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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고싶은 것으로만 가득채운 추석연휴
    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4. 9. 1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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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토요일엔 산에 갔다가 연휴 내내 본가에 있으려 했는데 소나기 소식에 등산을 접고 토요일 이른 오후 본가로 이동했다.

    고양이 걱정에 본가에서 1박을 한 것도 한 번밖에 없었던지라 이번에는 고양이를 데리고 이동하기로 했다.
    우리 고양이... 살림이 이삿짐 수준이다.
    고양이 이동을 위해 집에 온 동생과 이삿짐 싸듯 정리를 했다.
    대형 화장실부터 식탁(!), 밥그릇, 물그릇, 간식그릇, 간식, 사료, 빗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본가에 왔다.

    잠시 들를 때마다 뿌듯한 나의 노후

    매매 후 실거래가가 훅훅 높아져서 매우 기분이 좋은 우리 집 😝😝😝

    등산을 안 가는 대신 토요일 밤부터 러닝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산이건 달리기 건 나에겐 운동량을 채우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

    본가에 온 고양이는 처음 온 집이라 배를 깔고 안절부절.
    익숙해질 시간을 주고 우리는 코스트코 쇼핑을 갔다.
    연휴가 길어 사람들이 분산된 효과일까?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던 코스트코에서 엄마 동생과 함께 느긋하게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저녁을 일찍 먹고 러닝을 하러 갔다.
    산에 안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것 중 하나는 여전한 더위.
    이렇게 더웠던 추석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더웠다.

    지난주 산에 갔다가 넘어지면서 갈비뼈를 부딪혔는데 그 통증이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아프면 금이 간 것일 거라고 하던데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뻐근한 정도라서 상체 근력운동은 하지 않고 쉬는 중이다.
    갈비뼈 부상은 병원 가도 별 처방 없이 "쉼"처방만 뒤따라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주 월, 화는 운동을 쉬었고 비가 오락가락하던 수요일부터 센터에 가서 러닝만 했다.

    그리고 5시 전에 저녁을 먹고 저녁운동을 한 후, 그다음 날 아침 공복 달리기를 하던 것도 잠시 중단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가혹한 스케줄 아닌가 싶었던 거지.
    게다가 공복 유산소를 하면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는다고 한다.
    엄마와 남동생이 당뇨인지라 늘 당뇨걱정을 달고 사는 내게 심장이 훅 떨어질 만한 소식이었다.

    그래서 두어 달 유지했던 저녁운동+아침 공복 달리기 루틴을 살짝 바꿔보기로 했다.
    갈비뼈 욱신함 때문에 저녁 웨이트가 불가능한 것도 운동루틴 변경에 한 몫했고.

    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엉망으로 흘러가는 일기는 뭐람.

    여튼 그리하여 토요일 밤 달리기를 하러 나갔다.
    본가 이사 온 첫날 달리기를 한 후, 늘 잠깐만 들렀다 간지라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제대로 운동을 하러 나간 것은 처음!
    늘 집에서 내려다보면 하루종일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

    여전히 더운 밤.
    연휴 첫날이라고 술까지 마신 저녁.
    걷기라도 하려고 나왔다.
    술 마신 핑계 삼아 첫날부터 게을러지면 안 될 것 같아 오랜만에 걷기 운동하자며 나섰는데 조금 걷다 보니 술은 깨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달리다가 걸으려니 쵸큼 답답.
    그래서 걷다가 슬슬 달려보았다. 술이 올라오는 느낌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달려보자!
    하고 길을 따라 물을 따라 달렸다.
    어디까지 갈 수 있으려나 궁금했는데(이사 온 첫날 반대쪽으로 달렸을 때는 조금 달리니 구로구, 조금 더 달리니 광명이 나와 당황했던 기억) 3킬로 조금 넘어가니 상암까지 공사 중이라는 안내와 마주쳤다.

    바로 뒤로 돌아 다시 집 앞으로 돌아왔다.

    달리면서 만난 러닝크루가 서너 팀이었다.
    운동을 위한 동네다.
    이렇게 운동하기 좋은 동네에 숨만 겨우 쉬고 사는 나의 가족들이 살고 있고 운동에 환장한 나만이 다른 동네에 살고 있다니!!!
    오호~ 통제라!!!!

    마무리 운동까지 하고 오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직 둥글어지지 못한 달이 하늘에 떠있다.
    땀에 흠뻑 젖었지만 매우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일요일엔 백화점에 들러 뉴발란스 530 매쉬 수선을 맡기고 돌아왔다. 한낮의 열기가 대단하다.
    어린 시절 집에서 현백 가는 길이 그렇게나 길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걸어가 보니 걸음수로 650보. 왕복해도 내 출근길보다도 짧은 가까운 거리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는 큰 어린이였는데 그럼에도 애는 애였나 보다.

    일요일 밤.
    다시 돌아옴 달리기 타임.
    이번엔 강 건너편도 달려보기로 했다.

    한 바퀴 달리니 6km가 약간 안 되는 거리이다.
    딱 좋은 거리잖아.
    좀 길게 달리고 싶으면 두 바퀴. 평소엔 한 바퀴 달리면 딱 좋겠어!!

    오늘도 많이 마주친 러닝크루.
    어제 만난 발목에 반짝이를 단 크루를 또 마주쳤다.
    내적 친밀감 뾰롱.


