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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환상속에 내가 있었다독서생활 2024. 7. 20. 16:36반응형
전지적 독자 시점
취미를 독서라고 답해본 적이 있는 자라면
소싯적 책벌레라는 별명으로 불리어 본 적이 있는 자라면 누구든지 끌릴 수밖에 없는 제목이 아닌가
전지적 독자 시점이라니!!!
제목이 비수처럼 꽂혀 보게 된 웹툰이었다.
난.. 산도 이름에 꽂혀 찾아다니는데 책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림체도 예쁘고 무엇보다 스토리도 흥미진진해 진도가 빠르게 나갔다.
한참을 읽다 완결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소설이 원작이고 소설은 완결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소설로 이동했다.
웹툰으로 시작해 주인공들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있어서 그런지 소설을 읽는데도 머릿속에 장면장면이 그려지며 상상력을 자극했다.
예전에는.. 웹소설이 워낙에 제목이 자극적이고.. 몇 편 읽어보면 이게 웬 바이트 낭비야 싶은 글들이 많아 아예 쳐다도 안 봤는데 이 작품은 완전 수작이었다.
너무 좋았다.
간만의 판타지 소설이라 읽는 내내 세상과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요즘처럼 이 세상과 안녕하고 싶을 때 나를 기꺼이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준 고마운 소설.
외모부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타고난 주인공과 평범한 소시민이며 성실한 독자일 뿐이라지만 알고 보면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같은 독자씨.
읽는 내내 엄청 즐거웠고 행복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느 밤에는 훌쩍훌쩍 울다가 꺼이꺼이 목놓아 울기도 했다.
내가 읽었던 소설 속으로 들어간다면.
독자라면 흥분할 수밖에 없는 세계 속에서 꽤 오래도록 행복했다.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
미래의 어느 시점.
우주개발도 물 건너가고 지구의 오염은 점점 심해지자 인류는 바다로 눈을 돌린다.
해저기지에 사고가 발생하고 사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하여 그 하루를 계속 살아가는 치과의사 무현 씨.
도덕과 윤리의 교본이다. 세상을 대표하는 선이다. 너무 착해빠져서 그가 계속해서 회귀하는 동안 답답해 속이 터질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다.
저렇게 착하기만 하면 타인에게 어떤 민폐를 끼치는지 회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케이스가 속출한다.
내가 착하게만 살려면 누군가는 악역을 대신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 타인이 나 대신 그 짓을 해야 한다.
몇 번이나 성질이 났음에도 끝까지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독특한 소재와 빠른 전개, 착해빠졌지만 놓을 수 없는 무현 씨와 각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 그리고 완전 취향저격인 헛웃음이 터져버리는 티키타카게이지가 매우 높은 유쾌한 대화들 덕분이었다.
사랑스러운 등장인물들을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아 외전까지 구매해서 읽었다.
끝까지 사랑스러웠다
끝끝내 답답했지만 어쨌든 결론은 착하게 살자이려나.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_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 4권,
피를 마시는 새 8권.
세계관이 명확한 책을 읽으려면 그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하나를 다 이해해야 한다.
이를테면 "사람"이라고 일컬어지는 생물이 인간만이 아니고 인간, 레콘, 도깨비, 나가 라던가
레콘은 커다란 새와 같고, 도깨비는 불을 쓰고 죽어도 죽지 않고, 나가는 심장을 적출하여 영생과 같은 삶을 누린다던가…
이런 새로운 세계를 머릿속에 구축하느라고 진도가 엄청 느리게 나갔다.
그러다가 용근이 발견되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책장이 빨리 넘어갔다.
몰랐는데, 나는 용을 좋아한다 ㅋㅋㅋㅋㅋ
작가의 다른 작품인 드래곤 라자는 어린 시절 밤을 꼬박 새워가며 턱이 빠져라 감탄하며 읽었고
테메레르도 수년간 한 권씩 나올 때마다 다 찾아 읽었다.
그리고 지루함에도 불구하고 역작인 이유가 있겠지 하며 꾸역꾸역 읽어 내려가던 눈물을 마시는 새도 용근이 발견되는 순간, 아스화리탈이 태어난 순간 거의 발작하듯 즐거워하며 읽었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용의 등장으로 그 이후가 매우 흥미진진해졌고
이런 대단한 세계관을 구축한 작가에 대한 찬사로 후속작인 피를 마시는 새도 읽기 시작했다.
실은 피를 마시는 새에서 전작에 나왔던 친숙한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길 바랐다.
신은 사라지고 인간은 생을 다해 죽었을지라도 적어도 하늘로 올라갔다는 티나한은 8권을 읽어내는 동안 잠시 내려올까 싶었는데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8권은 읽는 내내 썩 재밌지는 않았다.
눈물을 마시는 새는 유명한데 피를 마시는 새는 유명하지 않은 이유가 이것인가 싶을 정도로.
그래도 기나긴 시간.. 현실을 잊을 수 있어 좋았다.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전지적 독자 시점, 어두운 바다의 등불이 되어를 기분 내킬 때마다 섞어 읽으며 현실을 망각하고 떠날 수 있어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지, 현실이 ㅈ 같은 요즘엔.마라닉 페이스_이재진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에 너무 많은 문학성을 바라지 말지어다.
하지만 아직도 나에게 책은, 정보를 얻기보다는 문학적 감수성과 감동을 얻는 수단인지라
자기계발서라던가 소소한 에세이는 늘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함께 달리는 사람과 잠시나마 호흡을 함께 했다는 기쁨을 느꼈다.
현실 속의 나를 이야기하는 글보다는 현실을 잊을 수 있게 도와주는 소설이 필요한 요즘이다300x250'독서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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