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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자도 여행] 그래도 제법이었어
    내가 있던 그곳 2025. 9. 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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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람도 없이 푹잤다.
    마지막이 되자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러닝 따위🤣🤣🤣🤣🤣🤣🤣

    오늘은 날이 흐린 것이 확실했기에 일출 보러 가는 일정도 없었다.
    아침식사 시간에 일어나 밥을 먹었다.

    추자도산 굴비와 감자볶음이 너무 짰다.
    아침은 대충 먹는 둥 마는 둥.
    내가 들은 후포 고여사 민박은 정말 밥이 놀랍도록 맛있으며 양도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내내 음식이 부족했으며 맛이 없어 남기는 음식도 많았다(맛이없어 안먹었기에 음식이 부족했을수도 있고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끼니도 있었다)
    내 입맛만 이상한가 했는데 남는 음식이 많은 걸 보면 다들 젓가락이 안 가는 듯했다.

    오전 일정은 봉굴레산 산책.

    85m 높이의 얕고 귀여운 산이었으나 우리 일행 중에 산을 타지 않는 사람들이 꽤 많았어서 오르막이 나올 때마다 곡소리가 났다.  

    봉골레산 정벅!!!

    덥고 습했다.
    오늘 예보상의 습도가 100%였다.
    이게 가능한 날씨냐며 🫠🫠

    낮고 귀여운 봉골레산 정상에는 아기자기한 돌탑도 있고 정자도 있고 신기한 야자나무도 있었다.

    몇 분 걷지도 않았는데 다들 땀에 흠뻑 젖었다.

    그리고 최영장군 사당에 도착했을 즈음엔 습도 100%를 이기지 못한 공기가 물방울을 토해내는 듯 비도 살짝 흩뿌렸다.
    너무 뜨겁고 축축한 날씨에 오늘의 산책코스가 단축되었다.

    깜찍한 후포초등학교를 지나

    올레 18-1코스를 스치듯 걸어보고 오늘의 산책은 이만 접기로 한 우리!

    제주도 추자면이라는 추자도에는 제주의 흔적이 가득!

    추자도여행자센터는 모든 이들에게 문이 활짝 열려있어서 우리 일행이 다 들어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굿즈 구경을 했다. 요즘 우리나라 굿즈들은 다 엄청 예쁘더라
    몇몇은 쇼핑을 하며 시끌벅적한 시간을 보냈다.

    보기만 해도 어깨춤이 절로날 것 같은 흥겨운 추자도. 춤추자도! 둠칫둠칫.

    걸어보고 싶은 좁은 골목길.

    추자도 굴비가 줄줄이 엮인 길안내.

    길마다 가득한 눈길을 끄는 타일공예와 벽화.
    추자도를 샅샅이 걸어보고 싶었으나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 더웠다. 인간적으로는 걸을 수 없는 비인간적인 날씨였다.

    짧은 산책을 마치고 후포 고여사 민박으로 돌아왔다.
    원하는 사람만 돈대산 정상에 올라가자는 공지가 올라와서, 기왕 땀에 흠뻑 젖은 거 돈대산까지 다녀와 샤워를 하자 싶어 소수의 인원과 길을 나섰다.

    한번 나갔다 오면 무조건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날씨였다.
    러닝을 한다고 운동복을 챙겨 오지 않았더라면 옷이 부족해 땀내를 폴폴 풍기며 다녀야 했을 상황.
    러닝은 안 했지만 러닝 한다고 설레발치며 운동복을 챙기길 잘했던 여정이었다.

    돈대산 해맞이길의 좁고 구불구불한 오르막을 차로 올라 송전탑 근처에 주차를 한 뒤 십여분 정도만 걸어 올라가면 된다고 했지만... 9명을 태운 봉고차는 무겁게 짓눌려 오르막을 진입하려 하자 차 바닥이 긁히는 소리를 내며 괴로워했다.
    게다가 진입로 바로 옆 까페 방문자인듯한 차량이 길을 막고 있어 여러 방향으로 시도를 해볼 수조차 없었다.

    우리 등산모임이잖아! 걸어서 가자!! 본분을 잊었네!!

    유쾌하게 웃으며 하차했다.
    그리고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다들 웃음을 멈췄다.

    잔인한 날씨에 잠시 쉬고 싶었지만 정말 흠뻑, 홀딱 젖은 몸 덕분에 쉬지 않고 올라갈 수 있었다.
    이게 뭔 개소리야 싶지만 그냥 그랬다.
    어차피 다 젖었어, 어차피 힘들어, 쉬어서 뭐 해, 그냥 가는 거지.
    의 심정이었달까.

    정상의 정자에 오르니 놀라운 바람이 불어왔다.
    이 바람은 어디서 온 거야??
    다들 시원한 바람에 정자 바닥에 앉거나 누워버렸다.

    각자 챙겨 온 음료를 마시며 행복을 만끽했다.
    바람이 어찌나 상쾌하고 좋던지 고여사민박 말고 정자에서 숙박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블랙야크 섬 앤 산 인증지인 돈대산 정상.
    오랜만에 블랙야크 앱을 켜고 인증하나를 추가해 본다.
    정자만 벗어나면 찌는듯한 무더위에 사진만 찍고 부랴부랴 다시 정자로 올라갔다.
    정자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보이지 않는 천국의 문이라도 있는 듯, 시원한 가을로 계절이 바뀌어 버리는 매직!!

