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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트레킹] 리장 고성에서 2025의 마지막 날을.내가 있던 그곳 2026. 1. 3. 20:41반응형
차마고도 트레킹 여행 4일 차. 2025. 12. 31.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이불 밖으로 내놓은 얼굴은 추웠고 전기장판이 깔린 침대는 더웠다.
잠시 졸았다가 깨다가를 반복.
6시 반에 모여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했으니 5시 조금 넘어 그냥 일어나기로 한다.
6시 반이 되어도 중도객잔의 식당에 불이 켜지지 않는다.
룸메이트 영알이 언니와 검색해 보니 7시는 되어야 문을 연다도 한다.
30분 늦춰서 7시에 만나기로 한다.
이미 준비를 다 했으니 중도객잔 2층 테라스로 가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과 함께 야경을 즐기려는데.... 엄청 춥다.
덜덜덜덜덜덜~~~~~

잠시만 보아도 예쁘고 스치듯 보아도 예뻤던 중도객잔의 밤풍경, 아니 새벽풍경.

식당의 직원들이 나오길 기다리며 구경하다가 맘에 드는 자석을 발견했다.
이번에도 역시 쇼핑을 거의 하지 않았으니 사자!!!
오늘 아침은 흰쌀죽.
반찬으로 나온 짜사이와 함께 먹었더니 엄청 맛있다.
여기에 개인의 취향에 맞게 달걀프라이나 삶은 달걀을 추가했다.
죽이 4위안, 달걀이 4위안.
5명의 아침식사 40위안.
속이 따뜻해지는 흰쌀죽 덕분에 추운 새벽을 걸을 용기가 생겼다.
점점 사위가 밝아져 온다.
멋지다.
중도객잔의 많은 투숙객 중 우리처럼 일찍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중도객잔 안녕.
또 오고 싶다~~~!
오늘의 일정은 장선생 객잔까지 내려가서 중호도협 트레킹을 추가로 하는 것이다.
아침의 말간 기운을 받아 이슬이 아롱아롱 맺힌 듯 보이는 옥룡설산.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고 있고
떠오르는 태양의 반영으로 반대편 산 꼭대기가 오렌지빛으로 빛났다.
우와!!!!!!
걸어가다 뜬금없이 나타난 화살표.
노르웨이 트롤퉁가의 극한축소판에서 찍은 것 같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돈 받고 사진 찍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은데(봉이 김선달 같은 장사는 어제 28 밴드 끝나는 곳에도 있었다. 10위안을 내면 전망대 같은 곳까지 내려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른 아침이라 김선달 사장님이 안 계신다.
올라가자!
찍자!!
생각보다 오르는 길이 짧지만 가파르다.
그리고.. 되게 안 무서워 보이는데 되게 무섭다.
돈도 안 냈으니까 찍지 말까 하다가 돈을 안 냈으니까 찍기로 한다.
움찔움찔 엉덩이 걸음으로 돌 위에 올랐으나 손으로는 육지를(?) 꼭 부여잡아야 했던 쫄보.
와르르 쏟아지는 폭포. 멀리서 물줄기처럼 보이던 폭포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웅장해진다.

둘째 날의 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수월하다.
풍경을 더욱 느긋하게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매우 좁아 보이는 차마고도의 길을 내가 걷고 있다니.. 뒤돌아보니 눈에 들어오는 우리가 걸어온 길이 낭떠러지 절벽길처럼 아슬아슬해 보인다.

지나가는 길에 있는 야외카페.
고양이가 먹는 물통이 말구유 같이 생겼다.
길은 하나지만 이정표가 거의 없어 이 길이 맞나 얼마나 남았나 궁금할 때 즈음 우리의 목적지인 장선상님 객잔의 이정표가 나타난다. 거리 표시는 안돼 있지만 저 아래쪽에 마을이 보이니 대충 거기쯤이겠거니 싶다.

