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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의 운동일기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4. 8. 30. 09:18반응형
오롯이 나에게 집중한 한 달이었다.
어.. 그러니까 운동에 집중했다는 뜻일까?
혹은 습관을 형성하는데 집중한 한 달이었다?
7월 23일부터 시작한 공복 아침 달리기를 6주째, 하루도 안 빠지고 해냈다.
- 아... 얘 쫌 질리는 느낌이야.
라는 생각이 가끔 들었던 한 달이었고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왔고 궁디팡팡을 해주고 싶기도 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너무 너무 피곤한 날들도 많았지만
-어차피 알람을 들었고 눈을 떴으니 일어나자, 지금 자봤자 양질의 수면은 틀렸다
라는 생각으로 일어나서 러닝을 했다.
8월 15일 쉬는 날에는 세 번째 8.15런을 하려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태어나서 제일 더운 이번여름,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늘 시원한 트레드밀에서 뛰다가 8.15런이니까 밖에서 뛰자(대체 왜....)고 휴일임에도 6시 40분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나갔는데.
하아.... 바람 한 점 없이 더위로 탁한 이 공기 실화냐며...
이 아침에 이 기온 말이 되냐며..
결국 5km만 뛰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땀이 흠뻑, 열이 잔뜩 오른 돌아오는 길이 힘들어 잠시 우리 동네 수족관에서 물고기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차라리 체육관에서 트레드밀을 뛰었으면 수월하게 완수했을 8.15런. 아쉽다.
인생에서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말을 달고 살면서도 이를 간과하고 나갔던 무모한 용감함에 세 번째 8.15런은 실패!!
이후로 다시 밖으로 나갈 엄두를 못 내고 트레드밀 러닝을 했고 트레드밀에 익숙해진 몸은 6분 페이스로 5km를 달려도 평균 심박수가 140을 넘어가지 않았다. 코로만 호흡하며 30분 내내 뛰는 것도 별스럽지 않은 하루하루가 이어졌다.
그러다.. 어느 날 아침 출근길.
선선한 바람이 스쳤다.
아... 다시 때가 왔다.
야외러닝의 시기가!!!
그리하여 이번주 수요일부터는 밖에서 뛰기 시작했다.
오래도록 트레드밀에 익숙해진 몸이 밖에서 뛰기를 거부하여 첫날인 수요일은 정말... 5km 달리면서 죽겠네-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호흡이 턱까지 오르고 심장이 튀어나올 듯 방정맞게 뛰었다.
심박수도 엄청났다. 160 BPM이 웬 말이냐며..
이번 여름 체육관 운동만 하면서 보지 못했던 높은 숫자의 심박수.
그리고 목요일.
두 번째 야외 달리기에 몸이 적응을 한 것일까.아이고, 그동안 트레드밀에 속았네 속았어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왔고 숨이 차서 의도적으로 호흡을 힘겹게 조절해야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뛸만하다고 느껴졌다.이제 아주 추워지기 전까지는 공복 아침 달리기는 밖에서 진행하기로 한다!!
이 외에도 공복 러닝을 시작하던 즈음 짰던 운동 루틴을 쭉 이어갔다.
월 : 모닝런, 웨이트(상체)
화 : 모닝런, 빈야사
수 : 모닝런
목 : 모닝런, 웨이트(하체)
금: 모닝런, 프리메드 요가
달리기처럼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려고 했는데
너무나도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지난주 월요일 결국 체육관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려 집으로 갔다.
고양이를 부둥켜 안고 마음을 달랬다.
억지로 운동하지 않고 집에 가길 잘했다고 생각한 밤이었다.
그 외에는 꾸준히 운동을 이어갔다.
나의 노르웨이 룸메이트,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E언니, 가장 존경하던 실장님의 퇴임회식, 고딩동창 에더, 강박 세자매 모임 등 약속 모두가 의도치 않게 아주 우연히도 수요일 저녁 혹은 주말에 잡혀 운동 습관 형성에 큰 도움을 줬지 뭐야.
