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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여행 3일차] 양가적 감정으로 태국을 마주하다
    내가 있던 그곳 2025. 10. 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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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보다 이른 시각에 일어났다.
    동생은 역시나 더 이른 시각이 눈을 떴다는데 내 핸드폰의 알람이 7시에 울릴 때까지 나를 깨우지 않더라.
    배려인가....

    눈을 뜨고 느릿느릿 준비를 했다.
    동생은 계속 나갈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더니만 결국은 뛸 준비를 해왔으니 한 번은 뛰어야 하지 않겠냐며 따라나섰다.

    어제 한번 가봤다고 길이 익숙하다.
    주택가 골목길에서부터 달려 공원으로 들어갔다.
    미리 달리기 시작해야 호수 두 바퀴를 돌았을 때 딱 5km가 만들어질 것이다.

    푸르른 공원.
    오늘도 개🐶맑음!
    우기 어디가쪄!!
    어제보다 한 시간 빨리 나왔더니 역시나 사람이 참 많았다.
    사람이 많으니 러닝트랙과 워킹트랙이 잘 지켜지지 않더라 ㅎㅎㅎㅎ
    어제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무언가 규칙을 잘 지키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고 오늘은 사람이 많다 보니 구분 따위 어딨어. 방향도 지키지 않고 제멋대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달리기 하는 마음도 어쩐지 좀 편안했다 ㅎㅎ

    니 속도에 맞춰 줄 테니 함께 달리자고 했다.
    7분 페이스로 3km를 함께 달렸다.
    동생은 첫날이니 3km만 달리겠다고 했다.
    동생과 함께 3km를 zone2로 기분 좋게 달리고 나머지 2km는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쪼오끔 속도를 올려 630 페이스로 달렸다.

    그랬더니 심장이 튀어나오려고 하더라.

    기분 좋게 달리기를 마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요즘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하는 것 중 하나가 러닝이라더니 드디어 동생도 러너가 된 것이다.
    역사적인 함런을 방콕에서 함께했다.

    기념사진!!

    또 기념사진.

    화상이 거의 나아가는 중인 내 양쪽 종아리도 방콕런의 기념사진에 담긴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오늘도 덥겠다.
    하늘이 보여주는 오늘의 일기예보.

    돌아가는 길, 석류주스 세 개를 샀다!!
    드디어 석류주스!!

    그리고 남은 돈으로 바나나 두 개를 샀다.
    원래 더사고 싶었지만 가지고 나온 돈이 200밧 밖에 없어서 200밧 탈탈 털어 석류주스 세 개와 바나나를 산 것.
    돌아오는 길, 이렇게 운동하고 잠시 낮잠 자고 쉬고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을 시작한다면 백수가 되어도 심심할 일 없겠다고 동생이 말했다.
    우리 둘의 공통의 꿈은 백수, 한량, 무직자!

    오늘 아침은 어제보다 풍성하다.
    메이지 단백질음료에 석류주스 바나나까지 야무지게 챙겨 먹고 다들 숙소에서 쉬었다. 오늘은 엄마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최대한 덜 움직이는 쪽으로 일정을 짰더니, 딱 한량의 하루가 되었다.

    카오산로드로 그랩을 타고 이동했다.

    동생은 세 번째 카오산 로드.
    나는 두 번째인데... 12년 전이라 기억에 전혀 남아있지 않은 카오산.
    하지만 동생은 처음 홀로 떠났던 해외여행이 태국이었고 그때 카오산에서 숙박을 했었기 때문인지 기억나는 것이 꽤 많은 듯했다.

    한국인에게 친절한 나이쏘이. 오죽하면 간판까지 한글이야.
    엄청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분점을 낸다는데 그곳에 한국인 지분이 꽤 들어갔을 것이다.

    느끼하지 않고 시원한 국물, 야들야들 끝판왕 소갈비, 쫀득 탱글 면발, 통통한 모닝글로리와 숙주!
    좋아요 열개를 연타로 눌러주고 싶다.
    받아 들 때는 이렇게 작은 걸 먹는다고???????
    싶었으나 먹다 보니 매우 배불렀던 작은 사이즈의 갈비국수!
    한 그릇에 100밧이 매우 저렴하게 느껴지는 요즘 태국 물가.

