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일기] 사패산-포대능선까지

어제 내 속도대로 산행을 했으니 오늘은 타인은 속도에 맞추어 리커버리 산행을 하기로 했다.

1. 차를 타고 가도 되는 (거의) 원점회귀에 가까운 산행
2. 산행거리도 적당
3. 일요일 산행이 거의 없는데 때마침 올라옴
그리하여 크게 고민 없이 신청했는데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사패산에서 포대능선까지는 그렇게 난이도가 있느느길도 아닌데 산행시간이 6시간으로 적혀있었다.
- 이게 돼???????
으레 그렇듯이 그냥 매우 여유 있게 정한 시간이겠지 했다.

10시, 의정부 시청에서 만났다.
네이버 산모임은 당분간 소수의 사람이 참석하는 산행에 가서 얼굴을 익히자 했었는데 오늘산행 참석자, 16명 ㅋㅋㅋ.
그래서 그냥 진짜 운동삼아 다녀오자는 마음이었다.
리커버리운동

엄청나게 쾌적한 의정부시청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발.
시작부터 길을 몰라 우왕좌왕.
어쩌다 보니 의정부 시청 뒷길을 돌아 안골탐방로에 들어선다.
원래 안골에서 시작하려고 주차공간이 적어 의정부시청에서 출발하기로 했다는 리딩님.

시작한 지 몇 분 안 되어
- 어라? 진짜 6시간이 가능하겠네????
느낌이다~띠요오오옹
200m, 길어야 300m를 이동하면 반드시 쉬었는데 이동시간보다 휴식시간이 더 길었다.
우와. 진짜 이렇게 산을 타면 개꿀이겠다 싶었다.

산은 이제 정말 여름의 색을 입고있다

리커버리 산행에 딱 맞는 산행이었다.
완만한 사패산길을 놀멍쉬멍 걸었다.
산책 같은 산행이었다.

그렇게 오래오래 쉬었는데 아무도 사진 찍는 사람이 없어서 폰을 내밀고 사진을 찍어달라기가 어쩐지 민망했다.
차라리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는 찍어달라고 하겠는데 왜 때문에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리하여 오늘은 풍경사진만 있다.
살짝 뿌연 느낌이었던 하늘이 사패산 정상에 오르니 파랗게 보인다.
유후! 어제오늘 계 탔다!

그래도 정상이니까 사진 한 장을 부탁해 본다.

사패산 정상에서 한참을 쉬며 점심을 먹었다.
오래 쉬다 보니 산행을 다시 재개할 때마다 몸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오늘도 내 몸의 과학을 하나 더 확인한다.
내가 이래서 쉴 때 앉지 않는 거야~ 앉으면 일어나서 산행할 때 더 힘들까 봐

지금까지 내가 잘해왔음을 증명!

하늘마저도 여름의 습기를 잔뜩 머금은 듯한, 이제 정말 완연한 여름!

사패산 정상에서 포대능선까지 가는 길에 딱 한번 나오는 깔딱 코스.

무한계단.
웬만한 산의 계단에 지지 않을 무한계단.
지나가단 산객님들께서 이걸 오르면 살이 빠지니까 천국의 계단이라며 새로운 해석을 던지며 지나가신다.

그리하여 포대능선.
후끈하게 뜨거운 포대능선에서도 웅성웅성 쉬었다가 더위에 지쳐갈 때쯤 다시 출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렇게 느린 산행도 몸풀기로는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망월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하며... 하산마저도 엄청 오래오래 쉬어가며 하는 바람에 온몸이 베베 꼬이는 느낌이었다.

누군가가
- 너무 기니까 지친다 지쳐. 지겹다.
라며 마음의 소리를 꺼내놓았다.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나의 마음이었다 ㅋㅋㅋㅋ

코어가 방탕하게 흐물흐물 무너지는 기분이었달까.

그리하여 정말 놀랍게도 산행은 거의 6시간이 되어 끝났다.
우.... 와...

어차피 내 스타일과 맞는 산동무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그리하여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번 산동무들은 매우 찰떡같기를 바라며 오늘의 리커버리 산행 마무으리!

+) 그리고 혼산을 경험해 버린 혼산꼬맹이 입장에서, 영혼의 산동무를 못 찾으면 혼산 하면 되지~~ 의 편안함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았다.

🎯사패산-포대능선🎯
✔️산행거리 : 10.46km
✔️산행시간 : 5시간 30분 🤣🤣(이게 된다)
✔️산행코스 : 의정부시청-안골-사패산정상-포대능선-망월사-원도봉탐방지원센터
✔️주차 : 의정부시청 주차장(주말 무료개방)

망월사에 붙어있던 소원중 가장 맘에 들었던 것. 놀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