    하산은 쾌속질주.
    이렇게 짧은 산행이었는데 힘들어했었네.
    날씨가 사람 잡네 잡아!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 "굴비광장"에 잠시 차를 세우고 굴비찡과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또 추자도 올일 있으면 이곳도 꼭 걸어보고야 말 테닷!!

    사람 진을 빼놓는 무더위 때문에 계획된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했고 수도 없이 바뀌는 일정에 진정한 P의 여행을 하게 됐지만 이 정도면 최선을 다해 추자도의 이곳저곳을 둘러본 것 같았다. 애썼다🤣🤣

    숙소로 돌아와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마지막 남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휴우.. 이제 일정이 정말 끝나가나 보다.

    마지막 식사였던 점심식사로 나온 닭볶음탕에 고기가 몇 조각 없었고 8명에게 배정된 제육볶음 한 접시는 턱없이 부족했다.
    솔직히 일정 내내 너무 실망스러웠던 후포 고여사민박의 식사.

    우리는 돈대산을 갔었고 나머지 일행들도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했기에 점심식사 후 남은 시간 역시 자유롭게 남았다.
    나는 M언니와 까페에 가기로 했다.
    카페인 충전이 필요해.
    임슨생에게도 권해보았지만 더우니 숙소에 있겠다고 해서 언니와 나, 둘만 길을 나섰다.

    일요일이라 문 닫은 까페가 몇 있었고, 덥고 뜨거워 오래 걷기도 힘들어 제일 가까운 까페에 들어갔다.
    커피맛은 그냥 그렇고 가격은 이게 뭐야? 싶었던 곳 ㅎㅎㅎㅎ
    그렇지만 우리가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었으니 그것으로 만족.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고여사민박의 식사에 대한 내 소감을 이야기하자 언니가 고여사 님이 요리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이번에 추자도 3번째이고 올 때마다 고여사민박에 묶었던 언니의 확신!
    고여사님이 아파서 일을 도와주는 이모님이 늘 함께 계셨는데 이번 식사는 다 그분이 하신 맛이라고 했다
    고여사님 밥은 정말 눈이 번쩍뜨일정도로 맛있고 그 어디서도 찾기 힘든 찐 맛집이 확실하다고. 그리고 음식의 양 역시 늘 푸짐하게 주시곤 했단다.


    진실을 마주하자 나의 첫 추자도이자 고여사민박 체험이 어쩐지 아쉬웠다.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하필 고여사 님이 아픈 시기에 오게 되었다니ㅠㅠ 아쉽다 ㅠㅠ
    또 한편으로는 고여사민박에 오는 사람들이 다 고여사님 식사를 기대하며 오는 것일 텐데, 미리 언질이라도 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추자도 후포 고여사민박 가실 분들은 한번 확인해 보고 가시길. 어려운 길 나서는 거인데 두루두루 다 만족하는 게 좋잖아요!!



    M 언니와 둘이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마냥 순하고 유할 것 같은 M언니가 날카롭게 비판적인 시각도 있음에 깜짝 놀랐고, 다시 생각해 보니 내 의견이 아니라 언니의 시선이 맞았음에 감탄했다.
    조용하지만 정확하게 지켜보고 있었던 언니의 눈.

    인원이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몇 무리로 나뉠 수밖에 없었고 여행 시작 전에도 이미 보이지 않는 선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여행을 취소할까 말까를 너무 오래 고민했다고 하자 언니 역시 그랬지만 아무 무리에도 끼어있지 않은 나와 J언니가 있어서 용기 내어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늘 여기 차이고 저기 차여 방황하는 조약돌 같은 내가 누군가에게는 묵묵한 닻처럼 의지할 수 있었다니 그 또한 의외였고 다른사람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에 마음의 바람이 잔잔해졌다.

    한참을 약한 소리를 늘어놓고 언니의 쓰담쓰담을 받자니 기분이 좋아졌지만 이게 또 웬 민폐인가 싶어 언니의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다.

    추자도 여행 중 가장 따스하고 마음에 드는 시간이었다.

    4시 20분에 고여사민박을 나와 여객터미널에 왔다.
    집에 간다!!!
    추자도, 또 올 수 있을까?
    혹시나 또 마음이 동하고 기회가 생긴다면 봄이나 가을에 와서 올레길과 추자도 곳곳을 두 발로 걷고 달려봐야지!

    진도에 도착하니 진돗개가 반갑다.
    마음이 썩 편하지는 않았지만 원래 사람이 많으면 다 그런 법이다. 그래도 순간순간 위로를 받았고 나 역시 마음을 건넸으며 마음에 큰 구멍이 났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흉터만 남기도 했다.

    여행을 한 것이 아니고 성장통을 겪은 것 같기도 했다.
    성장통인지 후퇴통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통증이 동반된 것은 확실하다.

    다시 오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추자도인데 어쩐지 다시 가게 될 것 같다.
    그냥 느낌이 그래!

    그렇다면 그때는 조금 더 유연하게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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