    바람이 불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날씨였는데 바람이 없고 그늘이 없는 곳에서는 살을 익혀버릴 듯한 뜨겁고 따가운 태양빛이 무지막지하게 쏟아졌다.
    와우!!!
    그래도 우리가 태국 온 중에 올해가 날씨가 가장 좋다고 신나서 돌아다녔다.
    정말 정말 더웠던 기억만 나는 태국.
    올해는 꽤나 시원한 편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국의 여름이 미칠 듯이 더워서 웬만한 더위는 그저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번 태국여행의 더위는 힘겹지 않았다.

    카오산 골목골목을 걸었다.
    밤의 거리라 그런지 낮은 한가했고 사람도 없었다.
    길거리에서 팟타이나 쏨땀등을 파는 노점의 가격을 보니 세월이 느껴졌다.
    12년 전, 엄마 아빠를 한식당에 모셔다 드리고 동생과 나는 길거리 노점에서 음식을 사 먹었는데 그때 가격이 대부분 30밧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60밧이다.
    정말 물가가 딱 두 배 오른 것 같다.
    하긴... 우리나라도 12년 전 물가는 지금의 절반이겠지.

    한낮의 카오산은 동네 전체가 낮잠을 자는 느낌. 그나마 나와있는 사람들은 모두 식당이나 카페에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태양을 피해 카페로 들어갔다.

    실은 낮술을 하러 들어갔는데 하필 우리가 주문한 하우스 와인 carape가 품절이라지 않은가!
    어쩔 수 없이 건전하게 커피 타임+달달이 추가.

    한참을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왓아룬 뷰포인트를 가려고 했는데 너무 뜨거웠고 그곳에 갔다가 저녁식사를 하거나 마사지를 받으러 이동해야 하는 동선이 썩 좋지 않았다.

    12년 전에 왕궁도 사원도 모두 둘러봤던지라 딱히 흥미가 없던 우리.  하긴... 12년 전에도 엄마는 모든 것에 흐응... 하는 반응이긴 했다.

    그래서 우리는 마사지를 하러 가기로 했다.
    찐 동남아 여행자다!
    구글맵에서 평점 좋은 마사지샵을 검색했다.
    평소 한국인들 바글바글 한 곳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닌데 마사지만은 믿고 가는 편이다. 마사지의 압이 중요한 한국인의 평점은 소중한 정보!

    카톡으로 예약을 하고 남는시간 카오산 쥬얼리 골목을 발견했다.
    쇼핑신을 접신한 동생은 신나게 악세사리를 사들였고 나는 신중을기해 돌고래 귀걸이를 샀다. 은돌고래라니!!! 맘에 쏙들잖아! 180밧에 돌고래 두마리 입양!

    시간에 맞춰 예약해둔 반타이 마사지샵을 찾아갔다.

    한국인들의 극찬 일색인 반타이 마사지.
    잔뜩 기대를 하고 갔다.

    한글로 쓰여진 메모가 가득하고 아주 가끔 영어나 프랑스어가 보인다. ㅎㅎㅎㅎ
    마사지를 하기 전 강도를 물어봐서 우리는 가장 센 것을 요청했다.
    엄마는 전신 타이마사지, 나와 동생은 발+등 마사지.

    강한 마사지를 요청하면 체중을 실어 발로 밟아준다. 하지만 그 외 손으로 하는 것은 정말... 형편없었다.
    난.. 고양이가 된 줄 알았잖아.
    아니다. 마사지사도 고양이다. 우리 둘 다 고양이었다.
    고양이가 꾹꾹이 하듯 마사지해주는 마사지사, 내가 고양이라도 되는 듯 참 쓰담쓰담만 하는 마사지.

    발로 밟을 때 역시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밟았다. 꾹꾹 무게를 실어 누르면 어디라도 좋다는 듯...
    이틀 전 니코마사지에서 딱 해야 하는 포인트에 딱 좋은 압을 실어 해준 마사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ㅠㅠ

    그나마 등은 체중을 실은 마사지라 그럭저럭이었지 발마사지는... 내 발을 쓰담쓰담 문질문질... 아니.. 저기요.. 이건 아니잖아요 ㅠㅠ
    악력이 고양이 같았던 마사지사님....