    월요일.
    여전히 푹푹 찌는 바깥 날씨.
    딱히 갈 데도 없는 하루.
    하루종일 집에 있다 저녁에 달리기만 하기에는 어쩐지 불만족스러워 유툽을 보며 홈트 45분을 달렸다.
    본가에는 아빠가 쓰던 4kg, 5kg 덤벨이 있어 덤벨운동 하기 딱이었다.
    5kg짜리 덤벨을 들고 상체운동을 하자 저렇게 무거운 걸 들어 올린다고 고개를 젓는 엄마와 동생.
    님들아.... 숨만 쉬지 말고 움직이자.
    하루종일 다리를 쓰지 않고 굴러다니는 님들이 넘나 걱정돼.
    그러다 인어 되는 거 아냐?

    그렇게 회유와 협박을 했음에도 오늘도 혼자 달리러 나온 나.

    3일째 비슷한 시간에 나오니 눈에 익는 사람들이 조금 있다.
    어제와 같은 코스로 길게 한 바퀴 돌아 6km를 달렸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 워치를 몇 번이나 쳐다봤는지 모른다.
    적당히 천천히 달리면 좋으련만...

    화요일.
    추석당일.
    파주에 있는 아빠에게 가는 길.

    도로에 차가 어마어마하다.


    아빠 앞에서 쫑알쫑알
    엄마와 동생이 인어가 될까 봐 걱정돼-
    라고 했더니 오늘 저녁 운동은 함께 가주겠단다.

    돌아오는 길 깨비시장에서 닭강정을 샀다.
    연휴 동안 엄마가 해주는 (나름) 건강한 식단을 먹다가 오랜만에 먹는 불량식품🤣

    드디어!!!!
    내가 5일 동안 저녁운동을 하면 하루정도는 같이 나가주겠거니 했는데 나의 순진한 생각이었다.
    어르고 달래고 협박해서 겨우 함께 나온 저녁운동.
    나는 먼저 달려 나갔다.
    엄마와 동생은 같은 코스를 걷기로 했다.
    한 바퀴 돌고 두 바퀴째에 만나면 그때부터 나도 함께 걷는 걸로!

    오늘은 호흡이 힘들지 않았던 달리기였다.
    이 정도 호흡이면 페이스가 6.30 이상이겠지 생각하고 워치를 봤더니 6분대 초반.
    이런 날이 있다.

    그래서 딱히 속도를 더 올리지 않고 쭈욱 같은 속도로 달렸다.
    오늘도 많은 러닝크루를 만났다.
    아무래도 이 동네 러닝크루 하나 가입해 봐야겠다.
    한강보다 러닝크루가 더 많은 곳.
    등산가지 않는 주말은 무조건 본가에 와야겠다.
    체육친화적 동네.
    러닝의 성지🤣
    목동 운동장 트랙은 잠실 트랙처럼 입장료를 받지만 부지런한 러너들을 위해 아침 5~8시까지는 무료개방이라고 한다.

    이런 트랙들은 대치유수지 체육공원 트랙보다는 더 잘 관리되고 우수한(?) 품질의 우레탄이 깔려 있을 것 같으니 가봐야지.
    목동운동장 트랙뿐만 아니라 신정교 인근에 체육공원 트랙도 있다.
    이 얼마나 훌륭한 동네인가!

    5일 동안 엄마 밥 먹고 집안일에서 해방되어 느긋한 낮시간을 보내고 저녁에는 완벽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자니 진짜 강남살림 접고 본가로 들어올까 진지하게 고민이 됐다.

    동생이랑 같이 운동하니 사진도 남기고요

    동생도 처음 걸어본(세상에.. 너 여기 이사 온 지 몇 달째인데.... 처음이라니) 안양천의 분위기가 맘에 들었는지 내일도 걸어야겠다고 했다.
    나오기가 힘들지 나오기만 하면 세상 개운한 운동운동.

    밤이 되어도 여전히 28도, 29도.
    집에 있었으면 밖에서 안 달리고 체육관에서 트레드밀을 달렸을 텐데 본가에 있으니 선택지가 없어서 더위에도 불구하고 매일 밖에서 달리고 있고 보행자 길을 가득 매운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고 있다.

    운동을 마치자 구름 속에 숨어있던 보름달이 반짝! 나타난다.
    뜨겁고 후끈한 열기에도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와 견딜만했던 밤.

    마지막 날은 12월의 휴가 날짜를 정하고 숙소를 예약하며 보냈다.
    좋아하는 것만 하며 집안일에서 해방되어 오롯이 쉬었던 추석연휴.
    운동변태에게 최적화된 본가는 앞으로 자주자주 오는 걸로!!!

    그리고... 고양이는 두고 가기로 했다.
    고양이가 우리 집에 있으니 본가에 들르기가 어려웠고 평일엔 늦게까지 운동, 주말엔 산에 가는 나의 일상도 늘 미안했는데 이제는 가족들 다 있는 본가에서 다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예쁨 받고 넓은 집에서 뛰어다닐 우리 고양님.

    주말에 또 올게.

    +) 이번 주말 설악산도 비 예보에 취소됐다. 요즘 날씨를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대한민국이 맞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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