체력 없는 체력 다 끌어다가 빠른 속도로 산을 올랐었다.
    그때 보니 그렇게 많이 긴장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아 오늘은 좀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오전 5시, 고헌산 외항재 주차장.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앞에 보이던 선두그룹이 어느 순간 "점"이 되어 사라졌다.
    진짜 아무리 올라도 그들이 보이지 않았다.
    나도 빨리 오른다고 오르고 있었는데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사라지던 오늘의 산동무들.
    사람이 참... 늘 겸손하고 겸허해야 한다.
     
    역시나 뒤에서 한참을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 올리브 언니와
    아무리 눈을 씻고 올려다봐도 보이지 않는 선두그룹 사이에서 고민을 하던 나와 미카엘 님은
    기왕 이렇게 된 거 올라가서 기다리자며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 쉬지 않고 올랐다. 
     
    최단코스는 늘 별로라고 생각해 왔지만 오늘은 목적이 뚜렷한 산행이니 어쩔 수 없었다.
    1km를 올랐는데 고도가 200m 상승하는 코스였다. 
    그리고 정말 끊임없이 오르막만 나왔다.

    이렇게 오르막만 있으니 짧은 거리를 이동해 천 고지에 도달할 수 있는 거겠지.

    대단한 오르막이라 캡처한 워치 기록.
    무려 1.86km, 고도 345m를 오르고 나서야 아주 완만한 오르막이 처음으로 나타났다.
    우왕!!! 대단해!!!!!!!!


    완만한 오르막을 조금 더 오르자 드디어 4면이 다 뻥 뚫린 고지에 도달했다.
    잠시 숨을 돌리자고 뒤를 돌아보니 이제 막 떠오른 해가 세상을 찬란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거의 다 온 것 같아 마음이 살짝 여유로워졌다.

    뒤를 돌아본 이후에도 이렇게 가파른 오르막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야가 밝아지자 산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와 에너지가 샘솟는 듯했다.
    가지산, 문복산과 마찬가지로 고헌산이 예쁘다는 얘기는 어디서도 못 들었는데, 고헌산은 정말 너무너무 예뻤다.

     우리 뒤에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이때부터는 주변을 돌아보며 산을 올랐고, 몇 장에 불과하지만 사진도 찍었다.

    고헌산 늠나 예쁘잖아

    정상에 도착해 인증을 하고(블랙야크 앱은 죽어버린 고헌산의 정상) 추위에 떨며 남은 사람들을 기다렸다.

    영남알프스 여섯번째 인증-고헌산

    스물여덟 명이 모두 모였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싶었는데 또다시 모두가 사라졌다.
    정말 바람 같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제일 후미그룹에서 하산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사진은 이 정도 ㅋㅋㅋ

    최단코스도 이리 예쁜 고헌산이다.
    조금 더 긴 코스로 고헌산에서 오래도록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길 정도였다.

    그렇게 2시간 만에 고헌산을 마무리하고 천황산/재약산으로 이동을 한다.

    고수들만 모인 모임에서 작정하고 쉽게 가자며 짠 스케줄이었다.
    그래서 따라나선 것이기도 했고😏
    얼음골 케이블카 운행은 8시 30분에 시작한다고 하여 우린 외항재 주차장에서 아침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물론 벼룩의 공격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했지만 ㅋ)
    그리고 8시 즈음 케이블카 탑승장에 도착해 표를 샀더니 우리의 탑승시간은 10시 15분이 되어버렸다.

    날은 너무 추웠고 기다림은 길었다.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지.
    따뜻한 실내공간을 찾아 수다를 떨고 있자니 시간은 금방 갔다.

    작년 영남알프스 환종주 때 케이블카를 타자는 의견이 살포시 나왔는데 내가 정색을 하며 그럴 거면 등산을 왜 하냐며 결사반대라고 난리를 쳤다.
    그랬던 산꼬맹이가 이제는 편의성과 타협할 줄 아는 산으른으로 성장 중이다.
    케이블카라니!

    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
    이러느니 그냥 걸어 올라가겠다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우리는 케이블카를 탔다.
    내리자마자 예쁜데...
    사람들이 또 '점'이 되어 사라지는 중이다.
    천황산 재약산이 얼마나 예쁜 산인데 ㅠㅠㅠㅠ
    정말 빠른 걸음으로 뒤쫓느라고 사진은 엄두도 못 내고 눈에 담기도 버거웠다.
    미카엘 님의 트랭글에서 운동속도가 시속 5km임을 알려왔다.

    등산 시속 5km라니요.
    저는 트레일러닝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닙니다 또르륵...

    천황산 정상 부근에 다 가서야 간신히 남겨본 사진 두 장

    천황산 정상석에서도 줄을 서고 꽤 오래 기다렸으나 산동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줄에서 벗어나 인증은 셀피로 대신하고 또 길을 나섰다.

    그리고 우리 셋은 큰맘 먹고 사진 한 장씩을 남기기로 한다.

    정상에서 내려와 천황재 가는 길목의 포토스폿.
    제대로 된 유일한 사진을 찍은 시간이었다.
    물론 이때도 쫓기듯 불안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영남알프스인데 사진 한 장 없이 갈 순 없잖아요 ㅠㅠ

    사진을 찍느라 뒤쳐진 걸음을 재촉하여 빠르게 이동했다.
    재약산까지 숨 돌릴 틈도 없었다.
    발이 신들린 듯 움직였다.
    신기했다.
    이런 경험 처음이야!

    작년에도 사람이 어마어마했던 재약산의 인증사진은 올해도 역시 "주변인"의 사진으로 마무리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나도 영남알프스 은화에 성공했다(물론 은화는 내년에 온다고 합니다만...)

    시작부터 삐걱거려 포기할까도 했지만 운 좋게 영남알프스 은화원정대를 구성하게 되었고 결국 해내고야 말았다.
    은화 한 닢 갖고 싶어 시작했지만,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더욱 애틋하고 의미 있어진 나의 영남알프스 은화 한 닢.

    그저 은화 한 닢이 갖고 싶었을 뿐입니다

    로 시작했고 마무리했으니 은화 두 닢은 생각도 말아야지 싶지만, 사람인생은 모르는 일.
    내년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고 봅시다!!

    🎯고헌산 오르기🎯
    ✔️산행거리 : 6.41km
    ✔️산행시간 : 2시간
    ✔️산행코스 : 외항재-고헌산 정상-와항재
    ✔️고헌산 예쁘다고 말해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세상에... 영남알프스의 모든 산은 정말 예쁘기로는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듯!

    🎯천황산 & 재약산 케이블카 산행🎯
    ✔️ 산행거리 : 8.34km(507m 고도상승)
    ✔️ 산행시간 : 2시간 30분
    ✔️ 산행코스 : 얼음골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 천황산 - 천황재 - 재약산 - 천황재 - 얼음골케이블카 상부승강장
    ✔️케이블카 티켓은 운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구매 가능!

    🐷영남알프스 맛집🐷
    부산집 - 야외자리, 포장비닐로 된 실내자리만 있어요. 예약 안 돼요. 현금만 받아요. 화장실은 가급적이면 참아주세요...냄...ㅅ..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어서 찾아가는 집.
    미나리전과 얼음골사과가 들어간 도토리묵무침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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