    마사지샵 선택할 때 한국인의 평가가 틀린 적이 없었는데 이곳은 어쩐지 실력보다는 한국어를 잘하는 사장님과 한국향 소품들, 한국어로 도배가 된 칭찬 일색의 메모 등 감정에 호소하는 듯한 F 같은 마사지 샵이었다. 쌉T에게는 불호!!!

    마사지받고 팁을 안 주기는 처음이다.
    내가 팁을 주고 싶지 않을 만큼 형편없었다고 하자 엄마와 동생도 별로긴 했지만 그래도 팁은 주자고 했다. 하지만 타이밍이 안 맞아 나올 때까지 그들과 마주칠 수 없어서 어쩌다 보니 그냥 나오게 됐다.

    마사지받았으니 다음 일정은 저녁식사.
    동생이 한국에서부터 벼르던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메타 왈라이 쏜댕(Methavalai Sorndaeng)

    메타왈라이레지던스와 함께 있는 레스토랑인데 레지던스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임시로 다른 건물에서 운영 중이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려다가 어쩐지 예약이 널널한 느낌이고 저녁 8시부터 예약이 가능해 그냥 되는 시간에 가보기로 했다.
    그리고 6시 40분경 대기 없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판도 미슐랭부심

    고오급지고 클래식한 실내 인테리어

    식사 내내 이어지던 라이브 공연.
    조용한 태국 가요가 계속되었다.
    개인적으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있는데 이런 음악만 연주하다니 ㅠㅠ 너무 아쉬웠다 ㅎㅎㅎ
    클래식 한곡이라도! 재즈 한곡이라도!!!
    태국음악에 무지한 나에게는 어쩐지 재능낭비의 현장 같았던 메타왈라이쏜댕의 뮤직박스.

    메타왈라이쏜댕이 파인애플볶음밥 맛집이라며 동생이 선택한 메뉴.
    이보시오 동생냥반. 파인애플 볶음밥의 단짠단짠은 어디 가서 먹어도 맛있는 거 아니오!
    싶었지만 간이 세지 않고 많이 달지 않아 꽤 맛이 좋았다.
    원래 맛있는 애가 미슐랭 옷을 입고 품격을 더했달까.

    얌운센과 뿌팟뽕커리 그리고 애피타이저로 시킨 쌀면을 튀겨 스윗사워소스에 버무렸다는 메뉴. 얌운센과 뿌팟퐁커리는 달지 않았다. 한국에서 태국음식을 먹으면 너무 달기만 한데 달지 않은 감칠맛이 참 좋았다.
    그리고 애피타이저 메뉴에 있는 쌀면튀김은 안주로 딱이었다. 잔멸치를 볶은듯한 식감과 비슷한 느낌이기도 했는데 맥주안주로 찰떡 같이 어울리는 맛이었다.

    술이 술술 잘도 들어갔지.
    미슐랭 원스타 레스토랑 3인, 메뉴 4개 주문, 와인 한잔, 맥주 한 병. 스프라이트 한잔해서 총 2100밧 정도가 나왔다.
    태국레스토랑의 서비스차지 10%와 VAT는 영수증을 받을 때마다 흠칫하게 된다.

    미슐랭 맛집까지 다녀오자 드디어 음식에 대한 열의가 사라졌다. 그리고 생각 없이 돈을 쓰다가 대충 계산해 보니 3일 동안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예산보다 꽤 많이 써버렸다.
    태국의 물가는 발리의 두 배이고, 한국과 거의 비슷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나이가 들고 소득이 늘어 다행이지, 12년 전 파인애플 볶음밥의 파인애플을 긁어먹던 🤣🤣🤣 빠듯한 시절에 왔다면 완전 쫄!! 쫄쫄 모드로 여행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저렴한 맛에 동남아 여행한다는 것이 옛말이 된 것 같기도 하면서도, 그사이 우리가 눈이 높아져서 저렴한 곳은 가지 않고 돈을 쓰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이 보장된 곳을 찾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날씨도 물가도 양가적인 감정이 가득한 태국을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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