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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병Jinnia_C의 깨알같은 하루하루 2025. 9. 20. 13:00반응형
화요일 체육관에서 내가 좋아하는 덜덜이를 하다가 화상을 입었다.

돌돌이 덜덜이
아파 죽겠는 통증을 즐기며 여느 날과 같이 신나게 돌돌이 위에서 느긋하게(는 아니고 잔뜩 참으며) 있었다.
늘 느껴지는 통증이었다.
종아리의 뭉친 근육이 다 사라질 것 같은 느낌과 통증.
그런데 말입니다.
혐짤, 쏴리! 결과는 저온화상.
5일이 지나 좀 상태가 나아진 게 저 정도...
첫날밤은 진물이 듀오덤을 넘어 흘러... 이불이 빨갛게 물들었다.
둘째 날도 여전히 듀오덤 안쪽에 진물이 넘실넘실, 샤워하며 떼어내자 폭발하듯 넘쳐흐른다.
셋째 날, 날씨 좋다며 신이 나 10km를 달렸는데.. 세상에나 마상에나... 또다시 핏불 진물이 듀오덤을 넘어 흘렀고, 양말과 새 신이 시뻘게졌다.
집으로 돌아와 양말과 신발을 빨아야 했다 ㅎㅎㅎㅎ
첫날밤 집에서 대충 처치를 하고 다음날 의무실에 가자 간호사님이 난리가 났다.
이 정도인데 아픈 걸 몰랐냐고! 어떻게 이렇게 될 때까지 마사지기에 다리를 얹어두고 있었냐고.
안 아팠어요 ㅠㅠ 아팠음 내려놨죠 ㅠㅠ
듀오덤과 소독약, 거즈를 잔뜩 챙겨주셨다.
얼마나 한 번씩 갈아야 하냐는 나의 물음에 많이 줄 테니 자주자주 갈아주라는 말과 함께.
그리하여 호사스럽게 상처 하나에 커다란 듀오덤 하나씩 붙이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대체 이렇게 될 때까지 왜 몰랐을까 의아했는데 친구가 알려줬다.
- 다리에 감각 없잖아!!!!! 대체 왜 그랬어!!!!
그제야 깨달았다.
맞다.
나는 왼쪽 다리 감각이 무디다.
허릿병 후유증이다.
그래서 추운 날 추위도 덜 느끼고, 지하철에서 남의 살 닿는 것 질색하는 내게 감각이 둔한 다리는 그 시간을 견디게 해주는 나름 특효약이었다.
그래서 감각이 둔한 다리가 딱히 불편하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는데 늘 내 다리를 안쓰럽게 여기던 친구는 난리가 났다.
앞으로 마사지기 절대 사용하지 말라며 만날 때마다 긴치마를 걷어 화상 입은 종아리의 상태를 살핀다.
어젯밤 영남알프스로 떠나려 했는데 비소식이 있어 출발이 오늘 아침으로 미뤄졌다. 토요일 오후에는 비가 안 온다며.
신나서 가자 가자 했는데 늦은 밤 윈디를 보니 하루 종일 비예보이다. 비에 젖은 종아리가 어찌 될지 몰라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산행은 취소했다.
그러고 나서 기가 막히게 몸이 깔아지고 늘어졌다.
어지럽고 열감이 느껴졌다.
종아리 때문에 잔뜩 꺼내놓은 약상자에서 부랴부랴 약을 찾았다.
약이 많기도 하네.
자주 아프고 크게 아픈 일이 많은 내게 늘 여유롭게 약을 챙겨주시는 간호사님.
와.. 나 진짜 약골인데 철인처럼 살고 있었네
집 온도는 26도인데 너무 추워서 두꺼운 바지와 티를 꺼내 입고도 덜덜 떨다가 잠이 들었다.
애드빌 하나로는 밤새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던 몸뚱이가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눈물을 줄줄 흘리며 간단히 요기를 하고 두 알을 챙겨 먹자 조금씩 나아졌다.
오늘 저녁도 시원할 것이 분명하여 10km를 달리러 가야지 생각했는데, 쉬어야겠다.
꺅! 운동 안 해도 된다!
합법적으로(?) 쉬어도 된다!
운동강박 닝겐의 합법적으로 행복하고 이성적으로 만족스러운 "아무것도 하지 말고 하루 종일 늘어져 있어"도 되는 하루.
그나저나 등산 따라나섰으면 머나먼 경상도에서 끙끙 앓으며 서러웠겠다.
병으로 쉬니 매우 됴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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