하지만 우리는 중간에 길을 잘못 든다.
잘 닦여진 임도로 내려갔어야 하는데 작은 오솔길로 내려와 버리는 바람에 장선생 객잔에서 멀어져 버린 것이다.
길을 잘못 든 덕분에 만난 미모의 염소 한 마리.
길을 막고 빤히 쳐다보는데 엄청 귀엽다!!
너를 만났으니 길 잘못 들었어도 괜찮아.
원래 우리 일정은 장선생 객잔에서 밥을 먹고 짐을 맡긴 다음 중호도협 트레킹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중호도협 트레킹은 급경사를 후르륵 내려갔다가 그 급경사를 다시 올라오는 것이라고 한다.
리장-호도협 왕복 버스표를 예매해 놨었고 3시 즈음이 마지막 버스 시간이니 그것에 맞춰 움직이기로 했는데...
아뿔싸....
버스 예매한 위챗이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돌아가는 버스표 시간을 확정하는 작업을 못한 것이다.
중호도협 입구로 내려와 1차 트레킹을 끝나고 다시 들어가 보니 3시 표는 모두 사라지고 1시 후반대 표만 남아있었다.
에이.. 안 그래도 잠도 잘 못 자서 피곤한데 점심 먹고 고성으로 빨리 돌아가요!!
포기는 언제나 빨라야 하고 미련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
다들 쿨하게 중호도협 트레킹은 일정에서 삭제해 버린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는다.
쌀국수 국물이 정말 끝내주게 맛있는 집이었다.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칼국수 느낌(명동 교자 칼국수 맛이다!!)의 국물이 그립다면 이 집이다!
뒷문으로 나가면 경치도 좋다.
올망졸망 매달린 옥수수가 정겹다.
식당 근처에 빵차 정류소가 있었다.
번역기를 사용해 빵차 흥정을 한다.
버스 타는 곳까지 140위안.
우리는 호도협 표도 샀으니 호도협 관광포인트로 가서 관광객 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빵차기사 언니가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버스회사와 전화까지 해가며 우리를 데려가 준곳은 종점이 아난 버스의 중간기착지였다.
하호도협.
혹시나 어제 산표를 사용할 수 있나 물어보니 당연히 안된단다.
안될 줄 알았지만 아쉬운 마음에 물어본 것이다.
대기공간에서 쉬다가 버스를 탔다.
리장 고성으로 돌아간다니 기쁘다.
원래 고성 둘러보며 놀 시간이 얼마 없을 줄 알았는데 예기치 않게 스케줄이 변동되어 고성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고성에 돌아와 pure sunshine에 맡겨둔 짐을 찾고 2박을 묵을 호텔로 이동한다.
원래는 pure sunshine에서 연박을 할 생각이었는데 워낙에 인기가 많은 곳이다 보니 예약은 하루만 가능했다.
그래서 최대한 퓨어선샤인과 가까운 숙소를 잡았다.
Nanting Wind courtyard(丽江古城楠庭)



예쁘고 깔끔하고 현대적이고 따뜻하다.
이번에 중국 와서 처음으로 공기가 따뜻한 숙소에서 잠을 잤다.
pure sunshine이 워낙 전통의 강호이라 이 구역의 최강자 같은 느낌이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난팅 코트야드가 더 좋았다.
게다가 I들에게는 좀 부담스러운 선샤인의 극 E성향의 사장님 대신 조용한 알바생(?)이 지키는 코트야드가 더 우리 취향에 맞았다.
따뜻한 방에서 잘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훈훈하다.
첫날 찾아둔 슈퍼마켓으로 장을 보러 갔다.
옥룡설산 출발 전 먹을 아침거리를 사야 한다.
2400미터에 위치한 도시답게 봉지에 든 모든 것들이 빵빵하게 부풀어 있다.
우리 숙소가 원래 조식이 제공되는 곳인데 우리는 너무 일찍 움직이다 보니 조식을 먹을 기회가 없었다.
아쉬워라..
저녁은 할머니 갈빗집에서 훠궈 같은 갈비탕, 갈비탕 같은 훠궈를 먹었다.
모르고 들어갔는데 기안 84가 태계일주에서 들렀던 곳이라고 한다.
2025년 마지막 밤.
고성은 흥겨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우리는 내일 4시 50분에 모여서 5시 반에는 옥룡설산으로 떠나기로 했으니 밤을 즐길 여유가 없다.

흥겨운 춤판이 벌어진 주점들.
아쉬운 대로 창밖에서 둠칫둠칫 따라 해본다.

밤새도록 작은 폭죽들을 터트리며 새해를 맞이하는 중국인들 덕에 대장언니는 잠을 설쳤고 나는 절대적인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잠을 거의 못 잤다.
그렇게 2025년 마지막 날을 리장 고성에서 낯설고 흥겹게 보냈다.300x250'내가 있던 그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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