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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여행] 빛나는 발리내가 있던 그곳 2024. 12. 24. 22:23반응형
어젯밤에 비가 쏟아졌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쨍 한 날이 다시 찾아왔다.
이게 웬일이람.
나 신나게 놀다 오라고 엄마가 비구름을 다 가져가줬나?오늘도 비가 오지 않은 아침이므로 새로운 디저트를 준비해 준 호스트님
몇 번 먹어보니 코코넛과 브라운 슈가의 조합은 맛없없이다. 디저트의 연둣빛은 수지잎과 판단잎으로 내는 거라며 집에 있는 잎사귀를 꺾어 보여주었다. 오우~ 산교육!!
오늘 일정은 산책 하나!
구글에서 미리 코스를 찾아뒀다.
어제 갔던 짬뿌한릿지워크 바로 옆.
어제 알았음 같이 다녀왔을 텐데 싶다가도... 그럼 오늘 할 일이 없었겠지?
차라리 잘됐어!!오늘은 어제보다 태양이 더 뜨겁다.
와... 찜통 속 만두 말고 장작구이통돼지 될 것 같아.좁은 골목을 빠져나오자마나 펼쳐지는 너무나 우붓스러운 풍경!
몽글몽글 구름! 오늘 진짜 최고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바싹 익어가고 있었지만 사진 포기 못해.
푸르른 나무와 푸른 하늘.
그런데 너무 더워서인지 거리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여긴지 알고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스파!
그리고 여긴지 알고 들어갔더니 막다른 길.
이렇게 삽질을 해줘야 나답지.
길치의 끝판왕다시 계단을 올라와 오던 길을 더 갔다.
그럼 붉은 간판이 나온다.
괜히 설레발치며 이길 저길 오르락내리락할게 아니고 그냥 쭉 갔음 되는 것을...울창한 우붓을 걷는다.
길도 좁고 사람도 없어서.. 쫄보는 좀 무섭다.
겁에 질려갈 때쯤 여봐란듯 힙한 그림이 나온다.
그리고도 한참.. 아무것도 없는 길이 이어져 실은 조금 쫄았다어쨋든 이 길을 가면 가게도 있다니까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맞으렷다!!
좁디좁은 길을 쭉 가다 보면 양옆이 트이면서 논이 나타난다!
우와!!!또 남의 나라 논 보고 감동 중
그니까... 우리나라에서 본 논이랑 같긴 한데 이런 열대기후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이 논뷰의 킥이라니까!!
올해 농사.. 아니다 여긴 다모작이니까 이번 농사 잘되게 해주싶사 비는 걸까?
물이 가득 찬 논에 이제 모내기를 한 곳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무르익어 조금 있음 추수를 해야 할 것 같은 논도 있다. 그럴듯하게 쓰고 있지만 난, 실은 보리와 벼도 구분 못하는 도시 모지리
유명한 스윗오렌지 와룽을 지나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길도 지난다.
어쩜 모든 것이 이리 예쁠까!!
마을 행사 중인듯한 장소를 지나 또 길을 잘못 들었다.
괜찮아. 난 시간이 많으니까.
한참을 걷다 지도를 보니 잘못 가고 있더라. 다시 돌아간다.원래 흙길이었을 곳에 보도를 깔면서 그곳에 각각의 문구를 새겼다.
여기 깔린 것은 2015년 즈음의 돌들이고 먼저 지나온 흙길은 조만간 공사를 할 예정인지 블럭들이 쌓여있는데 모두 2023년 2024년의 블럭들이더라.여기가 목적지.
뷰포인트.
진짜 예쁜데 진짜 뜨겁다.내가 길에 들어설 때는 사람이 없었는데 돌아갈 즈음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이 좁은 길, 논사이에 집들이 있는데 다 여행자 숙소였다.
짐들과 사람이 드나들 때는 바이크가 이동수단인 듯했다.
발리는 구석구석을 모두 여행자들에게 내어주고 있는 듯하다.돌아가서 와룽 컴파운드에서 점심이나 먹어야겠다며 신나게 걸었다.
걷다가 오렌지 와룽 바로 앞에 있는 에잇티를 발견.
이 길에서는 오렌지 와룽이 젤 유명한 것 같던데 난 한적한 이곳이 더 끌렸다.레몬 소르베를 시켜놓고 책을 읽었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도 싶었는데 실외의 후끈함 속에서 뜨거운 라테를 마실 용기가 차마 안나더라.논뷰.
생각해 보니 나 등산하다가 논뷰카페 많이 가봤는데 ㅋㅋㅋ
발리 논 뷰 카페는 새롭네.
태양 아래로 나가면 뜨겁지만 그늘에 있으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시원하고 쾌적했다.
최적의 독서장소!!예쁜 카페!
레몬 소르베도 엄청 맛있었다.
완죤 레몬레몬 그 자체!!
두어 시간 정도를 느긋하게 보냈다.
그리고 NUSA 테라피에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 오늘 마사지 가능한가를 물으니 "혼자라면" 2시에 가능하다고 해서 자리를 정리하고 우붓으로 돌아갔다아..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진짜 잘 쉰 시간이었다.
차와 바이크 사람으로 번잡한 길을 벗어나 조금만 들어오면 이런 논과 푸르름이 펼쳐진다니!
흡사 비밀의 화원에 다녀온 느낌이다.누사테라피 마사지는 구글 리뷰대로 정말 최고였다!!
스트롱을 외칠 필요 없는 딱 좋은 압!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정말 한 시간 꽉 채워 마사지해주심.
세상에서 가장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있다면 마사지받는 시간일 것이다.
굉장한 만족감으로 내일 마시지도 예약하고 길을 나섰다
3시!
이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 가서 샤워를 할 것이다.
와룽컴파운드를 가려다가 미고랭 맛집을 검색해 보니 나오는 와룽 개러지로 방향을 선회했다.미고랭과 패션 푸릇 주스. 두 개 합쳐 43k.
미고랭은 대충 어디 가서 먹어도 맛있는 것 같다.
식사를 하고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어제는 집에 들르면 지는 느낌이었는데.. 집에 오니 이리 쾌적하다.
그 사이 인사발령이 났다.
또 승진을 했다
3년째 승진 ㅎ
사연 많은 승진이라 딱히 기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니까 풍악을 울리기로 했다오늘 우붓 석양... 와!!
와인바에 가려다가 먼저 들어간 엄마와 동생이 발리에서 사간 마타하리 땅콩이 맛있다고 무려 8개나 더 사 오라는 지령을 내렸다.내일 가기엔 좀 번잡할 것 같아 와인바 들르기 전에 코코마트에 가서 땅콩을 왕창 샀다.
그리고 점찍어둔 와인바 벨!
La vie est belle와인 한잔과 치즈보드를 시킨다
발리 치고는 엄청난 가격
하우스와인은 한국보다 살짝 비싸다.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이고
별 감흥은 없지만 승진을 했으니까 탕진잼이다.
지옥 같았던 올 한 해가 드디어 갔다.
국방부 시계도 우야든둥 간다더니 회사 시계도 갔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고 이러다 죽는 걸까 싶기도 했고 원망과 악으로 가득 차기도 했고 결국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돌리며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했다.
그런 일 년이 드디어 끝났다.
그 끝을 발리에서 축하할 수 있어 기쁘다.
장하다.
잘 버텼다.
잘 이겨냈다.
잘 지나왔다.
오늘은 특히나 더 쓰담쓰담.
화려한 석양으로 오늘 하루를 올 한 해를 마감하자.300x250'내가 있던 그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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