열심히 운동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보고팠던 사람들도 만나고 정말 꽉 채운 8월이었다.
2. 6주 동안이나 꾸준히 운동했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
광복런 5km면 살이 쭉쭉 빠진다던 임뀨의 말은 거짓 부렁이었나보다.
운동쟁이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하자 그럴 리가 없다며 이상하단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 운동을 그만둬봐! 그럼 운동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거야
라며 운동을 하지 말고 살이 오르는 걸 느껴보라고 했다그리고 올리브 언니는
- 넌 늘 항상 그 정도 운동은 했었어. 새삼스럽지도 않다. 변화가 없는 게 아니라 늘 같은 생활로 인해 잘 유지되는 거겠지
라는 말을 건넸다.
뭔가 굉장히 규칙적으로 살아온 6주였던 터라 뭐라도 변하지 않을까 슬쩍 기대했나 보다.
뭔가... 체계적인 루틴하에 운동을 하는 것뿐이지, 이 전에도 나는 운동을 계속했었다.
그냥 그날그날 땡기는 운동을 중구난방으로 했을 뿐이랄까.
3. 일이 너무 힘들고.. 아니 거지같다.
힘든 것보다 짜증이 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존댓말을 한다.
타인에게는 예의를 갖춘다.
라는 기본적인 도덕성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랑 일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가 크다.
반말과 욕설을 들을 때마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다가도.. 저런 인간이랑 인생이 엮이지 않은 게 다행이지. 저런 인간이랑 한집에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조상님이 도운 거지
라며 정신승리를 시도해 보지만, 이내 자괴감과 우울감이 몰려온다.
그리고 진짜 제일 짜증 나는 것은 기본 매너조차 없고 갑질마인드를 뇌에 장착한 인간이 공무원이라는 것이다.
내가 뼈 빠지게 일해 내는 세금으로 저런 인간들 삶을 지탱해주고 있다니 세상 이렇게 빡치는 일이 없다.
공무원은 윤리강령에
"타인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한다" 라거나 "부탁을 할 때는 명령을 하지 말고 기본적인 매너를 탑재한다" 라는 문장이 없나? 없다면 넣어라.
기본 도덕성을 갖추어야 국민들의 세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다.
이게 뭐 어려운가!?
엑셀 정렬 못한대서 해주잖아
(하지만 엑셀 정렬도 못하는 니가 무슨일을 하니? 싶다)
열 번 얘기해 줘도 모른다고 하면 열한 번 얘기해 주잖아.
(그렇게 많은 과외를 했어도 이렇게 멍청한 학생은 없었다......)
뭐 어려운 거 하라 그랬나.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으려면
금연인 식당에서 대놓고 담배 피우지 않는 매너,
백화점 화장실에서 담배 피우지 않는 공중도덕,
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지 않는 예의,
타인에게 서로 존대를 할 수 있는 배려 정도는 갖추어야 하잖아.
정말 이상한 성격에 자기 일 다 미루고, 남이 해 준 것을 자기가 한 척 거들먹대고, 업무의 기본적인 것도 이해를 못 하고 계속 뻘짓거리를 시켜도 닥치고 다 해주잖아.
그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은 지켜줘야지.
진짜.. 지친다 지쳐.
4. 올 한 해 기본도 안 되는 인간들이 주변에 바글바글.
이런 상황에 나를 내던진 회사에 분노가 쌓이고 쌓여 진짜 질렸다.
회사 얘기는 하기도 싫다.
특히나 근무시간 외에 만나 회사수다를 떨어야 하는 사람들은 절대 피하고 싶다.
왜 회사 사람들은 회사 얘기만 할까.
그만큼 개인적인 관계를 맺지 못한걸까?
그렇다면 왜 개인적인 시간을 요구하는 걸까?
(맞다. 나 요즘 엄청 비뚤어져있다)
자기만 힘들다고 내 얘기만 들어달라고 경쟁하듯이 하소연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도 다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고요한 평화를 애타게 갈구하고 있다.300x250'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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